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요한 칼럼] 콩나무처럼 키우자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 최요한 목사(남서울비전교회).

▲ 최요한 목사(남서울비전교회).

요즈음 아이들은 과거에 비해 정신력과 의지, 인내력이 부족해 어려운 일을 겪게 되면 쉽게 삶을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 비관과 파멸의 아비인 사단은 청소년들을 넘어뜨리기 위해 이러한 약점을 최대한 이용한다. 사단은 인터넷과 대중음악, 영화와 방송 등을 주요 공격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그러한 것들이 매우 효과적인 것은 청소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을 통해 청소년들은 어렵지 않게 자살 정보를 알아낼 수가 있으며, 자살을 소재로 한 대중음악과 영화를 통해, 또 방송의 선정적인 자살보도를 통해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은 자살에 대한 충동을 느낀다. 그러지 않아도 성적과 학교생활, 가정과 외모 등의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괴로웠는데, 자살에 대한 자극적이고 미화적인 TV나 인터넷 문화 등은 청소년들로 하여금 쉽게 자살을 생각하도록 만든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한 불행을 막기 위해서, 교회와 가정은 미래의 주역들인 청소년들이 강한 정신력과 건전한 가치관을 갖게 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채봉 시인이 지은 ‘콩씨네 자녀교육’이라는 시가 있다. “광야로 내 보낸 자식은 콩나무가 되었고, 온실로 들여보낸 자식은 콩나물이 되었고”라는 내용이다. 받침 하나의 차이지만, 콩나물과 콩나무는 완전히 다르다. 비록 같은 콩에서 싹이 난 것이지만, 생긴 모양이나 가치는 천지차이다. 콩나물은 방안이나 온실에서 시루에 담겨진 콩 씨앗이 편안하게 주인이 공급해주는 물만 받아먹고 자란다. 전혀 어려움이나 고생이 없다. 그러다보니 꽃도 없고 열매도 없다. 줄기가 뿌리 구실을 하는 이상한 식물이 되어 단 한 알의 콩도 생산하지 못하고 식탁의 한 끼 식사로 그 일생을 마친다. 그러나 콩나무는 다르다. 밭에 뿌려진 콩 씨앗은 거친 환경 속에 스스로 자양분을 섭취하면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며 성장한다. 따가운 햇볕을 받고 삼킬듯한 비바람과 맞서며, 또 해충과 잡초의 방해를 이기며 온갖 시련 속에 자라난다. 수분과 양분도 스스로의 힘으로 얻는다. 그렇게 고생스럽게 자란 결과 뿌리는 땅에 깊이 뻗고, 잎과 줄기는 무성해서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 

청소년들이 국가와 사회를 책임지는 보배가 되기 위해서는 콩나무와 같이 어떠한 시련 앞에서도 꿋꿋하게 이겨 나갈 수 있는 강한 정신력 배양이 필수적이다. 시련과 고난은 능력 있는 삶의 밑거름이 된다. 부모님들이 먼저 이러한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자녀를 지나치게 과잉보호하게 되면 나약한 콩나물밖에는 되지 않는다. 오늘날의 시대는 한 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이며, 무한경쟁의 시대이다. 스스로 일어설 수 없는 사람은 인생의 낙오자나, 전쟁터의 패잔병밖에는 될 수 없다. 조금 애처롭게 보이고, 안쓰러워 보여도 혼자 부딪쳐서 일어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렇다고 모르는 척 방관을 하라는 말이 아니다. 자녀들의 건전한 가치관과 위대한 비전을 위해 더욱 많은 눈물의 씨앗을 뿌리면서, 부모 자신들이 삶을 통해 솔선수범의 모습을 보여주라는 말이다.

시편기자는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시 126:5)라고 했다. 그 말씀을 늘 기억해 온실 속의 화초와 같은 나약한 콩나물 자녀로 키우지 말고, 거친 들판에서도 꿋꿋하게 자라나, 주위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콩나무 자녀로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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