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가 심각한 경제 위기에 빠지면서 수많은 이웃들이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뜻깊은 운동을 시작했다. 이웃들을 돌보고 그들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십일조 외에’ 사례비의 5%를 이웃을 돕기 위해 사용하기로 한 것. 기독교사회책임이 기획한 이번 ‘한국교회가 고통분담에 앞장섭시다’ 캠페인은 23일 오전 11시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목회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됐다.
이 고통분담 캠페인은 시작 당시에만 100여명의 목회자들이 동참했고, 또한 점차 참여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잘 알려진 목회자들도 대거 동참해 주목을 받고 있다. 심지어는 교회 건축으로 재정 상황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서 참여하는 목회자도 있다는 훈훈한 소식이다.
또한 주목되는 것은 이들이 교회유지를 위한 예산을 최대한으로 긴축하는 대신 구제비는 훨씬 더 증액하고 해외선교비도 줄이지 않도록 다짐했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때에는 가급적 지역의 작은교회를 통해서 도움으로써 경제위기의 시기에 작은교회들이 어려운 이웃을 열심히 섬길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교회의 신뢰도를 높이는 한편, 큰교회가 작은교회를 섬김으로써 교계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게 될 것이 기대되고 있다.
물론 교회의 가장 본질적 사명은 봉사가 아닌 복음 전파다. 그러나 봉사는 복음 전파를 위한 가장 좋은 수단 중 하나이며, 더욱이 현대사회에서는 더욱 그 효과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때에 목회자들이 이렇게 좋은 취지의 캠페인을 시작하는 것은 아주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이 캠페인의 의미를 지나치게 해석해 마치 목회자들이 이전까지는 고통분담과 나눔에 소홀했던 것처럼 비치게 해서는 안될 것이다. 한국교회의 대다수 건전한 교회들과 목회자들은 지금까지도 가능한 범위 내에서 누구보다 봉사와 섬김에 앞장서 왔다.
또한 목회자들 역시 지난해 모 방송국의 왜곡 방송으로 마치 세금을 내지 않는 등 사회적 책임은 외면하고 호의호식하는 것처럼 비쳐져 왔으나, 실제로는 세금을 내는 것 이상의 대사회적 기여를 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즉 이번에 시작된 캠페인은 그간에도 해왔던 대사회적 기여를 좀 더 체계화하고 확산하는 의미이지, 목회자들이 전혀 하지 않던 일을 새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어찌 됐든 이 캠페인을 통해 목회자들이 이러한 캠페인에 더욱 많이 동참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또한 경제가 어려운 동안만이 아니라 외적인 요인과 관계 없이 교회의 대사회적 기여도가 점점 더 높아지기를 바란다. 세상에 등떠밀려서가 아닌, 세상이 기대하고 상상하는 그 이상의 사랑과 봉사와 헌신을 보여주는 한국교회가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