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건물과 성도들 지금 없다면 난 무엇을…”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한국교회 리더십 50인] 낙원제일교회 최병현 목사 편

많은 이들이 한국교회의 위기를 말한다. 정체 혹은 후퇴하고 있는 성장세, 자꾸만 들려오는 부정적 소식들, 교회에 대한 사회의 불신 팽배 등 총체적 난국은 미래 한국교회의 전망을 어둡게 한다. 그러나 한국교회 구석구석에서 여전히 저마다의 영성과 철학으로 ‘희망’을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본지는 특별히 목회 현장 가운데에서 한국교회에 희망을 전하는 리더십 50인을 만나 그들의 사역을 소개함으로써 한국교회에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

▲기도와 사람, 선교와 이웃 사랑을 교회 부흥의 키워드로 꼽는 최병현 목사는 “항상 초심을 잃지 않는 목회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기도와 사람, 선교와 이웃 사랑을 교회 부흥의 키워드로 꼽는 최병현 목사는 “항상 초심을 잃지 않는 목회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키워드1, ‘기도’=32년 전 2평 남짓한 판잣집을 전세 얻어 출발한 낙원제일교회. 지금은 번듯한 건물에 성도수만도 5천여명을 헤아리지만, 담임목회자인 최병현 목사는 “만약 지금 이런 건물에 이런 성도들이 없다면 나는 무얼 하고 있을까”를 늘 생각한다. “늘 자고치 않기 위해 이 질문을 떠올린다”는 최 목사는 자신의 물음에 스스로 “기도”라는 대답을 내놨다.

“처음 교회를 개척했을 때의 첫 마음을 잃지 않으려고 항상 하나님께 기도하며 그 은혜를 사모합니다. 처음으로 성전을 건축하며 말할 수 없는 어려움에 처했을 때, 병마와 싸우며 하나님께 치유를 갈구했을 때 했던 그 기도를 잊지 않도록 항상 두려움 속에서 기도하고 있어요.”

그래서 최 목사는 성도들에게도 늘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매일 2시간 이상 기도하세요. 물질 뿐 아니라 우리의 모든 것을 하나님께 드리려면 하루의 십일조를 기도해야 합니다.” 자신의 이 가르침이 성도들에게 때로 고리타분한 훈계로 들릴 수 있다는 걸 최 목사 자신도 잘 안다. 하루 하루 정신없이 살아가기에 급급한 현대인들이 기도만으로 2시간 이상을 보내야 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이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현실일 뿐,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 또한 최 목사는 너무나 잘 안다.

“오직 기도만이 해답이라는 걸 너무나 잘 알기에 그것을 강조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제 자신이 경험했으니 너무나 확실한 진리인 거죠.”

최 목사는 매일 새벽예배가 끝난 후 2시간 동안을 강단에서 내려오질 않는다. 이것이 전통이 돼 지금도 낙원제일교회에서 가장 활기를 띠는 예배가 바로 새벽예배와 금요심야기도회다. ‘진짜는 새벽에 있다.’ 낙원제일교회 성도들이 입버릇처럼 달고다니는 말이다. 당연히 최 목사의 입에서 출발했다. 현재 국내 1백 여개 교회와 43개 기관을 돕고, 12가정 해외 단독 파송에 세계 22개국 34선교사 가정을 지원하고 있으며 국내외를 포함 총 여섯 개의 지교회를 설립하게 된 것또한 바로 이 기도의 힘이라고.

키워드2, ‘사람’=최 목사가 기도 다음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바로 사람이다. “한 조직이 건강하려면 시스템보다 사람”이라는 목회철학에서 최 목사는 지도자를 기르고 하나님의 백성을 양육하는데 그야말로 총력을 기울인다.

