고 최진실씨의 자살은 그야말로 사회적인 파장을 크게 일으켰습니다. 믿을 수가 없다며 고개를 흔들던 사람들을 여럿 볼 수 있었습니다. 죽음 이후 오히려 그 인기와 영향력이 얼마나 컸는지를 느끼게 할 만큼 많은 사람들이 고 최진실씨의 죽음에 놀라고 말았는데 저 역시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연예인을 거의 모르는 저조차 최진실씨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고 연예인 하면 최진실씨를 떠올렸을 정도니까요.
고 최진실씨의 죽음 이후 인터넷상의 악성댓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었고 악성댓글의 부작용이 얼마나 파괴적인지를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사이버모욕죄라는 것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있었고 사이버모욕죄는 최진실법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습니다. 사이버모욕죄를 만들려고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찬반 논쟁도 격렬하게 일어났습니다. 악성댓글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법안마련이 필요하다고 찬성하는 쪽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반대하는 쪽이 서로 논쟁을 벌이게 된 것입니다.
저는 사이버모욕죄에 대해 찬성합니다. 익명의 공간 속에서 책임지지도 못할 유언비어를 살포한다거나 상대방의 인격을 짓밟는 막말이나 욕설을 내뱉는 것은 그 자체로 범죄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런 행위에 대해 제대로 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기에 많은 이들이 범죄행위를 저지르면서도 담대한 것이고 악성댓글로 인한 피해는 점점 커져만 가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어린 학생들까지 가세하여 악성 댓글을 올리면서 사회적 범죄해위에 가담하는 상황입니다.
사이버모욕죄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그것을 반대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사이버모욕죄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조심만 생각해보면 납득할 수 없는 핑계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의사표시를 자유롭게 하되 처벌받을 만큼의 욕설이나 비방, 상대방을 모욕하는 언사를 삼가면 되는 것이 아니겠는지요? 어쩌면 사이버모욕죄를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가 정상적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아니라 마음껏 막말을 발설하고 싶은 욕구를 제재당할 것에 대한 염려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사이버모욕죄를 만들어도 악성댓글들의 범죄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반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와 같이 주장하는 것은 절도죄나 살인죄에 대한 처벌이 법률조항에 있어도 절도죄나 살인죄가 사라지지 않는다며 그와 같은 항목을 만들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과 차이가 없습니다. 설혹 사라지지 않는다 해도 억제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법안이 아니겠는지요?
인터넷을 통제하려는 집권층의 의도라며 공격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정부 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이 강한데 그것을 막기 위해 사이버모욕죄를 만들고 비판을 제한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비판 자체가 막아지는 것이 아니라 다만 상대를 모욕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잘못된 여론을 형성하려 할 때 그것을 처벌하는 것입니다. 욕설이나 막말, 인신공격의 내용을 담지 않으면 비판이 불가능하기라도 하단 말인지요?
지금 우리나라의 인터넷 수준은 자발적인 의지로 정화시키기엔 너무 막 나간 상황입니다. 더 많은 이들이 피해를 입고 자살이라도 해야 엉뚱한 논리로 사이버모욕죄를 반대한다고 하는 주장을 중단하겠는지요? 지금이 적기입니다. 고최진실씨의 죽음을 계기로 상당수의 국민들이 악성댓글의 해악에 대해 공감했을 때 법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입니다. 사이버모욕죄를 통해 난장판이 되어 있는 인터넷세상이 좀 더 질서를 회복하고 건전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되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안희환 칼럼] 사이버모욕죄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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