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분열된 적 없는’ 안동교회 100주년 맞아

송경호 기자  khsong@chtoday.co.kr   |  

일제핍박과 교단분열에 의연, 창립기념예배 드려

▲1938년 준공예배 후 안동교회. 육중한 화강암을 그대로 돌제단을 쌓아올려 국내 몇 안되는 독특한 양식의 예배당은 62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문화재로서도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 안동교회

▲1938년 준공예배 후 안동교회. 육중한 화강암을 그대로 돌제단을 쌓아올려 국내 몇 안되는 독특한 양식의 예배당은 62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문화재로서도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 안동교회

1908년 설립, 일제시대 민족의 수난을 함께했으며 50년대 말 장로교단 분열의 진통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이어져온 안동교회(담임 김승학 목사)가 창립 1백주년을 맞았다.

안동교회는 8일 오전 11시 예장 통합 총회장 김삼환 목사 등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교회 창립 100주년 기념예식 예배를 드렸다.

2007년 작고한 이 교회의 제8대 담임 故 김기수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과 예장 통합 총회장을 지내며 교계를 이끌어온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신사참배 거부 등 일본 제국주의에 항거
해방 후 주민계몽, 사회발전에 주역 감당

안동의 복음화는 1893년 배위량(Rev.W.M.Baird) 선교사, 1902년 안의와(Rev. James E.Adams) 선교사가 지역을 순행하면서 시장 전도를 하고 복음서를 파는 가운데 씨앗이 뿌려졌다. 시간이 흘러 안동의 복음화 소식을 들은 안의와 선교사가 다시 찾아와 서문외(현 대석동 대석상화 자리)에 있던 초가 5칸을 사들여 서원을 개점하고, 교인들을 모아 처음으로 예배를 드린 1909년 둘째 주일이 안동교회의 창립일이다.

창립을 함께했던 김병우, 강복영, 원화순 등 7명으로 시작된 교회는 1년 후에 70인으로 늘어났다. 1911년 9월 김영옥 목사가 초대목사로 취임, 1913년 7월 20일 김병우 장로가 초대 장로로 장립함으로 경안노회에서 처음으로 당회가 조직되었다.

안동지방의 3.1운동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했다. 특히 안동 읍내에서 유일한 교회였던 안동교회 교인들이 선도적 역할을 감당하였으며 김영옥 목사는 김병우 장로를 비롯한 교회지도자 및 청년들과 비밀 모의를 하고 독립선언서를 인쇄, 국기를 제작해 3월 18일 안동 장날에 독립만세를 부르게 되니 대규모의 만세 운동이 일어났다. 이 일로 안동교회와 관련된 수많은 이들이 옥고를 치렀다.

1936년 일본이 교회에 신사참배를 강요함으로 가혹한 박해를 시작할 때 안동교회만은 김영옥 목사가 일경의 지시와 간섭을 피해가며 신사참배를 거부하는 등 제국주의에 항거했다. 일제 말엽과 해방 후에 사회 안정을 위해 역할을 감당한 안동교회는 치안유치회 조직에 김광현 담임 목사가 고문으로 선임되고 주민들의 계몽에 앞장섰으며, 1946년에는 독립촉성 국민회 안동군 초대위원장에 당선되는 등 안동사회를 이끌어가는 주역이 됐다.

경북 안동의 중앙에 위치한 안동교회는 경안노회 모교회로 자리매김을 하며 안동 읍내 변두리 지역 교회를 개척하는 등 안동선교부의 특별한 협력으로 장족의 발전을 거듭했다.

▲100주년 기념예식을 개최한 안동교회. 우측이 지난 4월 준공된 100주년 기념관이며 좌측이 1938년 준공해 지금까지 예배당으로 사용됐던 교회 건물이다. ⓒ 안동교회

▲100주년 기념예식을 개최한 안동교회. 우측이 지난 4월 준공된 100주년 기념관이며 좌측이 1938년 준공해 지금까지 예배당으로 사용됐던 교회 건물이다. ⓒ 안동교회

‘건실한 지도자들’로 교단 분열에도 굳건
“이전 영광보다 이후의 영광 클 것 확신”

안동교회에는 몇 가지 자랑거리가 있다. 한국기독청년면례회의 발상지라는 것이 첫번째로, 3.1 만세 운동 후 교회로 모여든 청년들의 신앙활동을 위해 안대선(W.J.Anderson) 선교사의 지도로 1921년 2월 5일 안동교회 기독청년면례회를 조직하게 되니 이것이 한국기독청년면례회의 효시다.

무엇보다 ‘한 번도 분열되지 않는 에큐메니칼 정신이 뛰어난 교회’라는 자부심이 흐른다. 해방 후 장로교단이 고려파 분열, 기장파 분열에 이어 1959년 합동측과 통합측 분열로 최대 교단 분열이 있을 때 노회가 분열되지 않는 곳은 경안노회를 제외하곤 전국적으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

교회는 그 이유로 ‘건실한 지도자들’을 꼽았다. 당시 경안노회장이었던 김광현 담임 목사는 총회 총무 및 서기로 평화위원 활동에 적극적이었으며 안동 선교부의 분명한 지도 노선과 노회적으로 평화위원 및 수습 특별 전권 위원회 활동을 한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안동교회는 흔들림 없이 안정된 상태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나올 수 있었으며 교파를 초월해 포용력을 갖고 연합운동, 연합사업에 매진해왔다.

교육기관 설립 등 지역사회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1911년에는 초등교육기관인 「계명학교」를 설립해 상민의 자녀도 받아들여 반상의 계급타파에 앞장섰다. 1924년에는 중등교육기관 「경안중학원」을 설립했으며 해방 후에는 안동의 최초 유치원 「안동유치원」을 설립했다. 이후 1965년 안동중앙 신용협동조합 설립, 장학위원회 설립, 농촌봉사활동 전개, 경로대학 운영 등 지역사회를 향한 섬김은 지속됐다.

안동교회는 지난 4월 100주년 기념관 기공감사예배를 드리고 본격적으로 안동 시민의 복음화를 위한 선교와 섬김과 봉사의 비전을 세웠다. 김승학 담임 목사는 “우리 교회를 통해 나타날 이전의 영광보다 이후의 영광이 더 클 것을 확신한다”며 “지나온 100년을 감사하며 동시에 나아갈 새로운 100년을 위한 비전을 선포하고 아직까지 가보지 않은 복음의 길을 새로운 각오로 출발하려 한다”고 다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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