“번듯한 예배당이 아무리 좋아보여도 그곳에 하나님을 믿는 진짜 사람들이 들어차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입니다. 그러나 한국교회가 이 부분을 놓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사람을 중요시하는 최 목사의 목회철학은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종합대학교를 설립하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최 목사는 이 대학교를 통해 미래의 지도자들이 양성되고 세계를 향한 선교의 문이 확짝 열리기를 소망하고 있다. 이 대학교는 탄자니아 38만평 대지 위에 세워져 유치원부터 전문기술학교까지 두루 갖출 예정이다.

“한국교회 선교도 교회세우기라는 외형주의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우리가 학교를 설립하려는 이유도 사람을 세워 복음화하자는 것에 있습니다. 탄자니아에서 미래의 기독교 지도자들이 양성된다면 아프리카를 더 효과적으로 선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에 위치한 낙원제일교회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에 위치한 낙원제일교회

키워드3, ‘선교’=낙원제일교회의 세번째 키워드는 ‘선교’다. 언제나 선교가 최종 목표이고 푯대의 우선 순위를 차지한다.

“사람이 건강하려면 운동을 해야 하듯이 교회도 건강하려면 끊임없이 선교해야 합니다. 항상 전도하고 베풀고 나누는 일은 교회의 존재 이유라고 할 수 있죠. 성도들에게 항상 말하는 것이 자신에겐 인색하되 남에게는 한없이 후덕하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매년 재정의 30퍼센트 이상을 선교에 지출하고 있는 낙원제일교회는 12가정의 장기 선교사와 3명의 청년 단기선교사를 파송해 아시아 국가들을 비롯한 루마니아, 이스라엘, 탄자니아 등을 선교하며 세계 선교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또 세계 22개국에 34명의 선교사 가정과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으며, 미얀마에 낙원제삼교회, 필리핀에 낙원제사교회와 제육교회를 세우기도 했다. 국내선교도 빼놓을 수 없는 주요사역이다. 1986년부터 부부선교회 주관으로 시작된 ‘농어촌 목회자 초청 세미나’는 해를 거듭할수록 그 규모가 커지고 있고 순회헌신예배와 상호방문, 농촌활동, 장학금 지급 등 농어촌교회와도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며 헌신하고 있다.

키워드4, ‘섬김’=낙원제일교회는 지역과 이웃에 대한 사랑의 책임을 잊지 않기 위해 늘 섬기며 봉사하고 있다. 최근 선교교육관을 완공해 지역사회 섬김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의료 선교부를 출범시켜 내과, 치과, 가정의학과, 한방 분야에서 매주일 헌신하고 있다. 이 밖에도 지역주민을 위한 무료 법률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미용봉사팀, 장애인들을 돕는 사랑의 봉사팀, 불우한 이웃들의 생활을 돌보는 생수사랑회 등을 통해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이웃을 돕다 보면 때론 별로 어렵지도 않으면서도 교회의 도움을 바라면서 접근해오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런 사람들을 만나면 교회의 착한 부분을 이용하려 드는 것 같아 화가 날 때도 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의도야 어찌됐든 교회의 도움을 바라며 오는 사람들을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것은 교회가, 그리고 목회자인 제가 결코 해선 안 될 일이라는 깨달음 때문이죠. 교회에게 주어진, 그리고 제게 주어진 사명만을 묵묵히 감당할 때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있음을 굳게 믿고 있습니다.”

이렇듯 ‘퍼주는 목회’가 지금의 낙원제일교회를 있게 한 또 하나의 원동력임을 최 목사는 늘 잊지 않는다. 이제 더 큰 부흥을 소망하는 이유도 기도와 인재의 양육, 선교, 이웃사랑과 섬김이라는 반석이 더욱 굳건히 교회를 지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늘을 두루마리 삼고, 바다를 먹물 삼고, 땅위에 있는 모든 풀대를 붓으로 삼아도 한없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다 기록할 수 있을까요.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만 있다면 하지 못할 일이 무엇이겠습니까. 제 몸이 부서진다 한들 하나님의 그 사랑 붙들고 나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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