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7년 평양대부흥, 일본 퇴폐문화 맞선 의미도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특별기고] 고교 교과서에 나타난 개신교 서술의 문제점(7)

Ⅰ. 문제제기
Ⅱ. 현행 고등학교 국사교과서에 나타난 종교 서술의 구조와 개신교
Ⅲ. 한국 국사교과서에 나타난 개신교 이해의 변화
Ⅳ. 근대문명의 유입과 개신교
Ⅴ. 일제시대와 개신교(1)

이제 우리는 일본 강점기 한국 종교와 기독교를 국사교과서가 어떻게 이해하고 서술했는가를 살펴볼 것이다. 일제시대 개신교 서술은 105인 사건, 3·1운동, 물산장려운동, 신사참배 반대와 같은 사건 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일본이 조선을 강제 합병한 다음, 조선 사회에서는 조선 왕조가 아닌 새로운 의미의 국민 국가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있었고, 그 대표적인 단체가 바로 신민회였다. 그리고 이 신민회의 주축세력이 반일 개신교인들이었다. 그래서 일본은 이들 105명의 대표적인 기독교인들에게 데라우치 총독을 암살하려 했다는 음모를 씌워 집단적으로 체포했다. 이것이 소위 ‘105인 사건’이다. 하지만 1968년, 그리고 2002년 국사교과서에만 105인 사건을 기독교적이었다고 별도로 언급하고 있으며, 1973·1974년 판에는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다. 1996년 판에는 이를 종교 박해 부분에서 언급하고 있다.

개신교가 한국 사회에서 가장 큰 긍지를 갖고 있는 것은 3·1운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사교과서는 이를 일관되게 반영하고 있지 않다. 1968년 이원순의 국사교과서는 “손병희를 중심한 천도교, 그리스도교, 불교 등 사회 각계각층 대표가 대동단결하여” 독립운동을 전개했다고 기록한다(223). 1973년 이현희는 “천도교의 손병희 등”이라고 하여 개신교는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229), 1974년 제3차 국사교과서는 “천도교, 불교, 그리스도교 등”이 참여했다고 설명하며, 그 대표는 손병희, 한용운, 이승훈이라고 기록한다(209).

1996년 제6차 교과서는 특정한 종교를 언급하지 않고 33인이 종교계 대표들이라고 말하면서 손병희, 이승훈, 한용운을 대표로 말하고 있다(144). 제7차 교과서는 3·1운동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특정 종교를 언급하지 않고, 종교계라고 말하고 있다. 다만 읽기 자료에서 제암리교회사건과 당시 교회가 당한 피해를 언급하고 있다(117-118). 그러나 일제 시대 종교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천도교가 3·1운동을 주도했다고 설명하면서 개신교는 언급하고 있지 않는다(326).

우선 지적하고 싶은 것은 3·1운동을 설명하면서 종교계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점이다. 당시 한국에는 유교, 불교, 개신교, 천주교, 천도교, 대종교 등 수많은 종교가 있는데, 모든 종교가 3·1운동에 참여한 것은 아니다. 특히 천주교와 유교는 3·1운동과 무관하며, 3·1운동에 전체적으로 참여한 것은 천도교와 개신교였다. 불교는 한용운 개인이 참여했을 뿐이다. 그러나 국사과 교육과정 해설은 3·1운동에 “모든 종교가 참여하여 민족독립운동의 역량을 하나로 모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현행 국사교과서처럼 천도교가 주도했다고 언급하며 개신교를 삭제시킨 것도 옳지 못하다. 주지하다시피, 민족 대표 33인 가운데 16명이 천도교, 16명이 개신교였다. 또한 3·1운동을 주도적으로 준비하던 48명 중 24명이 기독교인이었고, 3·1운동이후 기소 피고인 비율도 전체 6417명중 기독교인의 수가 1561명으로 전체의 24.3%에 해당한다. 천도교 1156명, 불교 72명, 유교 11명에 비해 개신교의 참여가 어떠했는가가를 알 수 있다. 개신교의 참여는 이런 통계로만 설명되지도 않는다. 실제로 3·1운동은 교회 조직을 통해 확산돼 나갔다.

이와 비슷한 경우가 물산장려 운동이다. 국사교과서는 물산장려 운동을 설명하면서 종교계가 여기에 참여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종교계 일반이 참여한 것이 아니라 개신교가 참여했다. 물산장려 운동을 일으킨 조만식은 개신교의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평양의 기독교를 중심으로 이 운동을 전개해 나갔다. 이 운동은 기독교의 절제 운동과 조선상품 애용 운동이 결합돼 나타났다.

사실 기독교는 일본 문화 속에 퇴폐 문화가 함께 들어와서 조선 사회를 타락시킨다고 봤다. 이것이 잘 나타난 것이 1907년 대부흥운동이다. 을사보호조약 이후 조선에 입국한 일본인들이 한국사회에 수많은 퇴폐 문화를 전달했다. 여기에 맞서 한국 기독교는 회개운동을 벌였는데, 이것이 바로 1907년 대부흥운동이다. 이것은 3·1운동 이후에도 마찬가지이다. 3·1운동 이후 조선에는 일본의 세속 문화가 들어오고 있었으며, 여기에 맞서 절제 운동과 조선상품 애용 운동을 벌였다.

/박명수 교수(서울신대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장, 교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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