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재혁 목사, ‘KWMA 본국사역 선교사 계속교육’서 강조
“이제 타문화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선교 리더십 개발과 훈련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얼마 전 본국사역 선교사와 선교 리더십 관심자를 대상으로 열린 ‘KWMA 본국사역(안식년) 선교사 계속교육’ 세미나 강연을 위해 방한한 진재혁 목사(미국 뉴비전교회)를 최근 만났다. 그는 “한국교회에서 목회 리더십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슈가 되어왔지만 선교현장의 선교 리더십은 그 동안 별 관심을 받지 못했다”며 “이제 한국 선교의 미래를 위해 선교 리더십 개발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선교사를 위한 리더십 훈련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17세 때 미국으로 이민간 ‘1.5세 목사’인 그는 미국 버지니아주립대학 심리학, 트리니티신학교 목회학 석사를 전공하고 풀러신학교에서 선교학 석사, 리더십이론 박사 학위를 받았다. 특히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아프리카 케냐 선교사로 파송돼 현지인 교회를 개척하고 나이로비 국제신학교에서 리더십과 문화인류학을 가르치면서 선교 리더십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한국 지구촌교회 영어목회부 담당목사, 총신대 선교대학원 초빙교수를 역임하고 2005년부터 산호세제일침례교회(2007년 뉴비전교회로 개칭)를 섬기고 있다.
진 목사는 이날 “과거 한국교회는 타문화권에 대한 이해와 선교 리더십 훈련 부재로 일어나는 문제들을 선교사 개인의 자질 부족으로만 치부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특히 선교 리더십이라면 ‘선교사 영성 리더십’ 정도의 언급만 있었지 문화인류학적 접근을 통한 타문화권 선교 리더십 개발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 예로 일부 한국 선교사들이 팀사역에 약하다는 평을 받는 것도 선교 리더십 개발과 훈련이 부족했기 때문일 것”이라며 “요즘 선교 현장에서는 여러 사역팀과의 파트너십 형성과 현지인들의 리더십 교육 등을 위해 선교 리더십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에서는 신학교 과정이나 선교사 훈련 과정을 이수하기만 하면 저절로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실제 리더십을 갖추기 위해서는 훈련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선교현장에서 효과적인 선교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진 목사는 먼저 한국적 리더십 및 한국교회 목회 리더십을 깊이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교리더십, 군사리더십이 강한 한국적 리더십과 한국교회 목회 리더십을 이해할 때 타문화권 리더십과 비교, 연구하여 선교 리더십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섬김의 리더십’에 대한 한국인의 사고방식을 예로 들었다. “상당수 한국인은 섬기는 리더가 되려면 리더로서 카리스마를 포기해야 한다는 관념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섬김의 리더십은 리더의 야망보다 자신이 이끄는 사람들에게 최선의 유익을 주려고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의 종이 되기 위해 리더의 권위를 포기하거나 리더가 될 수 없다는 딜레마에 빠질 필요는 없는 것이지요.”
한국적 리더십 및 한국교회 목회 리더십을 이해한 뒤에는 타문화권 리더십을 잘 이해해야 한다. 그는 “리더십의 기본 원칙이 같더라도 한국적 리더십을 타문화권에서 그대로 발휘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며 “문화인류학적 접근을 통해 타문화권 리더십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효과적인 선교 리더십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선교사들이 선교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하나님이 주신 비전을 따르는 이들에게 잘 선포하고 제시해야 한다”며 “여기서 비전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사람들을 섬기려는 동기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자신의 이익을 위한 야망과는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 목사는 선교사들이 성공적 비전을 세우려면 △나 자신과 하나님이 나를 기르신 환경을 알고 △하나님을 알고 △내가 속해있는 환경을 알며 △다른 사람의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하고 “비전은 정체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 성숙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비전 선포나 제시는 잘하지만 사람들이 비전에 대해 이해할 있도록 시간을 투자하여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는다면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다. 그는 “선교사들이 가지고 있는 비전이 아무리 훌륭해도 비전의 구체적인 의미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부족하면 비전에 대한 공감이 형성되기 힘들다”며 “선교지 소개, 간증, 기도뿐 아니라 무엇보다 성경 말씀으로 현지인과 한국교회에 비전을 소개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목사는 선교사들에게 마지막 당부의 말로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하나님의 능력 가운데 경건한 삶을 살아야 하고 비전을 위해 희생과 헌신의 모범을 보이며 영적인 파워로 현지인들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