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근 목사 선교일기 2-3] 몇 년만에 비로소 웃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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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전등화 같았던 캄보디아 상황

				▲캄보디아 껌뽕톰 교회 어린이들.
▲캄보디아 껌뽕톰 교회 어린이들.

캄보디아의 상황이 풍전등화였다.

청원에 있던 어느 날 캄보디아에서 편지가 하나 날아왔다. 프놈펜의 젊고 유망한 B형제였다. 우리는 그야말로 그 형제를 매우 기대하며 양육하고 있었다. 그 형제만큼 추구력과 간절함이 돋보이는 형제가 없는 듯했다. 그런데 그가 편지 한 장을 보내 여러 말로 이제 자기는 나름대로 빛을 봤다고 하면서 특정한 교회로 돌아가야 하겠다고 했다. 나에게는 정말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물론 나를 배반하고 떠난 옛 동역자에게로 간다는 말이었다.

그는 여러가지 문제를 제기했지만 주로 건강과 물질적인 문제였다. 나는 매우 섭섭하고 마음이 아팠지만 하는 수가 없었다. 내가 그의 물질적인 필요를 충분하게 채워줄 길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세월의 사랑을 뒤로 하고, 나를 떠난 형제에게로 돌아간다는 것에 마음이 괴로웠다. 물론 나와 함께 캄보디아를 사역하던 형제가 돌아섰기에 생긴 일이었고, 그 형제는 힘을 다해 캄보디아의 상황을 뒤집기 위해 애쓰고 있는 판이었다. 그러니 자연 프놈펜에는 몇 사람이 남아있을지 의문이고, 10년여의 캄보디아 사역이 다 물거품이 될 상황에 있었다.

한 날은 갈팡질팡하던 캄보디아를 맡아 사역하는 형제에게 얼마나 전화로 소리를 지르며 전화를 했는지 후에도 그때를 생각하면 답답했던 마음을 금치 못한다. 오래 영어로 대화를 해보지 않았던 터이므로 쉬운 영어 단어조차 생각이 나지 않는 것도 있었지만 어떻게든 형제를 정신 차리게 해야 하므로 힘을 다해 설명하고 믿음에 거하도록 권하고 책망하며 가르쳤다. 그때 고맙게도 형제는 내 말을 받고 들어주었던 것이다. 주님께 감사드리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떠나갔지만 그런데도 대다수의 교회와 성도들을 주님이 보호하셨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캄보디아를 3년여 만에 방문했다. 프놈펜에서 몇몇 형제자매들을 만났을 때 그 밤을 잊을 수 없다. 그때 나는 불면증에 시달릴 때였고, 참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였다. 그 밤에 캄보디아 몇몇 형제 자매와 숙소에서 교제할 때 그들이 믿음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적지 않은 위로를 받았다. 그때 더듬더듬하는 그들의 교제를 들으며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그때 나는 사람이 맛보는 기쁨의 종류가 참으로 다양하다는 것과 참 기쁨은 상당히 깊은 내면에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돌아와서 아내에게 말했다. “몇 년 만에 비로소 웃어봤어요.” 그만큼 그들로부터 사랑의 공급을 받았다. 방문할 때마다 가난한 나라 사람들 마음이 너무나 깨끗하다는 것에 큰 인상을 받곤 한다. 그들은 계곡의 맑은 물처럼 신선하고 깨끗하고 무공해 같은 느낌이 들어 언제나 좋다. 어쨌든 그 때로부터 캄보디아의 교회들은 새롭게 세워져 가기 시작했다.

캄보디아의 동물원

동물원이랄 것도 없이 그냥 아프리카의 초원 같은 곳에 동물들을 풀어놓은 듯한 인상이다. 프놈펜에서 한 시간쯤 차를 타고 들어가다 보니 시골길이 길게 뻗어있었고, 그 길은 황토길인데 가뭄이 극심하고 더웁다보니 먼지가 많이 나는 길이었다. 그 길 양쪽에 한 10미터마다 소경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넓은 호박잎 같은 잎사귀를 하나씩 들고 뜨거운 햇빛을 가리면서 물을 도로에 퍼서 뿌리며 동냥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이 너무 불쌍해서 견딜 수 없었다. 도저히 양심상 차를 타고 그 물 뿌린 길을 지나갈 수 없었다. 나는 호주머니에서 캄보디아 돈을 바꾼 것을 꺼내 가지고 차에서 내려서 한 분씩 주면서 뛰어갔다. 그러나 인수가 너무 많다보니 다 드릴 수가 없었다. 돈을 더 바꿔오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그 돈이 그분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련만은, 이렇게 함은 최소한의 양심을 지켜보려는 부족한 동정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차 속에서 많은 말을 했는데, 할 수 있다면 우리 중에 누군가 캄보디아에 고아원이나 어린이 보호하는 시설을 운영하는 것을 논의했다. 정말 가난한 나라, 우리는 그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돌아가곤 하는 것이 항상 아쉽다.

한국에 들어와 훈련을 받았던 캄보디아 형제들의 편지와 간증

떡사라디 형제의 편지: 캄보디아 전체를 돌보는 인도자

▲유 목사가 인도하던 캄보디아 교회 집회 모습.저는 한국으로부터 오는 이메일을 읽을 때 매우 행복합니다. 유동근 목사님과 한국의 모든 성도님들께 안부를 전합니다.

