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요한 칼럼] 진정한 보화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최요한 목사(남서울비전교회).

▲최요한 목사(남서울비전교회).

지금은 어디가나 회전의자를 볼 수 있지만, 옛날에는 회사 사장실이나 고위 관리들의 사무실에 가야만 볼 수 있을 정도로 회전의자는 귀했다. 그러했기에 회전의자는 그 시절을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부와 권세의 상징이었다. 신분상승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회전의자는 인생의 목표이자 꿈이었고, 보통 사람들에게도 회전의자는 대단한 유혹이었다. 특히 돈이 없어 수모와 무시를 당하고 갖은 설움을 당했던 서민들에게 회전의자는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났다는 증표가 되기에 그 동경심이 대단했다. 그 당시 사람들의 그런 정서를 반영하듯 <회전의자>라는 노래가 있었는데 공전의 히트를 쳤다. 가사에 보면 이런 대목이 나온다. “빙글빙글 도는 의자 회전의자에 임자가 따로 있나 앉으면 주인인데……. 아, 억울하면 출세하라 출세를 하라” 돈 없고 힘이 없어 당하는 설움이 얼마나 컸으면 출세해서 회전의자를 차지하라는 노랫말이 나왔겠는가. 그런데 지금은 그 때보다 훨씬 더 잘 살아서 그런지, 돈의 위력이 더욱 커진 것 같다. 돈으로 안 되는 일이 없다는 말까지 생길 정도인데, 심지어 돈만 있으면 죽은 귀신도 부린다고들 말한다.

얼마 전 신문기사에 이런 내용이 실렸다. 우리나라 최고급 아파트인 ‘타워팰리스’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아픔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평수대로 사람을 차별한다고 하는데 가장 적은 30평 이하에 사는 사람들은 비애를 느낀다고 한다. 30평 이하도 10억 원이 넘는 가격이지만 초호화급의 124평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같은 공기를 마실 수 없는 하류계층에 속할 뿐이다. 근처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 역시 아파트 평수대로 어울린다고 한다. 아파트뿐 아니라 자동차도 가격에 따라 무시와 천대를 받는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어떻게 하든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안타깝게도 하늘의 보화에는 관심이 없다. 정말 귀한 것은 하늘의 보화인데, 보이는 세상만 전부인 줄 알고 땅의 보화만 쌓아놓으려고 한다.

아동문학가 이원수가 쓴 「하늘에 쌓은 재물」이라는 동화가 있다. 옛날 어느 나라에 임금님이 살았는데 그 나라에서 제일 부자였다. 어느 날 새벽, “오늘은 이 나라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죽을 것이다”라는 하늘의 음성을 세 번씩이나 듣게 된다. 그날 밤 임금님은 두려움과 근심으로 인생에 있어 가장 고통스러운 밤을 보내게 된다. 그런데 아침이 돼도 죽지 않자, 신하들을 시켜 죽은 사람이 혹시 있는가 알아보게 했더니 놀랍게도 늙은 장님거지가 지난 밤 죽었다고 한다. 장님거지가 지금까지 사람들을 속였다고 생각한 임금님은 거지의 집안을 샅샅이 조사하게 하였다. 그러나 거지가 깔고 자던 짚단과 더러운 베개뿐, 아무 것도 없었다. 그 때 지혜로운 신하가 말을 한다. “죽은 장님은 많은 재산을 하늘에 쌓아 둔 모양입니다. 하늘에 쌓아두면 도둑맞을 염려도 없고 또 녹슬 염려도 없으니까요. 하늘에 쌓은 보물이야말로 이 세상의 어떤 보물보다 더 훌륭한 보물입니다.” 이 말을 들은 임금님은 크게 감동을 받고는 그 뒤로 가난한 사람과 어려움을 당한 백성들이 있으면 힘껏 도와주었다. 세월이 흘러 임금님도 세상을 떠날 때가 되어 유언을 남긴다. “내가 죽거든 나를 그 거지 노인의 무덤에 묻어 주어라”

우리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 그리스도를 따른다고 하면서도 하늘에 보화를 쌓아 놓는 것은 잊고, 썩어 없어질 땅의 재물에만 관심을 쏟고 있지는 않는가.

“우리의 돌아보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간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니라”(고후 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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