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칼럼]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판사 도형석님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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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희환 목사(예수비전교회).
▲안희환 목사(예수비전교회).

도형석님을 만난 것은 고촌장학재단 모임에서입니다. 그 동안 여러 차례 장학재단 모임에 참여한 분들은 낯이 익어서 알고 있는데 도형석님은 만난 기억이 없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번에 처음으로 참석하였다고 합니다. 차분하면서도 예의가 몸에 밴 모습에 호감을 가질 수 있었는데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더 좋은 마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도형석님은 현재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판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판사가 되는 과정을 들을 수 있었는데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젊은 나이에 시작한 것이 아니었기에 힘이 들었고 단번에 시험에 합격한 것이 아니기에 어려움이 가중되었는데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시도하자는 생각으로 도전하였는데 합격을 했다고 합니다.

저는 사법고시에 합격하는 것이 어렵지 그 후로는 수월하리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사법고시보다는 연수원이 더 힘들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경쟁이 치열한지 보통 시달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고시를 준비하느라 사람 모양이 아닌 사람들을 많이 보면서 안됐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보다 더 힘든 연수원 생활이라 하니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재판과 관련하여 궁금하던 것이 있어서 질문을 했습니다. 정치적인 사안에 대해 판결을 내릴 때 상급 법원의 판사 등부터 압력이 올 때가 있지 않느냐 하는 것입니다. 검찰의 경우 상관의 영향력이 크고 상명하복의 구조이기 때문에 압력이 작용할 여지가 많은데 법원의 경우도 그와 같은 경향이 있지 않느냐 하는 것입니다.

도형석님은 단호하게 대답을 하였습니다. 판사들의 경우 독립성이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특정 정치적인 사안에 대해 판결을 내릴 때 어느 누구도 전화 등을 통해 자신의 견해를 강요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만약 누군가가 전화라도 한다면 그것이 큰 문제가 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사실 법원의 판결이 판사가 누구이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기도 하는 것을 보면 판사 개개인이 독립된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도형석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알게 된 재미있는 사실은 판사들이 세상을 잘 모르는 경향이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사람들과 폭넓은 교류를 이루며 세상 속에 파고들기 보다는 법원이라는 테두리 내에서 주로 생활하다 보니 그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말해서 조금은 답답한 삶이 판사로서의 삶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경험이 좋습니다. 어차피 저라는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영역은 무한정 확대되지 않고 경험하는 것도 한계가 있는데 이런 만남을 통해 제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분야에 대해 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대화의 대상자가 인격적인 소양을 갖춘 사람이고 대화가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을 것이구요. 그런 면에서 도형석님과의 대화는 무척 즐거웠습니다.

한번 좋은 마음으로 대화를 나누고 얼굴을 익힌 후에는 또 만날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도형석님과도 또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구요. 다음에는 조금 더 심도 높은 대화를 나누면서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부디 판사로서 올바른 판결을 내리는 과정을 통해 이 나라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데 귀한 역할을 감당해주시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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