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요한 칼럼] 그래도 살아야 한다

김은애 기자  eakim@chtoday.co.kr   |  

▲최요한 목사(본지 이사장, 남서울비전교회 담임).

▲최요한 목사(본지 이사장, 남서울비전교회 담임).

인간의 생명은 천하보다 귀하다(마 16:26). 천하를 주고도 바꿀 수 없는 것이 생명이다. 그런 귀한 생명인데, 하루에도 30여명씩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갈수록 생존경쟁이 치열하고 삶의 중압감에 눌리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자살을 그 도피처로 생각한다. 그러나 견디기 힘들 정도로 어려워도, 그래도 살아야 한다. 생명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고 너무도 고귀하기에, 또 죽게 되면 회복의 기회가 영원히 없기에 그렇게 죽어서는 안 된다.

2007년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는 현재 OECD 국가 중에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창 일할 나이대인 20대, 30대에서 자살은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더 안타까운 것은 앞으로 나라를 책임져야 할 10대 꿈나무들에서도 2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생명의 고귀함에 대한 가르침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 아닐 수 없다.

<살아야 한다 나는 살아야 한다>라는 책이 있다. 마르틴 그레이가 쓴 책인데, 전 세계에서 3000만부가 팔릴 정도로 대단한 베스트셀러이다. 그 책에 보면 그레이의 삶이 참 기구하다 못해 가혹하다. 그는 유대인으로 1922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태어났는데, 2차세계대전의 와중에 독일군에게 체포돼 트리블린카의 유대인 수용소에 수감되었다. 나치에 의해 일가친척 110명이 포로수용소에 갇혔는데, 그레이 외에 그의 어머니와 동생들을 포함해 110명이 전부 다 참혹하게 죽었다. 그는 화물기차에 숨어 극적으로 탈출했다. 체포를 모면한 아버지와 함께 독일군에 맞서 싸우다가 그가 보는 앞에서 아버지가 총에 맞아 죽었다.

그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1959년 좋은 여자를 만나 결혼을 해서 4자녀를 낳고 행복하게 살았다. 그런데 이게 또 웬일인가? 1970년 10월3일, 갑작스런 산불로 아내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네 아이들을 한날 한 시에 다 불로 잃고 만다. 이런 상황이라면 보통, 세상을 원망하고 자살할 텐데 그는 그러지 않았다. 죽은 가족들의 죽음을 헛되게 할 수 없다고 아내의 이름을 따서 디나 그레이 재단을 설립해 어린이들과 사람들을 산불의 피해로부터 보호하는 일에 앞장섰다. 또 책 인세와 영화에 대한 권리는 인권 단체와 환경단체에 모두 기부하면서 어려운 사람들을 도왔다. 그레이는 말한다. 어떤 절망적인 상황 가운데서라도 살아야 한다고.

그레이의 말대로 극한의 상황에서도 살아야 한다. 참된 믿음은 죽음의 길이 아닌 삶의 길을 선택한다. 어떤 경우에도 자살은 신앙과 양립할 수 없다. 믿음은 모든 것을 이긴다고 했다(요일 5:4). 수많은 사람의 안락사를 도와준 미국의 잭 케보키안(Jack Kevorkian)의 인터뷰는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그는 45명을 죽도록 도와줬는데, 약물을 주사하기 전에 물어 보았다고 한다. “목사님을 만나 보겠느냐? 기도하겠느냐? 성경이 필요하냐?” 그랬을 때 45명중에 단 한사람도 하나님의 도움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도 뭐라고 결론을 내렸냐면 “자살을 택한 사람의 심적 상태는 무신론자와 같다.”

자살자에 대해 동정의 시각도 필요는 하지만, 지나친 동정과 미화를 해서는 안 된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고귀한 존재로 주님의 것이며, 죽음이 끝이 아니고 영원의 시작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기에 어떤 경우에라도 살아야 한다. 그것이 바른 신자의 자세이다. 하이델베르그 신앙고백서의 유명한 고백문은 우리에게 그것을 더욱 확고하게 가르쳐준다. “나의 몸과 영혼은 이 세상에 사는 때와 장차 죽을 때에도 내 것이 아니라 나의 신실한 구주가 되신 그리스도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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