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치적 순수성 견지, 전 교인의 삶 변화로
반목과 갈등, 혼란이 한국사회를 감돌고 있지만 어두움이 깊어갈수록 새벽을 향한 소망은 커져가기 마련이다. 한국교회 역시 ‘위기’라는 단어가 어느 때보다 반복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시기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총회장 최병남 목사, 이하 합동) 목회자들이 변혁을 위한 강한 다짐으로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개최된 ‘기도한국 2009’ 발대식에서는 2012년 교단 창립 1백주년을 내다보고 있는 합동이 향후 3, 4년간 나아갈 방향과 그 중심의 물줄기가 어느 곳을 향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기도한국은 오직 기도만이 정치, 경제, 사회 전 분야와 한국교회에 드리워진 위기를 이겨낼 수 있다는 취지로 최대한 정치색을 배제한 가운데 합동 1만1천2백여 교회와 3백만에 가까운 성도들이 합심하여 이끌어나가는 운동이다.
정삼지 목사, 오정현 목사 등 중견 목회자들 주축
진실된 무릎꿇음만이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 고민은 교단 내 허리 역할을 감당해나가는 중견 목회자들이 주축이 되었다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공동준비위원장을 맡은 정삼지 목사(제자교회)와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는 교단 내에서 목회만으로 열정과 지도력을 인정받은 인물들로 전폭적인 신뢰를 얻고 있다.
서기장 김인기 목사(군포 성장교회)와 공동총무를 맡은 옥성석 목사(충정교회), 박원영 목사(서울나들목교회) 역시 뛰어난 기획력과 신선한 행보를 보여왔던 이들이다. 이 같은 조직 구성은 최근 ‘봉사’를 키워드로 연합운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한국교회희망연대’와도 접촉점을 찾을 수 있는 부분으로, 구호만이 아닌 본질적으로 성숙된 새로운 운동을 펼쳐나가겠다는 교단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기도한국의 관건은 개교회주의가 강한 현 한국교회 상황에서 교단 내 모든 노회와 교회의 성도들이 비전을 공유하며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있다. 기도운동의 시발점이 됐던 ‘2008 기도한국’ 행사를 개최했을 때 많은 교회의 적극적인 참여는 굉장히 고무적이었다. 이를 통해 기도의 불길을 전교회적으로 확산해나가자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이에 준비위는 3월 전국교회가 동시에 참여하는 세이레기도회를 시작으로 4, 5, 6월 전국 노회별, 권역별 대도시를 중심으로 흐름을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총무 옥성석 목사는 “권역별 책임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중앙에서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수평적 관계가 필요하다. 교단은 각 분야 대표들이 주체가 되어 책임감 있게 이끌어갈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밀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총회 인준 신학교 개강 예배 및 채플 등을 통해 기도의 붐을 조성하고 나아가 총회 산하 남녀전도회, 전국장로회,주일연합회, 청장년연합회 등이 모일 때마다 기도할 수 있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궁극적 목표는 전도운동, 나아가 사랑운동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무엇보다 기도운동의 취지와 의미를 함께 공유하고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먹구구식으로 기도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세밀한 부분까지 전국교회와 성도가 나눌 수 있도록 하며, 막연하게 나라와 민족이 아닌 구체적인 대상을 놓고 스스로 기도하면서 변화를 느끼게 하고자 함이다.
이에 준비위는 오는 26일 뜻을 같이 하는 전국 300여명의 목회자들이 대전 새로남교회(오정호 목사)에서 실무기획세미나를 갖고 구체적인 방향을 정하며 전국 성도들을 위한 기도 텍스트를 제작해 전국 모든 교회들과 성도들이 매일, 매주 같은 기도제목을 공유하고 한마음으로 기도하도록 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기도운동을 전도운동으로 전환시키고 나아가 사랑운동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기도한국을 통해 성도들이 삶이 변하고 변화된 삶이 자연스럽게 대사회적인 나눔과 봉사, 사랑실천으로 이어지게 한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 봉사활동, 클린데이, 카 워시데이 등이 계획되어 있다.
합동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교단이지만 이제까지의 많은 사역은 교회 내에 포커스가 맞추어질 수밖에 없었다. 합동은 이번 기도한국을 통해 많은 교회가 문을 열고 대사회적인 역할을 더 많이 감당해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곧 삶을 통한 전도운동이며 2012년 교단 1백주년까지 5백만 성도를 달성하겠다는 교단 사역의 핵심이기도 하다.
옥성석 목사는 “기도는 골방에서 하되 밖으로 나와 하나님의 뜻을 삶의 현장에서 구현해나가는 양면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사역자들이 먼저 하나님 앞에 엎드려 기도하고 대사회적인 부분에서 모범을 보이며 그들 속으로 들어가 섬기는 삶에 이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