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석 원장의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피치 5>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스피치에도 연기력이 필요하다

▲ 비전리더십스피치 김연석 원장.

▲ 비전리더십스피치 김연석 원장.

인기있는 드라마나 흥행이 되는 영화와 연극, 오페라 등을 보면 뛰어난 연기자들이 있다. 물론 배후에는 시나리오를 잘 쓰는 작가와 연출 실력이 뛰어난 감독이 있다. 그러나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가 없으면 아무리 뛰어난 작가와 감독도 큰 흥행을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 것이다.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의 말과 표정, 행동은 시청자나 관객들이 연기에 몰입하게 만들고, 심지어는 중독에 이르게 한다. 스피치도 마찬가지다. 청중 바로 앞에서 그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연기자와 같은 연기 능력이 있어야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피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스피처들이 무대공포증이나 대인공포증을 극복하지 못해 제대로 된 표현 능력, 즉 연기 능력을 보이지 못 하고 있다. 스피치에 연기가 무슨 필요와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할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스피치 세계에서도 연기가 필요하다. 물론 스피치에서 드라마나 영화 같은 프로 연기자의 연기 능력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다만 최소한 아마추어로서의 연기 능력이 필요하다.

먼저 스피처가 음성으로 자신의 생각이나 뜻을 전달하면서 대화글(직접 주고 받는 말을 따옴표 안에 넣는 글)을 사용할 때를 예로 들어 보자.

(오랜 고난과 시련을 이겨내고 성공 시대를 연 사람) “쥐구멍에도 해뜰 날이 있다더니 드디어 저에게도 어두운 터널을 지나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습니다. 희망의 별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 얼마나 오랜 기다림이었는지 모릅니다.”

이런 내용을 말로 표현할 때는 음성을 높이고 흥분되고도 희망에 찬 확신 어린 음성으로 실감나게 연기를 하듯 표현해야 청중이 감동을 받고 공감한다. 그런데 그냥 책을 읽듯 한다면 표현 의도나 뜻이 충분히 실감나게 전달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제스처나 표정도 연기자가 연기하듯 표현해야 더욱 실감이 나고 공감이 가게 만들 수 있다. 말소리와 더불어 제스처(‘아! 얼마나 오랜 기다림이었는지 모릅니다’에서 두 손을 펴고 하늘을 향해 든다)와 표정도 감격스럽고 환희에 찬 표정을 지어주면 금상첨화다.

(무척 힘들고 어려운 일을 회상할 때) “저는 그때 차라리 죽어버리고 싶었습니다. 저에게는 단돈 1만원도 없었고 먹을 것이라곤 라면 몇 개가 전부였습니다. 끝모를 바닥으로 계속 추락하는 꿈을 꾸다 몇 번씩 소스라치게 놀라 깨어나곤 했습니다. 암흑이 따로 없었습니다. 절망이라는 표현 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살 바에는 이 세상과 하직해 버리자. 한없이 질기면서도 한없이 연약한 목숨을 내던져 버리자….”

이런 내용을 표현할 때도 아무 감정표현 없이 책을 읽듯 하지 말고, 연기자가 슬프고 절망적인 내용을 연기하듯 표현해야 청중은 몰입하게 된다. 그러기 위해 음성도 무겁고 슬프며 절망적인 목소리로 어두운 표정을 짓고 스피치하면 청중은 몰입한다.

어떤 의미에서 스피치도 ‘쇼’이고 연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스피처들에게 연기력은 필수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나 이 기법을 잘 살려내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이런 기법을 활용할 줄 아는 스피처는 진정한 명스피처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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