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원 칼럼] 지족경영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 이창원 교수(한양대학교)

▲ 이창원 교수(한양대학교)

인간이 만든 기업은 인간을 닮아 있다. 그 기업의 스타일은 그 경영자의 스타일을 보여 준다. 기업 경영에서 적정이라는 단어와 만족의 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적정 이상의 이익이 지속적으로 창출되는 곳에는 새로운 경쟁자 및 도전자가 나타난다. 적정 이상의 소유물은 우리가 그것을 소유하는 이상으로 우리 자신을 소유해 버린다. 필요를 충족시키는 한계 범위 내에서 지족(self-contentment, 知足)하여야 한다. 그래서 지족은 만족과 조화의 의미가 있다. 현실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마음 깊이 받아들일 줄 앎으로써 행복을 느끼는, 만족할 줄 안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삶의 과정에서도 동일하다. 행복의 척도는 필요한 것을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는가에 있지 않다. 불필요한 것으로부터 얼마나 벗어나 있는가에 있다. 지족하는 마음, 여기에 행복의 척도가 있고 자신을 살리는 길이다.

아시아의 어느 나라에서는 원숭이를 잡는 데 교묘한 덫을 사용한다. 코코넛 열매를 파내고 그 속에 달콤한 향기가 나는 것을 집어넣는다. 그리고 그 열매 밑에 조그만 구멍을 낸다. 그 구멍은 원숭이가 손을 집어넣을 수는 있지만 무엇을 움켜지고 꺼낼 수는 없을 정도의 크기로 뚫는다. 그리고는 그 열매를 말뚝에 고정시켜 둔다. 원숭이가 냄새를 맡고 다가와서 그 속에 손을 넣고 먹을 것을 움켜쥔다. 그러면 덫에 걸리는 것이다. 사냥꾼이 다가오면 원숭이가 놀라 도망을 가려하나 갈 수 가없다. 누가 원숭이를 덫에 걸리게 하는가? 다른 어떤 무력도 아니고 바로 원숭이 자신의 집착이다. 원숭이가 살 수 있는 방법은 그냥 손에 잡고 있는 것을 놓고 손을 빼내기만 하면 자유롭게 될 수 있다. 그러나 원숭이는 그렇게 할 수 없다.

지족경영은 만족 경영이며 적정의 경영이다. 경영은 적정 이윤을 창출하기 위하여 제한되어 있는 경영 자원을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해나가는 과정이라 할 것이다. 기업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의 이익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사회를 병들게 한다. 우리 주위에는 최근 갈수록 지족함이 사라지고 있어 사회는 황폐화되고 있다. 점점 기업도, 정치도, 경제도, 심지어 교회도 적정함을 유지하는 지족경영의 정도를 잃어버리는 듯하다. 이런 말이 있다. 사슴을 쫓는 사냥꾼은 산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고 금을 움켜쥐려는 자는 주위의 좋은 사람들을 보지 못한다. 이익에 집착하여 만물과 사람의 진면목을 보지 못한다면 사람이 사는 것이라 할 수 있겠는가.

주의 변함없는 사랑이 우리를 매일 매일 만족하게 하시며 이를 통하여 일생동안 즐거움을 노래하게 하시며 기쁨이 있게 하소서 [Satisfy us in the morning with your unfailing love, that we may sing for joy and be glad all our days (시 9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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