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요한 칼럼] 순교와 선교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최요한 목사(남서울비전교회).

▲최요한 목사(남서울비전교회).

“여러분, 지금 세계 많은 사람들은 복음을 듣지 못하여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선교는 순교하는 신앙이 아니고는 할 수 없습니다. 복음을 듣고 영접하여 구원에 감사하는 영혼들을 볼 때 저는 선교사로 부르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순교하는 신앙으로 세계 곳곳에 나가 복음 전할 사람들을 간절히 찾고 있습니다.” 한 무명의 선교사가 외친 이 말씀은 영국 청년 토마스의 가슴을 강하게 흔들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개신교 선교사인 토마스 선교사의 선교 여정은 이렇게 시작이 되었다.

24살의 한창 나이의 토마스 선교사는 선교의 열정에 사로잡혀, 1863년 7월 런던선교회에 의해 중국으로 파송을 받아 임신한 아내 캐롤라인과 함께 떠나게 된다. 그러나 다음해 3월 아내를 홀로 두고, 잠시 ‘한구’라는 곳으로 선교사역을 갔다 왔을 때 캐롤라인은 아이를 낳다 심한 출혈로 아이와 함께 세상을 떠난다. 그런 엄청난 일을 겪자 토마스 선교사는 충격으로 잠시 방황의 나날을 보내게 되지만, 성령의 위로하심으로 힘을 얻어 이번에는 조선에 복음을 전할 결심을 하게 된다. 그래서 1865년 9월, 1차로 조선을 방문하여 2달 반 동안 백령도 부근 섬주민들에게 성경책을 나눠 주며 예수님을 전했고, 이어 1866년 8월 미국상선 ‘제너럴 셔먼호’를 타고 평양의 대동강변으로 오게 된다. 600여권의 성경을 나눠주며 복음을 전하던 중, 셔먼호 선원들과 조선군인들 사이에 전투가 벌어지게 되어 대동강변에서 박춘권이라는 조선 병사의 칼에 순교의 피를 흘리게 된다. 그 때 토마스 선교사가 죽으면서 건넸던 작은 보따리를 엉겁결에 박춘권이 받아들게 되는데, 33년이 지난 1899년 마펫 선교사를 찾아온 박춘권은 자기의 죄를 고백하고 토마스 선교사가 전해 준 보따리 속 성경책을 통해 자기가 예수님을 믿게 된 것과 그가 나눠 준 성경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음을 말한다. 한 사람의 순교의 피를 통해 오랫동안 영적 어둠에 휩싸였던 조선 땅이 밝아지게 되었던 것이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목적이나(눅 19:10), 지상명령(마 28:19,20)은 모두 선교다. 행 1:8에 성령 받고 땅 끝까지 내 증인이 되라는 말씀이 있는데, 거기서 증인이라는 말은 순교자라는 의미다. 선교는 순교의 피가 흘려지거나 순교의 각오로 복음의 씨를 뿌릴 때 꽃이 피게 된다. 서울 합정역 부근에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역이 있다. 이역만리 낯선 조선 땅에 와서 주의 복음을 전하다 목숨을 잃은 10개국 395명의 선교사들이 잠들어 있다. 가장 인상적인 묘비의 글을 하나 든다면, 25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 루비 캔드릭 여선교사의 묘비다. “If I had a thousand lives to give, Korea should have them all.”(나에게 천의 생명이 주어진다 해도 그 모두를 한국에 바치리라)

수많은 이방 선교사들의 순교의 피를 통해 한국의 기독교는 부흥되었다. 우리나라는 선교에 관해서 빚진 나라다. 그 빚을 갚기 위해 순교의 각오로 선교에 동참해야 한다. 선교현장에서 복음을 전하다 죽는 것만이 순교가 아니다. 죽어가는 영혼들을 위한 간절한 기도와 적극적인 물질적 후원도 작은 순교라고 할 수 있다. 선교현장에서의 효과적인 전도를 위해서는 물질적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래서 지난달 선교헌금 작정을 하였다. 작은 선교헌금이나 선교사들을 위한 기도라도 중심으로 드린다면 그것은 순교에 못지않게 귀하다. 오늘 우리 교회에서 김호동 선교사를 불가리아에 파송하게 된다. 아직도 복음을 듣지 못해 죽어가는 수많은 영혼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여 우리 모두 순교의 정신으로 선교에 동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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