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성 칼럼] 희망의 소리 만듭시다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美 글로벌선교교회 김지성 목사.

▲美 글로벌선교교회 김지성 목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그리고 북한의 핵실험과 연속적인 미사일 발사. TV의 각 채널과 신문지상은 이 두가지 소식으로 온통 점철되어 있습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뒤숭숭한 작금의 현실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한국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고 있습니다.

보수진영, 진보진영을 가리지 않고 한 떨기 꽃으로 산화해버린 그의 죽음을 너무 아쉬워하며 그를 추모하는 발걸음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북한은 군사적 위협을 증대시키는 도발을 감행하고 있습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혹 북한이 전쟁을 유발시키는 극단적인 군사행동을 저지르지는 않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이런 아주 미묘한 시기에 저는 한국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어지러운 시기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있습니다. 이것은 뒤숭숭한 현실 속에 놓여있는 한국에서도 당연히 여과되지 않고 나타나고 있는 현상입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원망의 소리’입니다. 한국의 택시 안에서, 커피숍에서, 인터넷상에서, TV에서 유독 저는 ‘원망의 소리’를 많이 접합니다. 정치적 탄압이 현 정부를 통해서 가해지고 있다는 진보진영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원망의 소리’, 검찰에 대하여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극단적인 죽음으로까지 몰아갔다는 시민들의 ‘원망의 소리’, 진보진영을 통한 10년의 햇볕정책이 북한의 도발을 키웠다는 보수진영의 ‘원망의 소리’, 노 전대통령을 추모하는 자리가 촛불시위로 바뀌며 누구를 향해서인지는 모르지만 ‘원망의 소리들’이 자꾸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자살을 기독교계에서는 적어도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한나라의 전직 대통령이 해서는 안될 일을 저지른 것으로 여기는 ‘원망의 소리’도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에서 이명박 현 대통령을 원망하는 정치인들의 불만에 찬 소리들도 있었습니다. 지금 급격한 위기 속에 빠져있는 한국에서는 어디를 가나 이런 ‘원망의 소리’를 아주 흔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개인, 단체, 사회, 국가, 더 나아가 인류의 미래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그들을 통해서 드러나는 소리를 들어보는 것입니다. 소리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원망의 소리’와 ‘희망의 소리’가 바로 그것들입니다. 위기 속에서 ‘원망의 소리’가 거센 개인, 단체, 사회, 국가, 인류는 불확실한 미래를 맞이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똑같은 위기 속이라 할지라도 ‘희망의 소리’가 메아리 치는 개인, 단체, 사회, 국가, 인류는 희망의 미래를 경험하게 됩니다. 성경은 이를 우리에게 명확하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애굽땅을 떠나 광야로 접어든 이스라엘 백성들은 황량한 사막 한복판에서 위기를 만납니다. 그러자 위기 속에서 ‘원망의 소리들’이 활개를 치기 시작합니다. 그 원망의 소리는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멸절을 가져왔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지도자인 모세를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원망의 소리’를 ‘희망의 소리’로 바꾸도록 도전하십니다. 그러나 이 하나님의 거룩한 도전을 거부한 출애굽 1세대들은 그토록 갈망하던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을 목전에 두고 광야에서 아쉬운 죽음을 맞이합니다.

어느 교회를 방문하든 그 교회를 쉽게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교우들의 ‘소리’가 어떤 ‘소리’를 발하고 있는가를 들어보면 됩니다. 조금 친숙해지면 교우들은 마음 속에 품은 소리를 조심스레 드러냅니다. 그 소리는 두 가지 중 하나입니다. ‘원망의 소리’ 아니면 ‘희망의 소리’가 그것입니다. 목회자들을 포함한 교회 지도자들을 향해서 표현하는 ‘원망의 소리’, 교회에 대한 ‘원망의 소리’, 교우들을 향한 ‘원망의 소리’……. 그것이 쉽게 감지되는 교회는 분명 불투명한 미래를 맞이하게 될 것임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회를 통해서 하나님이 이루실 역사를 기대하는 ‘희망의 소리’가 감지된다면 그 교회는 부흥의 미래를 향한 교회임을 확신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개인, 단체, 사회, 그리고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원망의 소리를 아무런 여과없이 잘 드러내는 사람의 미래는 보지 않아도 뻔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있는 단체, 사회, 국가의 미래 또한 별볼일 없는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원망을 하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서겠지만, 그러나 원망은 원망입니다. 조금 더 이해하고 포용한다면 원망의 소리는 그칠 수 있는 것입니다. 원망은 또 다른 원망을 낳습니다. 어떤 사람은 남들이 원망하니까 따라서 원망하는 말을 내뱉기도 합니다. 생각을 제대로 해보지도 않고 남들이 원망하니까 아무 생각없이 자기도 따라 원망합니다. 정말 무섭습니다.

한국에서 접하는 원망의 소리들은 그 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보수진영은 진보진영을 원망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진보진영은 보수진영을 원망하고 있습니다. 현 정부는 과거 정부를 원망합니다. 과거 정부는 현 정부를 원망합니다. 시민들은 경찰을 원망하며, 경찰은 시민들을 원망하고 있습니다. 경제인들은 노동자들을 원망하고, 노동자들은 경제인들을 원망합니다. 교회 지도자들은 평신도들을 원망하고 있습니다. 평신도들은 교회 지도자들을 원망합니다.

급격하게 원망의 소리가 많아진 한국 사회를 바라보면서 저는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이 가져다 줄 한국의 미래는 불 보듯 뻔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을 위해서 아주 많이 기도해 주십시오. 그리고 이를 교훈삼아 우리도 할 수 있는 한 ‘희망의 소리’를 발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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