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칼럼] 두 팔이 없으면 두 발로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안희환 목사(예수비전교회).

▲안희환 목사(예수비전교회).

고지마 유지는 4살 때 큰 사고를 당했습니다. 덤프 트럭에 치여 수 m를 날아간 것입니다. 그는 그 사고로 인해 두 팔을 잃고 말았습니다. 순간의 사고로 인해 일생을 두 팔 없이 살아가야하는 장애인이 된 것입니다. 본인도 부모님도 큰 충격을 받았을 것입니다. 거칠고 험한 세상을 살아가기에 너무 연약해진 몸이니 걱정이 가슴 깊숙이 파고들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고지마 유지는 자신의 장애에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사라진 두 팔에 집중하지 않고 아직 남아 있는 두 발로 할 수 있는 것을 찾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데는 아버지의 도전이 많은 작용을 했습니다. 고지마 유지의 아버지는 비장한 얼굴로 아들 앞에 숟가락 하나를 놓고 오른발 발가락으로 집어 들어 보라 했고 그것이 발을 사용하게 된 계기니까요.

장애에 대한 고지마 유지의 생각은 저에게 많은 도전을 줍니다. 사람들은 그를 향해 장애를 극복하다니 정말 대단하다고 칭찬하지만 그는 자신이 장애를 극복한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여전히 불편한 일이 많다는 것입니다. 손이 자라나지 않는 한 ‘손이 없다’는 장애는 극복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장애를 극복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장애를 새로운 차원으로 바꾸어버렸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는 글을 쓰는 것도 발로 씁니다. 최근에 낸 책 “발로 이루는 꿈”역시 발로 쓴 책입니다. 2008년도에는 일본 아이치현 니사오 중학교 영어교사로 임용되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나약해진 현대의 아이들에게 고지마 유지의 삶은 그 자체로 큰 도전과 교훈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그를 통해 절망하고 방황하던 많은 청소년들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더 나아가 고지마 유지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없는 것으로 인해 불평하고 원망하느라고 자신에게 있는 귀한 것들을 활용해볼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좌절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으니까요. 없는 것을 헤아리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을 활용하여 도전 한다면 얼마나 놀라운 인생이 될 수 있는지 꿈조차 꿔보지 못하니까요.

어차피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없는 것만을 불평하기 시작한다면 죽어서 더 이상 말할 수 없을 때까지 불평이 이어질 것입니다. 거꾸로 아무 것도 가지지 않은 사람도 없습니다. 가진 것을 활용하여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용기를 내어 도전해 나간다면 인생은 분명히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창조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출애굽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없는 것들을 세기 시작하였습니다. 물이 없고, 고기가 없고, 외와 마늘과 파가 없고, 편하게 걸어갈 길도 없다고 불평하면서 말입니다. 왜 그들은 자신들에게 있는 엄청난 것들을 보지 못했을까요? 불기둥과 구름기둥이 있고, 만나가 있고, 메추라기가 있고, 반석에서 솟아나오는 물이 있고, 하나님을 만나는 성막이 있는데 말입니다.

그러고 보면 의지적으로라도 보는 것을 바꿔나가야 합니다. 없는 것을 보는 것에서 있는 것을 보는 것으로, 어둔 측면에 집중하는 쪽에서 밝은 면에 집중하는 쪽으로, 단점 때문에 울고 슬퍼하는 것에서 장점 때문에 용기를 내어 도전하는 것으로 말입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고지마 유지와 달리 두 팔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것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인지 느낄 수 있다면 삶은 새로운 차원으로 비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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