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요한 칼럼] 성탄의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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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요한 목사(남서울비전교회).
▲최요한 목사(남서울비전교회).

지금으로부터 이천년 전, 온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예수님께서는 베들레헴 땅의 초라한 마구간에서 탄생하셨다. 비록 구세주의 탄생을 동방박사들과 목자들만이 알고 있었지만, 만왕의 왕이 이 땅에 오신 역사적인 사건은 세상의 임금을 바꾸어 놓는 영적인 분기점이 되었고, 구속사적으로는 구원의 강물이 이스라엘을 넘어 온 세상으로 흘러넘치게 될 것을 보여주는 예고점이 되었다. 이러한 예수님의 탄생은 어두움 대신 빛을, 사망 대신 생명을 가져다주는 거룩한 사건이다. 그래서 초대교회 때부터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뻐하며 지키게 되었는데, 본격적인 성탄축하예배는 379년 12월 25일 콘스탄티노플에서 시작하였다. 그 당시 성탄절 행사는 성탄의 주인공이 예수님이기에 모든 축제의 중심에는 예수님이 있었고, 구세주를 기리는 행사로 모든 의식이 준비되어졌다.

그런데 오늘날의 성탄의 모습은 주인공되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흥겹고 떠들썩한(merry) 모양은 있는데, 그 안에 그리스도(Christ)가 없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과거에는 그리스도 중심의 성탄문화가 있었다. 어렸을 때 친구들과 주고받던 크리스마스카드가 기억이 난다. 그 당시는 카드 살 돈이 없었기에, 하얀색 도화지를 몇 장 사서 그것을 카드 크기로 잘라 연필로 스케치를 한 후 안 나오는 물감을 짜서 아기 예수님이나 눈으로 덮인 교회를 그렸다. 크리스마스트리 장식도 기억이 나는데 색종이, 금종이, 은종이를 직접 오려서 별을 만들고 흰 솜, 방울 달린 종, 지팡이, 양말, 초를 만들어 트리에 달고 붙이고 화려한 오색등으로 장식했었다. 다 완성되었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 당시 영어도 잘 몰랐지만 크리스마스라는 말이 예수님의 탄생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았기에, 성탄절만 되면 친구들끼리 또 새벽송을 돌 때 ‘메리 크리스마스’를 열심히 외쳤던 기억도 새롭다.

이제 성탄 이브 저녁이 되면 교회를 다니든 안 다니든 관계없이 많은 동네 사람들이 예배당에 모여서 어린 아이들의 성극이나 성탄축하노래를 들으며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했다. 거기다 그날은 통행금지도 없기에 새벽송을 돌며 주님의 탄생을 마음껏 외쳐 불렀다. 정말 성탄절은 온 동네의 축제날이었다. 이렇듯 과거의 성탄절은 분명히 예수님이 주인공이셨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 ‘Christmas’라는 글자가 무색하게 성탄카드에는 예수님은 사라지고 연예인이나 동물, 또는 이상한 엽기적인 그림들로 채워지더니 지금은 그마저 인터넷 문화에 밀려 카드조차 보이지 않는다. 성탄절을 전후해 봐도 과거처럼 교회가 성탄의 중심은 아니다. 교회는 한산한데 스키장, 유원지, 술집, 유흥가나 관광지는 휴일을 이용해 세상적인 즐거움을 한껏 누리기 위한 사람들로 넘쳐난다. 성탄을 이용한 상업적 마케팅이나 세속 문화가 예수님을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들이 성탄의 주인공이 되어 버린 것이다.

예수님께서 왜 하늘 보좌를 버리고 이 땅에 오셨는지 그 의미를 찾아보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성탄의 주인공인 예수님은 끌어 내리고, 먹고 마시고 즐기며 노는 세속 문화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성탄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인류 구원의 메시아가 되시는 예수님이라는 사실이다. 성탄의 위기는 곧 기독교의 위기다. 예수님을 주인공으로 회복시키고 성탄의 본래의 의미를 되찾아갈 때만이 한국 교회에 소망이 있다. 이것을 우리 모두 깊이 인식하여 그리스도 중심의 성탄문화가 회복될 수 있도록 작은 예수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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