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칼럼] 성전 건축하면 삯꾼인가?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 안희환 목사(예수비전교회).

▲ 안희환 목사(예수비전교회).

성전건축이라고 하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칭 교회 개혁가라고 하는 사람들 중에 그런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성전 건축이라는 말을 사용해서는 안 되는 것인데 교인들을 꼬드겨서 헌금을 거두어들이기 위해 성전 건축이란 말을 사용한다고 비판합니다. 과감하게 말하는 사람들은 성전 건축을 하자고 부추기는(?) 목회자들은 사기꾼과 다름없다고까지 주장합니다.

교회 개혁가라고 하는 이들이 그렇게 주장하는 데 있어 논리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솔로몬 성전, 스룹바벨 성전, 헤롯 성전 등이 있었지만 그 모든 성전들은 허물어졌다고 말합니다. 예수님께서 자신을 성전이라고 말씀하셨음을 상기시킵니다. 더 나아가 바울 사도의 가르침을 언급하면서 이제 성령을 모신 성도가 성전이기 때문에 건물을 성전이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항변합니다.

저는 그처럼 주장하는 자칭 개혁가들을 보면서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설혹 그들의 용어 사용이 옳고 성전 건축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 틀린 것이라 할지라도 그 이유를 가지고 목회자를 삯꾼 운운할 수는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의 기준을 절대시하고 그 기준에 의해 다른 사람들을 판다하고 정죄하는 것이야말로 주님께 더 큰 죄를 짓는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세부적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자칭 교회 개혁가들의 주장이 옳은 것도 아닙니다. 성전이라고 할 때의 ‘聖’이 거룩하다는 의미를 가질 수 있음과 동시에, 실제로 거룩한 것은 아니라 해도 하나님께 구별되었기에 ‘성’이란 말을 붙여서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성물이라고 할 때 그것은 어떤 기물이 실제로 거룩해서라기보다는 그 기물이 하나님께 바쳐진 것, 즉 하나님 앞에 구별된 것이기에 성물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사실 성물을 만드는 재료가 다른 기구를 만드는 재료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성물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성물의 모양이 다른 곳에서 쓰이는 기구의 모양과 완전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성물이라고 부르는 것도 아닙니다. 똑같은 재료로 만들어진 같은 모양의 기구라 해도 세상 속에서 사용될 때는 성물이라 하지 않고 교회 안에서 사용될 때는 성물이라 하는 것은 그것이 하나님 앞에 구별된 것이기 때문인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聖’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중요한 예가 있는데 바로 성도라는 용어입니다. 성도라고 할 때 하나님의 거룩하심 같이 거룩하게 살아야 할 당위성을 가지지만 성도라고 하는 것이 거룩성을 보장해주지는 못합니다. 성도들 가운데 연약하고 쉽게 넘어지며 유혹에 약하고 죄에 빠지기도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구원받았기에 성도라고 부를 수 있는 것입니다.

고린도전서에 보면 바울 사도가 고린도교회의 그리스도인들을 성도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들의 삶은 거룩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바울파, 게바파, 아볼로파로 나뉘어 다투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그리스도파까지 등장합니다. 시기와 다툼, 분쟁이 고린도교회에 있습니다. 바울은 그들을 가리켜서 영적 어린아이라고 합니다. 예수님을 믿는 믿음으로 구원 받아 하나님께 구별되었기에 성도라고 한 것인지 삶이 거룩하고 흠이 없어서 성도라고 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입니다.

성전이라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의 의미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성전 건축을 한다고 해서 구약의 성전과 똑같은 개념으로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이 성전이 되신다는 것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그리스도인들이 성령을 모신 성전이 된다고 하는 것을 무시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하나님께 예배드리도록 구별된 건물이요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거나 듣도록 하나님께 드려진 공간이기에 성전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자칭 교회 개혁가라고 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얇은 지식이 교회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파괴할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자신들의 기준을 진리라도 되는 듯 절대시하고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되는 이론이나 사람을 함부로 매도한다면 그 안에서는 하나님의 사랑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바리새적인 자기 의만 남을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목회자와 교인들이 하나가 되어 기도와 눈물로 교회당(?)을 짓고 있다고 할 때 왜 성전이라는 말을 사용하느냐고 질책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잘 지어지도록 기도해주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는지요? 성전 건축이라는 말을 사용한다고 해서 목회자를 삯꾼이라고 단정 짓는 것보다 지어진 건물을 통해서 하나님의 영광만을 드러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해주는 것이 더 유익하지 않겠는지요? 비난만 할 게 아니라 오히려 헌금이라도 한번 해주면 한 마음 되어 담 흘리는 공동체에 큰 용기가 되지 않겠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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