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칼럼] 동기 회복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안희환 목사(예수비전교회).

▲안희환 목사(예수비전교회).

동기가 중요한가 아니면 결과가 중요한가 하는 질문이 주어지면 사람의 성향 따라 각기 다른 대답이 나올 것입니다. 내면의 자세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면 동기가 중요하다고 할 것이고 손에 쥐어지는 어떤 열매를 가치 있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결과가 중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머리를 잘 굴리는 사람은 동기와 결과 모두가 중요하다고 대답할 것이구요.

사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더 강조되고 있는 것은 동기보다는 결과인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승진을 하려면 업적(결과)이 있어야 합니다. 좋은 학교에 들어가려면 우수한 성적(결과)을 내야 합니다. 주식을 투자하면서 이득(결과)을 목표로 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국민들이 정부를 향해 요구하는 것도 구체적인 실물경제의 회복(결과)이지 국민들을 잘 살게 하리라는 의지(동기)는 아닙니다.

중국 우화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이좋게 지내는 개와 고양이가 있었는데 둘은 서로를 벗삼아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힘껏 돕자고 굳게 약속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고양이가 잘못해서 늪에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헤엄을 칠 줄 모르는 고양이는 큰소리로 구원을 청했고 그 소리를 들은 개가 위험을 무릅쓰고 물속으로 뛰어들어 고양이의 목을 물고 언덕으로 헤엄쳐 갔습니다.

개에 목을 물린 고양이는 목이 너무 아파서 비명을 질렀습니다. 목을 물고 있는 이빨의 힘을 빼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그러나 개는 늪에서 빠져나가는 것이 중요하지 지금 당장 아픈 것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여 여전히 고양의 목을 단단히 물고 헤엄을 쳤습니다. 마침내 언덕에 올랐는데 고양이는 이미 죽어있었습니다. 고양이를 살리려는 좋은 의도(동기)였는지는 몰라도 개의 부주의함이 고양을 죽게 만들었습니다(결과). 결과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이야기입니다.

이제 동기에 대해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세상에서는 결과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만 신앙의 입장에서 볼 때는 동기가 더 중요한 가치를 가집니다. 마태복음 6장에는 기도와 금식과 구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기도와 금식과 구제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은밀히 보시는 하나님 앞에서 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즉 사람 앞에서 보이기 위한 목적으로 행하는 기도와 금식과 구제는 이미 자기 상을 받은 것이며 하나님과 관계가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동기가 잘못되었기 때문입니다.

사랑장으로 유명한 고린도전서 13장에서는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된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예언하는 능력이 있어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알고 또 산을 옮길 만한 모든 믿음이 있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씀합니다. 심지어는 자신에게 있는 모든 것으로 구제하고 또 자신의 몸을 불사르게 내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 유익이 없다고 말씀합니다. 사람의 방언, 천사의 말, 예언, 믿음, 구제, 희생이라는 결과가 드러나도 사랑이라는 동기가 없으면 무의미하다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요한 웨슬레는 성화에 대해 강력하게 설교하고 가르친 하나님의 사람으로 유명합니다. 성화를 ‘온전한 사랑.’‘그리스도인의 완전’등으로도 표현하는데 완전이란 말 때문에 비판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요한 웨슬레는 그런 비판에 맞서서 그리스도인의 완전이란 절대적인 완전이 아니며 오류에서 자유로운 것도 아님을 밝힙니다. 그런 과정에서 웨슬레가 강조하는 것은 동기의 순수성입니다.

오늘날 한국 교회에 필요한 것은 순수한 동기의 회복입니다. 연합운동을 하는 것도 좋고, 구제 사업을 펼치는 것도 좋고, 대각성집회를 개최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특정인이나 특정 교단의 명예를 위한 것이어서는 안 됩니다. 오직 하나님의 이름을 드러내려는 동기에 의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북한을 돕는 일이 필요하고, 때로 대사회적인 집회를 여는 것도 필요하고, 학술 세미나도 필요합니다. 다만 사람의 영광을 드러내기보다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어야할 것입니다.

종종 유명한 목회자들이나 그런 목회자들이 모인 단체에서 어떤 일을 이루었다고 언론에서 보도되는 것을 봅니다. 특정 교회나 교단에서 교계를 위해, 혹은 사회를 위해 큰일을 행했다고 기사화된 것을 봅니다. 정말 하나님을 사랑하고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일을 하다가 보도된 것이라면 아름다운 것이겠지만 애초에 드러내기 위한 목적으로 그 모든 것을 진행한 것이라면 하나님과는 상관없는 사람, 혹은 단체라고 할 것입니다.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오직 영혼들을 향한 사랑 때문에.

동기 회복 운동이 필요할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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