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원 칼럼] 경영의 예술성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이창원 교수(한양대학교)

▲이창원 교수(한양대학교)

경영자의 역할을 대인적 역할(interpersonal role), 정보적 역할(informative role), 의사결정적 역할(decisional role)의 세 가지 범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러한 역할들은 어느 하나가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적으로 상황적합적(contingent) 역할로서 수행될 때 빛을 발한다.

옛날에 아주 못생긴 국왕이 있었다. 한쪽 눈이 먼 데다가 한쪽 다리가 절름발이여서 보기에 흉했다. 하루는 국왕이 전국의 화가들을 모아 놓고 자기의 모습을 그리라고 명했다. 잘 그리면 상을 주고 잘못 그리면 엄벌을 내리겠다고 덧붙였다. 거룩한 국왕의 모습을 제대로 그려 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 한 화가는 국왕의 초상을 미남자처럼 아름답게 그려 바쳤다. 그런데 뜻밖에도 국왕은 그 그림을 보고는 몹시 화를 내며 호령했다. “거짓을 꾸며 아첨하는 사람은 음흉한 야심을 품고 있다는 증거이니 즉시 끌어내다 처단해라!” 이 광경을 보고 눈치가 빠른 한 화가는 국왕의 실제 모습대로 그림을 그려 바쳤다. 그런데 국왕은 그 그림을 보자 또 화를 크게 내며 엄명했다. “국왕을 추악하게 그린 사람은 역적과 다를 바 없으니 즉시 끌어내다 처단하라!” 이 때 한 화가가 나서서 자기가 그린 그림을 국왕에게 바쳤다. 국왕은 그 그림을 보더니 만면에 희색을 띠면서 손뼉을 치며 칭찬하더니 상금으로 돈 천 냥을 주라고 명령했다. 이 화가는 국왕이 사냥하는 장면을 그렸다. 국왕의 한쪽 다리는 땅에 서 있고 다른 한쪽 다리는 나뭇등걸에 놓여 있었으며 한쪽 눈은 감겨 있고 다른 한쪽 눈은 총을 조준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기백이 있고 멋진 모습이었다.

같은 국왕을 그리면서 어찌하여 어떤 화가는 처형당하고 어떤 화가는 상을 타게 되었는가? 첫 화가는 아첨하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여 그렸기 때문에 마땅한 벌을 받았고, 두번째 화가는 직접적이고 실제적인 모습만 고려하고 그림이 일종의 예술(art)이라는 것을 몰랐으므로 ‘국왕을 추악하게 그린 죄’로 생명을 잃었다. 그러나 세번째 화가는 구체적인 사물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상황적합적 태도를 취했기 때문에 국왕의 본래의 면모를 그대로 반영했을 뿐만 아니라 예술 작품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아름다움을 첨가하고 창조적인 구상을 거쳐 사냥하는 장면을 그림으로써 국왕의 신체적 결함을 절묘하게 처리했던 것이다.

이것이 상황적합적 고객만족 경영자의 역할이다. 고객중심의 눈높이 경영은 단순히 과학적 의사결정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예술적 감성을 바탕으로 소비자와의 교감을 확대함으로써 기업과 소비자 모두가 가치 창출을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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