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흔 칼럼] 교회개혁은 진정한 용기와 말씀으로!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

▲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기독교의 위대한 역사를 다시 쓴 종교개혁의 주인공 마르틴 루터는 1483년 독일 튀링겐 아이슬레벤의 한 시골에서 광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여섯 개의 갱도와 두 개의 주물 공장을 소유하고 있었고, 또한 구의원으로 도시 중심가에 저택을 보유한 큰 부자였다. 아버지는 루터가 18세였던 1501년 그를 에르푸르트 대학으로 유학보내 문학사 학위를 받게 한다. 이후 루터는 변호사가 되기 위해 법학을 공부하다 숲 속에서 말을 타던 친구가 낙뢰로 사망하자 법률가의 꿈을 접고 1505년 에르푸르트에 있는 수도원 5곳 중 하나인 아우구스티누스 수도원에 들어가 성직자의 길을 걷게 된다.

수도원에 기거하던 중 그의 비범한 학문적 자질을 알아 본 선배 성직자들의 권유로 신학을 더욱 깊이있게 공부해 비텐베르그 대학교에서 1512년 신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동 대학 윤리철학 강사가 된다. 그는 사도 바울을 주로 강의했으며, 교구 내 한 교회에서 매일 설교하기도 했다.

그는 카톨릭 교회의 절대적인 신학과 가르침에 따라 경건한 삶을 살아서 스스로 구원을 완성하기 위해 몸과 마음을 다 바쳤다. 그러나 카톨릭의 중요 교리에 따라 신앙고백과 고해성사, 금식과 철야기도 등을 쉼없이 해도 마음 속에 평안이 오지 않았다. 빌라도 집의 계단으로 추정되는 스칼라 상타의 28개 계단을 무릎으로 기어 오르면서 계단마다 키스하고 라틴어로 된 주기도문을 외우며 구원의 완성을 스스로 꾀했지만, 크리스천으로서 당연히 있어야 할 행복과 구원의 확신이 생기지 않았다. 그는 내면에 깊숙하게 들어 있는 정욕을 제거하고 거룩하게 살고자 몸부림칠수록 영적인 고통만 더해간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던 어느 날 루터는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는 하박국 말씀과 신약성경 로마서(특히 1장 17절)를 심도있게 읽으면서, 사람의 심오한 노력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이 인간에게 선물로 주신 오직 믿음으로 구원을 완성할 수 있다는 ‘이신칭의’의 심오한 진리를 깨닫게 됐다. 올바른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자 무릎을 깨뜨렸던 피나는 노력과 오직 성경에서 구원의 진리를 캐내고자 전력으로 연구 헌신했던 루터를 통해 세속화된 16세기 독일교회가 긴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이었다.

수백 년 동안 잠자고 있었던 복음의 진수요 진리가 루터를 통해 비로소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게 된 것이다. 인간적인 종교 의식을 아무리 행해도 구원받을 수 없고, 오직 하나님 주신 믿음이라는 선물을 통해서만 천국 백성이 될 수 있다는 성경의 위대한 진리를 깨닫고 그는 비로소 마음 속에 평화를 얻었다. 하나님이 자신의 마음 속에 믿음을 선물로 허락하사 구원을 주셨기 때문에 지옥에 떨어질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한편 이때 독일 브란덴부르크의 귀족 알베르트는 거액의 돈을 빌려 마인트의 대주교직을 구매했기 때문에, 빌린 돈을 되갚을 방법을 골똘히 찾기 시작했다. 좋지 않은 방면으로 천재적인 능력을 지닌 그는 당시 교황을 꼬드겨 서로간 윈윈(win-win)의 빅딜을 이뤄낸다. 소위 면죄부(거룩한 장사)를 만들어 무지한 교회 성도들에게 팔아서 절반은 교황이 성 베드로 성당을 건축하는데 사용하고, 절반은 자신이 챙겨 빚을 갚는데 사용하기로 합의했던 것이다.

이토록 음흉한 빅딜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그들은 당시 도미니쿠스의 수도사이자 유명한 설교가요 웅변가였던 요하네스 테첼을 면죄부 판매의 최고 책임자로 임명했다. 그는 전국교회를 돌아다니면서 탁월한 언변으로 ‘동전이 헌금함에 짤랑 하고 떨어지면 연옥에서 고통받는 영혼이 해방된다’, ‘죽은 친척과 친구들이 당신을 향해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세요,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세요, 우리는 견디기 어렵습니다. 당신이 약간의 기부금만 내면 우리를 이러한 연옥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어요, 라고 애걸하는 목소리를 들어 보세요’ 라고 침이 마르도록 설교했다. 사랑하는 친구나 친지들이 연옥에서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설교를 듣고 불쌍한 그들을 천국으로 보내기 위해 수많은 성도들이 면죄부를 구매하고 기부금을 내기 시작했다.

16세기 당시 교황에 의한 사악한 면죄부 판매 정책으로 교회 공동체는 부패할 대로 부패해 심각한 세속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었다. 총체적인 기독교의 타락과 위기의 때 공의의 하나님은 미리 훈련시키고 준비해 놓은 루터를 참된 교회 개혁사역에 투입하셨다. 하나님을 진실하게 믿는 34세의 젊은 학자요, 신실한 신앙인 마르틴 루터는 1517년 10월 31일 소위 ‘모든 성인들의 축일’ 전야에 당시 카톨릭이 지니고 있는 95개의 왜곡된 신학과 신앙을 조목조목, 그러나 용기있게 지적하면서 선배 성직자들에게 그것을 심도있게 토론할 것을 요청했다. 루터가 비텐베르그 교회 정문에 못을 박아 부착한 95개의 반박문은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이 때부터 루터는 카톨릭 교리에 정면 대응하는 신학과 신앙의 최전방 투사가 된다. 교회 전통 속에서 무분별하게 인정되고 있던 ‘카톨릭 종교회의의 절대 무오성’과 ‘교황의 절대적인 권위’를 부인하기 시작했다. 지난날 구텐베르크에 의해 제작된 인쇄술을 선용, 자신의 은혜신학을 책을 통해 분명히 밝히는 최선두 투사가 된다. 선물로 미리 주신 탁월한 인쇄 기술을 이용해 신학 서적과 신학 주석 등을 편찬하고 종교개혁을 주도했으며, 40세 때는 격주마다 한 권씩 기독교 서적을 출판해 종교개혁의 위대한 불씨를 힘있게 당겼다.

120년이라는 짧지 않은 역사를 지닌 한국의 개신교회는 서슬퍼런 권력과 무기 앞에서도 목숨을 걸고 오직 하나님의 신실한 말씀만을 당당하게 말하며 외쳤던 16세기의 마르틴 루터를 깊이 상고해야 한다. 오직 하나님 말씀으로만 교회 강단을 가득 채워 하나님의 교회를 교회답게 세워드려야 한다. 세속화 물결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는 한국의 개신교회는 오직 성경 말씀으로만 제2의 종교개혁을 이뤄야 한다. 사람을 보지 않는 진정한 용기를 가슴에 품고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 선포할 16세기 루터 같은 영적 지도자를 한국교회는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성경에 있는 복음만이 교회 속에 외쳐지고, 그것이 제대로 실천될 때 궁극적인 교회의 승리와 성공은 이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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