우리는 4개 지역에서 새로운 교회를 시작했습니다. 껌뽕짬, 스떵뜨랭, 로아따나끼리, 그리고 끄라띠, 이렇게 4개 지역에서의 사역은 매우 성공적인데, 그것은 하나님을 우리의 인도자로 모시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가는 곳마다 병든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사람들에게 ‘좋은 소식’을 가져다 주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응답하고 계십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사역을 통해 예수님을 믿고 있습니다. 우리의 아버지이시고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감사와 영광을 돌려 드립니다. 쌕소판나 형제와 저는 현재 라오스 국경 근처에 있습니다. 우리를 위해서 기도해주십시오.

우리는 스떵뜨랭 지역을 가로질러 라오스로 가서 그곳에 있는 교회와 교제를 나눌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쌕소판나 형제와 저는 라오스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2007년 6월 5일에 라오스로 들어갈 것이며 6월 11일에 돌아올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보호하시기를 빕니다. 끝으로 저는 우리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공급해주시고, 사역에 대한 생각도 주신 목사님과 형제님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목사님은 저 자신과 캄보디아에 있는 교회들의 본이 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유목사님과 그분이 일한 모든 사역으로 인해서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되었습니다.

2007년 5월 23일
떡사라디와 캄보디아의 교회로부터

본초이 형제의 간증: 몽꼴보라이 지역의 인도자

나는 경찰관이었다. 그러나 그 직업을 내려놓았다. 예수님께서 나를 따르려거든 모든 것을 버리고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고 하셨다. 나는 그렇게 예수님을 따르고 있다. 먹을 것이 있으면 먹을 수 있어 감사하고 먹을 것이 없다면 없어도 감사하다.

몽꼴보라이 교회는 현재 세 군데의 모임이 있다. 한 군데는 어른 80명, 어린이들 40명, 또 다른 모임은 어른 30명, 어린이 20명, 세 번째 모임은 어른 15명, 그리고 어린이 10명이다. 지금 캄보디아 전체적으로는 1천명에 가까운 성도들이 있다.

그러나 처음 우리에게는 단지 10명이 있었을 뿐이었다. 4-5년 전 한 무리의 형제들이 우리를 떠났는데, 대부분의 성도들이 그들을 따라갔고 단지 10명만 우리에게 남아 있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나서 떡사라디 형제님은 프놈펜으로 떠났다. 내 믿음은 그때 매우 어린아이와 같았고, 떡사라디 형제님이 나를 버리고 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후 떡사라디 형제님이 전화를 해서 이렇게 말했다. “본초이 형제! 힘을 내 몽꼴보라이에서 형제들을 다시 일으키게.” 나는 정말 막막했다. 교회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에 그때 많이 울었다. 울면서 기도했다. 나는 그때 떡사라디 형제님이 매우 밝고 영광스러운 빛을 보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반면 나는 어두움에 갇혀 있었다.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할 때 주님이 내게 비전을 보여주셨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직접 알려주셨다.

그 이후 일어나서 나는 몽꼴보라이에서 성도들을 돌보며 교회를 섬겼다. 그리고 오늘 많은 형제 자매들이 우리 가운데서 일어났다. 나는 이러한 모든 일이 내가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하신 것이다. 그리고 한국의 성도님들이 자원하여 헌금하고 기도해주셨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섬기면서 지금까지 나는 아무에게도 월급을 받지 않았다. 나는 사람들에게 달라고 할 줄 모른다. 나는 하나님께 말하지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는다. 예전에 함께 했으나 지금은 헤어진 한국인 형제들이 나에게 세 번 돈을 주려 했다. 자신들과 함께 하면 많은 돈을 주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나는 그들의 돈을 거절했다. 그들은 내게 화를 냈다. 그러나 나는 하나님이 주시면 감사히 받고 주시지 않으면 그래도 감사하다. 그렇게 지금까지 걸어왔다. 그리고 나의 이러한 마음에 대해서는 유 목사님이 잘 아신다. 목사님도 그런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신실한 종인 유동근 목사님을 캄보디아에 있는 우리들에게 보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유 목사님은 우리에게 믿음의 아버지와 같다. 성령의 인도를 따라 우리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주시는 제2의 아브라함이라고 할 수 있다. 유 목사님을 통해서 얻은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에게 축복의 근원이 되며 우리의 생명을 성큼 자라도록 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고 순종하며 그 말씀에 따라 행하기를 간절히 원한다.

캄보디아 교회는 현재 매우 활발히 번성하고 있다. 인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것은 모두 한국에 계신 여러분이 기도해주셨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현재 떡사라디 형제님과 쌕소판나 형제님은 캄보디아 전역을 다니면서, 때로는 숲이 우거진 깊숙한 곳까지 찾아다니며 복음을 전하고 있다. 현재는 몇 개 지방을 가로질러서 라오스 국경 지역에 갔다. 두 형제님은 그물침대(hammock)를 가지고 다니면서 길에서 잠을 자고 먹을 것도 해결하고 있다. 두 분을 위해 기도가 필요하다. 그리고 얼마 전에 형제들이 복음을 전해 껌뽕싸옴이라는 도시(바닷가에 위치한 휴양도시)에 한 무리의 형제들이 일어났다. 그들에게는 인도자가 필요하다.

캄보디아의 성도들은 유 목사님이 방문하실 때마다 전해지는 말씀을 사모하면서 듣는다. 우리에게 이런 말씀을 들을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예전에 유 목사님이 전한 메시지를 캄보디아어로 번역한 책이 몇 권 있는데, 지금 우리 뿐 아니라 다른 그리스도인들에게도 활발히 전해지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문서 사역이 앞으로는 더욱 확대되기를 소망하고 있다.

2007년 6월
본초이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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