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여대, 무너졌던 건학이념 다시 세운다

송경호 기자  khsong@chtoday.co.kr   |  

내홍 겪으며 예배·교회 사라져… 박준서 총장 취임으로 소망

▲오랜 분규와 관선이사 파송으로 건학 이념 구현에도 어려움을 겪으며 힘든 시기를 지나온 경인여자대학이 박준서 박사의 신임 총장 취임과 함께 새 출발을 다짐했다. ⓒ 송경호 기자

▲오랜 분규와 관선이사 파송으로 건학 이념 구현에도 어려움을 겪으며 힘든 시기를 지나온 경인여자대학이 박준서 박사의 신임 총장 취임과 함께 새 출발을 다짐했다. ⓒ 송경호 기자

개정사학법에 의한 대표적인 피해사례로 학내 분규 등 내홍을 겪었던 경인여자대학이 모처럼 희망을 품었다. 경인여대는 25일 오후 3시 대학 기념교회에서 열린 총장 취임예배를 통해 전 연세대 부총장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구약학자 박준서 박사를 지도자로 맞아들였다.

경인여대는 2000년도 경영권을 장악하려는 6명의 교수들에 의해 설립자 백창기 이사장과 김길자 초대학장이 공금 횡령이라는 누명을 쓰고 쫓겨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6년간의 법정 투쟁 끝에 결국 6명의 교수들이 업무 방해, 폭력, 명예훼손죄로 유죄판결을 받아 명예를 회복했으나 학교는 이미 황폐해진 상태였다.

그러는 와중에 건학이념인 기독교 정신조차 무참히 짓밟혔다. 학내 분규 발생 뒤 관선이사들이 파송되어 매주 학생들과 드리던 예배를 폐지하고 교회마저 폐쇄했다. 결국 각고의 노력 끝에 아픔을 이겨내고 지금에 이르렀지만 그 사이 백 이사장과 김 초대 학장의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다.

▲우측부터 전 국무총리 서리이자 박 신임 총장의 사모인 장상 박사, 박준서 신임 총장, 김길자 초대 학장, 백창기 이사장, 김삼환 예장 통합 총회장이 기도하고 있다. ⓒ 송경호 기자

▲우측부터 전 국무총리 서리이자 박 신임 총장의 사모인 장상 박사, 박준서 신임 총장, 김길자 초대 학장, 백창기 이사장, 김삼환 예장 통합 총회장이 기도하고 있다. ⓒ 송경호 기자

백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개교 당시에 이어 가장 감사하고 기쁘고 의미 있는 날이다”라며 “성장이 멈춰선 것 같은 9년간의 길을 뒤로하고 박 총장님을 맞아 기독교 정신을 근본으로, 비전을 품고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맞이하게 되어 기쁘다”고 소회를 전했다.

백 이사장은 “빠르게 변하는 지금의 시대에는 어떻게 변화하느냐에 앞서 어떻게 해야 생존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40년간 경륜을 바탕으로 기독교계의 탁월한 영적 지도력을 발휘해 오신 박 총장님을 중심으로 모든 구성원이 마음을 새롭게 일심 단결하자”고 소망을 내비쳤다.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경인여대를 격려하고자 이날 예배에는 예장 통합 총회장 김삼환 목사가 직접 설교를 전했다. 김 목사는 “하나님께서 광야의 과정을 거쳐 오랫동안 준비시키셨다”며 “기독 정신을 가진 우리나라 대학들이 예외 없이 고난을 당했을 때 경인여대가 먼저 어려움 뚫고 화창한 새 봄을 맞이했다”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박준서 총장 “평생 쌓아온 지식, 경인여대 위해 바칠 것”
“사회봉사 분야를 경인여대의 브랜드로 특화 시키겠다”

▲경인여자대학 신임 총장으로 취임한 전 연세대 총장이자 구약학 권위자인 박준서 박사 ⓒ 송경호 기자

▲경인여자대학 신임 총장으로 취임한 전 연세대 총장이자 구약학 권위자인 박준서 박사 ⓒ 송경호 기자

이어 취임사를 전한 박 신임 총장은 “평생 대학을 쌓아온 지식을 총동원해 경인여대를 위해 바치겠다”고 굳은 각오를 전했다. 특히 박 신임 총장은 사회 발전에 대한 여성의 역할이 증대해가는 이때에 인격과 지식을 함양한 인재를 배출해 명문 사학으로 발전시킬 것을 강조했으며 무엇보다 사회봉사 분야를 경인여대의 브랜드로 특화시켜 사회 공헌에 이바지하는 대표 사학으로 이끌어가겠다고 다짐했다.

박 신임 총장은 “사회 각 분야에 여성 전문 인력을 필요로 하는 시대에 여성 전문인 교육의 사명을 잘 감당해 훌륭한 여성 인재를 양성하도록 헌신할 것”이라며 “지금의 시대에는 현학적인 지식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지식과 지혜를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인여대에서 공부하는 동안 인격과 지식의 함양을 통해 명문 사학으로 발전시켜나가는 소임을 성실하게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 신임 총장은 “경인여대 공동체의 핵심, 구성원이 되는 직원, 교수님들이 가슴 뿌듯하게 가르칠 수 있도록 힘쓰겠다”며 “자부심을 느끼고 주위 모든 사람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대학이 되도록 하겠다. 교육 시설과 서비스의 수준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사회로 진출하는 모든 졸업생들이 높이 인정받는 모교를 만들도록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뿐만 아니라 “투명하고 원칙에 충실하며 정도에 벗어난 길이라면 먼 길이라도 돌아가겠다. 모두가 힘을 합쳐 인정받는 대학이 되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특히 박 신임 총장은 “최근의 추세는 대학 평가에서 사회봉사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사회봉사를 경인의 브랜드로 특화시켜 나가겠다. 좋은 시설을 지역사회를 위해 개방하고 평생교육강좌, 시민강좌 등을 개설해 지역사회 친화적인 대학으로 만들어나가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어 그는 “고등 교육기관 중 전문대학이 40%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공헌도나 중요성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며 “경인여대는 평균 90%가 넘는 취업률을 자랑하고 있다. 사회가 꼭 필요로 하는 실용적 지식과 기술을 갖춘 유능한 학생을 길러내 우리나라 교육의 좋은 모델로 만들고자 하는 꿈이 있다. 성원해 달라”고 전했다.

이날 박 신임 총장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 목사, 송자 전 교육부 장관, 안상수 인천 시장, 김한중 연세대 총장, 노승숙 국민일보 회장, 유병진 명지대학교 총장, 이광자 서울여자대학교 총장, 서중석 연세대 행정대외 부총장, 이익진 계양구청장이 축하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또 취임식에는 국회의원 신하균, 송영길 의원, 윤형섭 건국대 전 총장, 김병수 연세대 전 총장, 연세대 서중석 부총장, 송자 전 교육부 장관, 순복음인천교회 최성규 목사,이재식 남서울대 이사장, 경인교대 허숙 총장, 새벽교회 이승영 목사, 평택대 조기흥 총장,등 각계 각층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축하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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