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요한 칼럼] 퍼펙트게임의 의미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최요한 목사(본지 이사장, 남서울비전교회).

▲최요한 목사(본지 이사장, 남서울비전교회).

야구 경기에서 퍼펙트게임처럼 어렵고 힘든 기록은 없다. 1회부터 9회까지 27명의 타자를 맞아 단 한 명도 1루에 내보내지 않아야 한다. 퍼펙트게임이 얼마나 어려우냐면 우리나라 프로야구가 1982년에 출범했는데 지금까지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국보급 투수로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약한 나고야의 태양, 선동렬 선수도 퍼펙트게임만큼은 기록하지 못했다. 13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프로야구에서도 18번 나왔을 뿐이다.

지난 7월 24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마크 벌리는 퍼펙트게임을 수립해 18번째 주인공이 되었다. 이날 마크 벌리는 상대팀 탬파베이를 맞이해 완벽한 투구를 펼쳐 9회 마칠 때까지 한 명도 1루를 밟지 못하게 했다. 그는 2001년 이후 메이저리그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진 투수고, 129승을 기록해 메이저리그 다승 3위를 기록한 최정상급 투수이다. 그런 그가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만수 SK 수석코치가 화이트삭스에서 불펜코치로 있던 시절 그를 전도해, 지금 독실하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퍼펙트(perfect)란 말은 ‘완전한’, ‘완벽한’이란 뜻을 지닌 말인데, 퍼펙트게임에는 2가지 큰 의미가 담겨져 있다. 그것을 놓쳐서는 안 된다. 첫째는 투수 혼자 퍼펙트게임을 이룬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마크 벌리가 아무리 컨디션이 좋고 구위가 좋아도 혼자서는 완벽한 게임을 펼칠 수가 없다. 포수의 리드가 좋아야 하고 야수들의 호수비가 필수적이다. 멋진 수비뿐 아니라 범실을 해서도 안 된다. 평범한 볼을 놓치거나 1루에 악송구를 하게 되면 퍼펙트게임은 그 순간 날아가고 만다. 이날도 위기가 여러 번 찾아왔지만 그 때마다 야수들이 호수비를 펼쳐 퍼펙트게임이 무산되는 것을 막았다. 특히 기옌 감독이 퍼펙트게임을 돕고자 9회에 수비가 좋은 와이즈로 중견수를 교체했는데, 9회초 탬파베이의 선두 타자 캐플러가 중견수 방면으로 큰 타구를 날렸다. 와이즈는 2m40cm의 펜스 위로 오른팔을 쭉 뻗어 넘어가는 공을 낚아챘는데, 그만 펜스에 부딪히는 충격으로 공이 글러브에서 튕겨 나왔다. 그때 떨어지는 공을 다시 잡아 아웃을 시켰다.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을 호수비로 막아낸 것이다. 이렇듯 퍼펙트게임은 아무리 뛰어난 투수라도 야수들의 도움이 없이는 절대 달성할 수 없다.

세상의 뛰어난 인물도 혼자서 위대한 업적을 세우는 것이 아니다. 그를 도와준 많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위인이 될 수가 있었다. 성경의 위대한 인물도 마찬가지이다. 여호수아, 아론, 훌 등의 도움이 있었기에 위대한 모세가 탄생할 수 있었다. 성군 다윗도 그의 곁에 나단, 갓, 아비새, 후새, 잇대, 사독 등이 전심을 다해 도왔기에 다윗이 될 수가 있었다.

두번째, 퍼펙트게임은 인간의 한계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투수가 완벽할 정도로 뛰어나다면 그 다음번 경기에도 계속 퍼펙트한 내용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마크 벌리 같은 경우도 그 다음 경기에서 7이닝을 던져 4실점을 기록해 패전투수가 되었다. 그러기에 퍼펙트게임은 인간의 한계를 여실히 깨닫게 해준다. 인간은 결코 완전한 존재가 아니다. 아니 될 수가 없다. 오직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퍼펙트한 존재는 하나님밖에는 없다. 어떤 대기록이 달성되거나 위대한 인물 뒤에는 그를 도와준 수많은 사람들의 헌신이 있다. 우리가 그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인간은 결코 퍼펙트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다윗처럼 오직 우리의 소망은 완전하신 하나님께만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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