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잡기장에서 (3)] 시드니우리교회 홍길복 목사
저에게는 잡기장이 몇 권 있습니다. ‘잡기장’이란 글자 그대로 여러 가지 자질구레한 일들이나 생각들을 그때 그 때마다 적어놓는 공책입니다. 이런 글들은 순서도 없고, 앞뒤도 없는 글들입니다. 대부분은 사람들에게서 들은 이야기들이거나, 책을 읽다가 메모해 놓은 것들이거나, 아니면 뜬금없이 생각나서 갈겨쓰다시피 써놓은 짧은 단상들입니다. 그러나 그냥 소설 읽듯이 빨리 읽을 것이 아니라 좀 천천히 읽고 생각해 보면,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데 조금은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31)고침을 받든 못받든, 해결이 되든 안되든, 고난에 시달리는 사람의 곁에는 하나님이 계시다.
(32)목회자란 남을 가르치는 자가 아니다. 목회란 끊임없이 자기를 다스리고, 자기를 이기는 훈련이다.
(33)인생의 가장 큰 기쁨과 가장 큰 아름다움은 늘 눈을 감고 맞이해야 한다. 우리가 눈을 뜨고 두리번 거리면서 이것 저것을 보고있는 동안, 우리는 늘 비교에서 오는 불만 때문에 죄를 짓게 된다.
사랑하는 이와 입을 맞출때는 눈을 감는다. 아름다운 음악을 들을 때도 눈을 감는다. 신비하고 거룩한 음성을 들을 때도 눈을 감는다. 눈을 감고 나면 보이는 분이 바로 하나님이시다.
(34)사람이 적다고 엉터리로 설교하는 사람은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서도 엉터리로 설교할 가능성이 있다.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서는 열심히 했는데 그 다음 사람이 적은 곳에서는 그냥 적당히 해 버렸다면, 사실 처음에 한 설교도 진실된 것이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35)참새는 작아도 오장은 다 있다.
(36)사람 보면 사람말을 하고, 귀신 보면 귀신말을 한다는 뜻이 무엇인지 아는가?
(37)진정 나는 내 목회와 인생에 있어 일관성이 있는 사람인가?
(38)변화하고자 해도 변하고, 변화하지 않고자 해도 변한다. 이것이 근세 초기 개혁사상가들의 생각이었다.
(39)지구상에서 입 속에 넣은 사탕을 꺼내어 다른 사람에게 주는 사람은 한국사람 뿐일 것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입 속에 있던 사탕도 얼른 받아먹는 사람 역시 한국사람 뿐이리라.
사랑이란 너무나 크고, 너무나 넓고, 너무나 높고, 또 너무나 깊어서 짧은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은 결코 다 알 수도 없고, 다 이야기할 수도 없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시작도 못해보고 인생을 마쳐야 하고, 또 겨우 시작만 해 놓고 삶을 끝내야 할 때도 많이 있다. 인생이란 사랑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너무도 힘들고, 짧고, 너무도 무력하다. 하나님이 자신을 보여 주셔야 하나님을 알 수 있는 것 같이, 사랑도 사랑 편에서 그 정체를 드러내 보여주기 전에는 아무도 사랑과 사랑의 세계를 이해할 수 없으리라.
(40)세상에는 놀랄만한 일이 적은것이 아니라, 다만 놀랄 만한 일을 보고서도 놀라는 사람들이 별로 없을 뿐이다.
(41)혼자서 살 수 있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하고도 잘 어울릴 수 있는 법이다.
(42)홀로 있는 일에 잘 견디지 못하는 사람은 여러 사람 앞에서도 어울리질 못한다. 홀로 있을 수 없는 사람은 대중 앞에서도 약한 법이다. 대중 앞에서 약한 사람은 홀로 있을 때도 조심해야 한다.
(43)돈을 한 푼도 벌지 않은 사람은 남이 벌어둔 돈을 쓸 수 있는 권리가 없다. 행복을 위하여 수고하지 않은 사람 역시 행복을 요구할 권리가 없는 법이다.
시드니우리교회 홍길복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