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요한 칼럼] 최고의 선물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최요한 목사(남서울비전교회).

▲최요한 목사(남서울비전교회).

3월은 봄이 시작하는 달이다. 봄처녀라는 말이 있듯이 봄은 여성의 계절인데, 지난 3월 8일은 101주년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남자들은 그 날이 있는지도 모르고 그냥 지나갔지만, 러시아는 그렇지가 않다. 여성의 날이 되면 모스크바거리는 온통 꽃들로 뒤덮인다. 러시아에서는 여성의 날에 남자들이 여성들에게 꽃을 선물하는 것이 전통이기에, 아내나 애인들에게 선물하려고 꽃을 고르는 남자들로 꽃집마다 인산인해를 이룬다. 몇 년 전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전 대통령은 ‘세계 여성의 날’ 을 맞이해 여성들을 위해 모든 가정에 ‘전기밥솥’을 선물해 전 쿠바 여성들로부터 큰 박수갈채를 받았었다. 주식(主食)이 검은 콩과 쌀인 쿠바에서 전기밥솥은 필수적인데, 경제상황이 어려워 전기밥솥을 장만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여성들에게야 전기밥솥이 큰 선물이 아닐 수 있지만, 가난한 쿠바 여성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선물하면 오 헨리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는 단편 소설이 생각이 난다. 서로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짐과 델라라는 부부가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상대를 위해 선물을 해 주고 싶었다. 그러나 워낙 가난하기에 선물을 살만한 돈이 없었다. 그래서 남편인 짐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할아버지 때부터 내려오는 시계를 팔아서 아내인 델라의 긴 머리를 빗을 수 있는 고급 빗을 사게 되고, 아내인 델라는 남편을 위해 자기가 그렇게도 소중히 여기는 긴 머리를 잘라 남편의 시계 줄을 사게 된다. 정말 상대를 위한 최고의 선물을 마련한다. 이렇게 상대를 사랑하게 되면 자기가 가진 가장 소중한 것을 팔아서라도 최고의 선물을 해 주려고 한다.

우리의 삶을 돌아볼 때 누군가를 위해 최고의 선물을 해본 적이 있는가? 반대로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감동적인 선물을 받아 본 적이 있는가? 그런 기억이 없다면 참된 사랑의 마음이 부족했다고 할 수 있다. 최고의 선물은 대충 사랑해서는 존재할 수가 없다. 원수의 차디찬 심장이라도 녹일 수 있는 뜨거운 사랑과 상대를 위해 생명을 던질 수 있는 희생이 있어야만 최고의 선물은 주어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진정한 의미의 최고 선물은 인류를 죄와 사망에서 구원해주시기 위해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모두는 이미 그 최고의 선물을 다 받은 사람들이다. 복음이라는 선물을 받은 우리들은 가장 귀하고 소중한 선물이신 예수님을 나눠 주어야 할 복음의 배달부들이다.

북한의 묘향산에 가면 ‘국제친선전람관’이 있는데 300여개의 방에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175개국에서 김일성에게 보내온 21만4093점의 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러나 김일성은 세상적으로는 엄청난 귀한 선물들을 받았지만 정작 최고의 선물은 받지 못한 채, 아니 거부한 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천하를 다스리는 권세와 바다를 덮을만한 금은보화를 소유해도 정말로 받아야 할 선물을 받지 못한다면 그 사람처럼 불행한 영혼은 없다.

지금은 사순절기간이다. 곧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신 ‘종려주일’을 맞이한다.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를 살리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 그 최고의 선물을 우리만 받아 누리지 말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맞이하여 우리 주위에 믿지 않는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의 선물을 전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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