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0일 12시 6분, 미국의 워싱턴 DC 국회의사당 광장에서는 4만2천여 군·경의 철통같은 경비 속에 제44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있었다. 200만명의 축하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18분30초간에 걸쳐 취임연설을 했는데, 희망과 화합의 메시지를 전했다. 지구촌 10억의 시청자들은 TV를 통해 220년 만에 미국에서 첫 흑인 대통령이 탄생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지켜보았다. 취임사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존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서 링컨이 취임식 때 썼던 성경책 위에 왼손을 얹고 선서를 했다. 취임식이 있기 3시간 전, 오바마 대통령은 미셸 여사와 함께 백악관 뒤편 세인트 존스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며 앞으로 4년간 미국을 잘 다스려나갈 수 있도록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했다.
취임식 하나만 보더라도 미국의 건국정신과 정치철학이 무엇인가를 읽을 수가 있다. 미국을 하나로 묶는 힘이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다. 릭 워렌 목사는 개회 기도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지혜를 주시고 겸손을 주시고 용기를 주셔서 나라를 잘 이끌어 갈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하였고,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선서 마지막에 “하나님이여 저를 도와 주소서”(So help me God)라고 했으며, 마지막에 조지프 로워리 목사는 “미국이 증오가 아닌 사랑의 편에 서게 해 달라”고 축복 기도하였다. 기도 시간에 온 회중은 눈을 감고 기도에 동참하였는데 굉장히 진지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거의 예배를 방불케 하는 취임식이었다. 위기 때마다 큰 힘을 발휘한 미국의 저력이 어디서 오는가를 알기에 충분했다.
미국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사건이 있다. 2001년 9·11테러 사건이다. 엄청난 재난 속에서 3억이 넘는 다인종·다민족 국가인 미국 국민들은 한 마음이 되어 일치단결된 모습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갔다. 그 위기극복의 근원적 힘은 하나님에 대한 신앙이었다. 재난 발생 후 교회와 성당들을 중심으로 거국적 기도운동과 구호운동이 벌어져 공포와 슬픔에 빠진 국민들을 위로하였고, 위로는 대통령으로부터 아래로는 일반시민들까지 하나님의 도우심과 축복의 손길을 구하는 ‘Amazing Grace’와 ‘God bless America’ 노래를 불러, 미 대륙 전역에 찬양의 소리가 울려 퍼졌다.
9·11 사건의 여파로 미국인의 70% 이상은 “테러 이후, 신앙을 삶의 최우선순위에 놓게 됐다”고 응답했다. 9·11테러 이후, 세속화의 길로 빠르게 달려가던 미국사회가 건국초기의 청교도적 신앙을 조금이나마 회복하였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여호와를 자기 하나님으로 삼은 나라가 복이 있다(시 33:12)것을 알고 있다. 그것은 통계숫자만 봐도 알 수가 있다. 성인 남녀 중 83%가 기독교신자(가톨릭 포함)이고 교회와 성당은 수십만 개를 헤아린다. 달러 지폐에까지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다’고 인쇄할 정도로 미국인들과 신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물질적 풍요, 개인주의적 사고, 신앙적 가치관의 약화로 인해 도덕과 윤리가 급속히 무너져가고 있고 여기저기 쇠락의 징후들이 보이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 미국인들의 정신 속에는 기독교적 신앙과 가치관이 지배하고 있다. 그것이 오늘의 미국을 유지시키고, 회복의 소망을 갖게 하는 토대가 된다. 비록 작년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미국 경제가 흔들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미국이 세계 최강대국이라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오늘의 위대한 미국을 낳은 것도 하나님에 대한 신앙이고, 위기 때마다 나타난 미국의 저력도 하나님에 대한 신앙에 있음은 분명하다. 진정한 저력은 땅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위로부터 온다는 것을 기억하자.
[최요한 칼럼] 미국의 저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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