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칼럼] 한동대 총학생회가 죽을 죄를 지었는가?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 안희환 목사(예수비전교회).

▲ 안희환 목사(예수비전교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 이후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하면서 분향소로 향하였습니다. 그 추모 열기는 상당히 뜨거웠고 방송사들은 앞을 다투어 추모 열기를 보도하였고 더 나아가 노무현 전대통령에 대한 자료들을 계속적으로 방송에 내보냄으로써 더 많은 추모 인파를 끌어 모았습니다. 박정희 전대통령의 장례식 때 모여들었던 사람들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고 하니 노무현 전대통령의 영향력이 그렇게 컸던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사실 제가 노무현 대통령의 자살 소식을 접한 것은 제 친구를 통해서입니다. 아침에 친구가 전화를 걸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 소식을 전해주었고 저는 큰 충격을 받은 나머지 하루 종일 멍한 상태로 보냈습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을 지낸 분이 저렇게 허무하게 인생을 마감한다는 것에 대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 가족들이 받았을 충격과 이 나라에 미칠 파장, 세계 속에서 우리나라가 비칠 이미지 등이 얽혀서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습니다.

제 친구들 중에 한 명은 너무 슬픈 나머지 하루 종일 울면서 지냈다고 하였습니다. 또 방송을 통해 보게 되는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노무현 전대통령의 자살을 슬퍼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인터넷 상에 올라온 수많은 추모의 글들 속에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 전대통령의 자살을 가슴 아파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의 자살과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아파하는 반응에 대해, 더 나아가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자살을 현 정부의 책임으로 돌리려는 시도에 대해 우려의 입장을 취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 중 많이 알려진 분들로는 조갑제 대표와 김동길 교수, 김진홍 목사를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세 분의 견해는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는데 주로 적대적인 내용들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이런 와중에 조갑제 닷컴에 한동대 총학생회에 대한 이야기가 올랐습니다. 한동대 총학생회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 설치를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한동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사방에서 일어나기 시작하였습니다. 비웃는 사람도 있고, 저열한 한동대 총학생회라고 공격하는 사람도 있고, 학생들의 의견을 수렵하지 않은 채 총학생회가 독단적으로 성명서를 냈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위와 같은 일련의 상황들을 보면서 우리나라가 과연 표현의 자유가 있는 나라인가 하는 의혹이 들었습니다. 사람마다 보는 시각이 다르고 사상이나 교육 배경, 가치관이나 목적의식이 다른 법인데 한쪽의 흐름을 따라가 주지 않는다고 해서 다른 쪽 사람을 함부로 매도하고 있으니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더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애도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죽은 자 앞에 제단을 쌓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께 기도의 향을 올려야 할 때”임을 강조한 것이라고 총학생회에서 분명히 밝혔기에 더 이상 물고 늘어질 이유는 없는 것 아닌지요?

재미있는 현상은 한동대 총학생회의 성명서 건으로 인해 기독교를 공격하는 흐름이 생기고 있다는 점입니다. 8개 교단이 가입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64개 교단이 가입된 한국기독교총학생회가 노전대통령에 대한 애도의 입장을 표현했었는데 그것은 살짝 덮어두고 마치 한동대학교 총학생회가 한국 교계의 대표라도 되는 듯 표적을 삼고 있으니 그 동기에 대해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신과 행동양식을 같이 하지 않는다고 매도하는 분위기나 일부를 가지고 전체를 도매금으로 몰아 비난하는 분위기는 분명 선진국의 모습은 아닙니다. 화해와 통합을 말하지만 사실 입에 붙은 구호일 뿐이고 실상은 자기 편 아니면 다 적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이 한국 사회에 얼마나 깊이 스며들어 있는지 보게 해주는 대목입니다. 그러고 보면 북한과의 통일 이전에 먼저 회복되어야 할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남한 내부의 통합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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