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하는 것입니다. 만약 누군가의 이목 때문에 어떤 일을 행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봉사일 수가 없습니다. 봉사는 자원함으로 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고 싶지 않은데 누가 억지로 시켜서 마지못해 한다면 그것은 봉사일 수 없습니다. 봉사는 어렵고 힘든 일, 궂은 일을 하는 것입니다. 생색나는 일, 폼이 나고 자랑할 수 있는 일을 골라서 한다면 그것은 봉사일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봉사라고 하는 것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닙니다. 봉사하는 사람을 많이 찾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더구나 봉사하는 삶을 매일처럼 이어가되 세월이 가도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봉사하는 사람을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심지어는 교회에서조차 그런 봉사자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자신의 일에 바빠서 봉사와는 담을 쌓고 사는 이들이 대다수이며, 봉사를 해도 생색나는 것이 집중하는 이들이 많으며, 봉사를 하다가 상황 따라 감정 따라 하다 말다 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인 것입니다.
처음 김원회 집사님이 열심히 교회를 청소하고 교회 주변을 청소하는 모습을 보면서 귀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렇게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습니다. 누구나 한 동안은 그렇게 열심히 봉사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살그머니 사라지는 일들을 많이 목격하였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하긴 하되 태도가 바뀌는 경우가 많이 있고요.
그런데 김원회 집사님은 한 달이 가고 두 달이 가도 봉사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더러운 쓰레기들을 말끔하게 치웠고, 재활용할 용품들을 분리수거했으며, 수명이 다한 형광등을 갈아 끼웠고, 교회 근처의 길을 쓸었습니다. 겨울철에도 그런 모습은 동일했는데 아침 일찍 덮인 눈을 쓸던 모습을 지속적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2년 넘게 동일한 모습이 이어졌습니다.
사실 김원회 집사님은 건강이 좋은 편이 아닙니다. 직장에서 일을 하다가 큰 사고를 당한 덕분에 다리에 문제가 생겼고 지금도 완전히 치료되지 않아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화성까지 먼 곳으로 직장을 다니느라 피곤한 몸이고 그런 몸으로 과로를 하면 몸이 아파 힘들어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그 몸을 가지고 기꺼이 봉사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솔직히 일 년이 가도 교회의 휴지 하나 주을 줄 모르는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다. 동네의 쓰레기를 치우기는커녕 살그머니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다. 자신과 가족과 돈과 성공을 위해서는 온갖 수고를 다하지만 교회나 지역을 위해서는 손 한번 까딱하지 않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곳곳에 가득하지 않습니까? 적어도 김원회 집사님은 그런 모습을 뛰어넘었다고 생각합니다. 최대한 나쁘게 평가해서 보이기 위한 봉사였다 해도 저 정도 끈기로 한다면 그것은 이미 훌륭한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에는 왕자나 공주가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VIP대접을 받는 손님들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교회에는 종들이 필요합니다. 낮아지고 천해져서 남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먼저 하고 남이 불편하게 여기는 일을 기쁘게 행하는 그런 사람들이 필요한 것입니다. 어른 행세하기 원하는 사람들이야 이미 세상에 충분한데 교회에서까지 그런 사람들이 많아서야 되겠습니까?
하나님 앞에서는 큰 일도 작은 일도 없습니다. 다섯 달란트 맡은 사람과 두 달란트 맡은 사람이 받은 칭찬이 토시 하나 틀리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성경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충성스럽게 그 모든 일들을 감당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충성스러운 이들에게 주님이 상 주시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봉사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큰 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주님께 칭찬들을 만한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안희환 칼럼] 아픈 다리 끌며 청소하는 집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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