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요한 칼럼] 카파의 기자정신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최요한 목사(본지 이사장, 남서울비전교회).

▲최요한 목사(본지 이사장, 남서울비전교회).

어떠한 희생과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진실을 전하겠다는 취재정신을 카파이즘(Capaism)이라고 한다. 수많은 전쟁터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며 전쟁의 참상을 사진으로 고발한 로버트 카파의 기자정신을 기린 말이다. 로버트 카파는 41살이라는 짧은 삶을 살다간 전설적인 종군기자이다. 그가 보여준 종군기자로서의 사명과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전달하고자한 숭고한 정신은 반세기가 흘렀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그가 얼마큼 철저한 사명의식을 가졌는가를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낙하산을 한 번도 타본 일이 없음에도 현장감 있는 사진을 찍기 위해 1943년 미군 수송기를 타고 공수부대원들과 함께 이탈리아 전선에 떨어진 적이 있다. 정의와 진실을 위해서라면 그는 어떠한 위험도 마다하지 않았다.

카파는 1913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양복점을 경영하는 유대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1936년부터 종군사진기자가 된 카파는 스페인 내란과 2차 세계대전 등 5차례 큰 전쟁에 종군기자로 참여하여, 적과 아군이라는 이분법적인 구분을 가지고 대했던 기존의 시각에서 탈피하여 전쟁이 얼마나 끔찍하고 참혹한가를 중립적인 시각에서 찍었다. 그래서 전쟁의 참극을 있는 그대로 생생하게 카메라 렌즈에 담을 수 있었다. 카파의 이름을 전세계에 처음으로 알리고 그의 대표적인 사진이 된 것은 1936년 스페인 내란 중에 찍은 <어느 인민전선파 병사의 죽음>이었다. 한 병사가 돌격하기 위해 참호 속에서 뛰쳐나가다가 머리에 총탄을 맞고 쓰러져 죽는 장면이었는데 곁에 있다가 우연히 사진을 찍게 되었다.

카파는 진실을 담은 사진을 찍고자 했으며, 기자로서의 사명을 위해서라면 목숨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래서 항상 총알이 빗발치는 최전선에서 생명 걸고 전쟁의 참상을 찍었다. 그의 투철한 사명의식이 느껴지는 말이 있다. “만약 당신의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그것은 너무 멀리서 찍었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도 카파는 그가 한 말을 그대로 실천하였다. 1944년 6월 6일,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수많은 총알이 쏟아지는 해변가에서 셔터를 눌렀는데, 종군사진기자로는 카파가 유일하였다. 당시 절박했던 상황을 보여주는 카파의 노르망디 사진은 제2차 세계대전의 보도사진 중에서 최고의 걸작으로 간주되고 있다. 1954년 5월 25일, 프랑스와 베트남간의 전쟁장면을 찍던 중 카파는 지뢰를 밟고 세상을 떠나고 만다.

이러한 로버트 카파를 볼 때 사명과 진실이라는 두 단어가 떠오른다. 그는 종군기자로서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사명은 다름 아닌 진실을 알리기 위한 사명이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진실을 전해야 하는 사명이 있다. 진리 되신 예수님을 어떠한 희생과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전해야만 하다(딤후 4:2). 죽어가는 수많은 영혼들에게 지옥의 참상과 천국의 기쁨을 있는 그대로 전해야 한다. 때로 무시와 냉대와 조롱과 핍박이 쏟아지겠지만 그에 굴하지 말고 최대한 가까운 거리에서 불신자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 만약, 복음을 전했는데 만족스런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카파가 말한 대로 그들과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최대 근접 거리에서 그리스도를 전할 때 복음은 반드시 선명하게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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