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흔 칼럼] 존 웨슬리가 감리교를 세운 뜻은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합리주의 물든 교회를 복음으로 일으켜 세운 존 웨슬리

▲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이 땅에서 감리교를 처음 시작한 존 웨슬리 목사(John Wesley)는 1703년 7월 17일 영국의 링컨셔주 에프워스(Epworth)에서 성공회 사제인 부친 새뮤얼 웨슬리(Rev.Samuel Wesley)와 매우 건강하고 신실한 성도인 모친 수산나의 19남매 중 15번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부친 새뮤얼 웨슬리는 40년 동안이나 성공회 교회의 교구 일을 성실하게 감당한 참 성직자였다.

특히 새뮤얼과 수산나는 자녀들의 교육에 큰 관심과 열정을 갖고 있었다. 헬라어·라틴어·프랑스어와 성공회 신학을 19남매에게 직접 가르쳤으며, 아이들이 규칙적으로 예배하며 항상 기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부모들의 열정 때문에 존 웨슬리는 어릴 때부터 동년배들보다 탁월한 지적 능력과 하나님 중심, 교회 중심, 말씀 중심의 신실한 삶을 살 수 있었다.

그의 나이 10세가 되던 1713년 ‘차터하우스 스쿨’에 정식 입학해 정규 과정을 공부하기 시작한다. 그곳에서 유명한 음악가인 헨델과 펩쉬를 만나 깊은 교제와 더불어 개인적 친분을 쌓게 된다. 그들과의 만남은 존 웨슬리가 앞으로 음악을 통한 목회와 하나님과의 감성적인 교제를 원활하게 만들었다.

1720년 부모의 권유로 옥스퍼드대학교 크라이스트 처치 칼리지(Christ Church College)에 입학한 웨슬리는 히브리어, 헬라어, 라틴어 등 신학연구를 위한 고전어와 논리학, 윤리학, 철학, 물리학, 신학 등 다양한 학문을 깊게 연구한다. 옥스포드를 우수한 실력으로 마친 후 자신의 진로 문제로 고민하던 존 웨슬리는 중세 영성가 토마스 아 켐피스의 <그리스도를 본받아>와 제레미 테일러가 쓴 <거룩한 삶과 죽음>, 로우의 <중대한 부름> 및 <그리스도인의 완전론> 을 읽은 후 교회의 사제가 돼 하나님의 사역을 하겠다고 결심한다. 그는 드디어 1725년 아버지 새뮤얼을 따라 성공회 부제가 됐고, 1726년부터 링컨대학교의 부름을 받아 연구원으로 첫 사역을 감당하게 된다.

1728년 9월 성공회 교회의 사제가 된 존 웨슬리는 1729년 모교인 옥스퍼드로 다시 돌아와 동생 찰스 웨슬리(1707년 12월 18일생)가 이미 결성해 놓은 홀리 클럽(Holy Club)의 중심 리더가 된다. 이때부터 감리교회의 설립이 이 땅에 준비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들은 당시 ‘신성구락’이라는 별명을 얻을만큼 신앙의 경건을 매우 중시했다.

이들은 클럽에서 동료들과 함께 희랍어 및 고전문학을 깊이 연구했고, 사회 구휼운동에 적극적이었으며, 옥중의 사람과 부채를 지닌 사람들을 섬기는 사역을 열정적으로 감당했다. 이 클럽은 비록 작았지만 성실과 높은 이상을 지닌 세 청년, 즉 웨슬레 형제와 조지 휘트필드 때문에 한 대학교를 깨우쳤고, 나중에는 영국 전역에 믿음의 불을 일으켰으며, 바다 건너 북미 대륙과 전세계에 거룩한 하나님의 불꽃이 일어나게 했다.

당시 영국 교회는 합리주의의 물결이 세속적인 계몽주의의 형태로 표출되고 있었고, 토마스 페인의 영향으로 반기독교 사상이 영국 전역을 강타하고 있었다. 이에 발맞춰 당시 교회 지도자들은 생명 없는 세상 이야기에 그들의 설교 시간 대부분을 할애하고 있었다. 교회 지도자들은 하나님 말씀인 성경을 가르치고 그것을 성도들에게 강해해야 하는 목회자 본연의 임무를 해태하고, 단지 세상에서 성공할 수 있는 세속적 방법을 가르치는 윤리 선생에 불과했다.

이러한 현실을 목도한 존 웨슬리는 신 학생 시절 배운 신학과 웅변 등 탁월한 학문적 배경을 사용해 청중들에게 매우 감성적이고 복음적인 설교를 하게 됐다. 하나님의 참된 말씀에 목말라하던 당시 교인들은 웨슬리의 복음적인 설교에 큰 감동을 받고 회심하는 자가 크게 늘어났다.

이후 웨슬리는 1738년 5월 24일 런던 올더스게이트에서 루터가 쓴 로마서 강해서를 보고 큰 감동을 받아 1739년 브리스톨에서 감리교회를 이 땅에 설립한다. 감리교회의 설립자 존 웨슬리는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아일랜드 등지를 직접 돌아다니면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그는 죽을 때까지 약 40만km 이상을 여행하면서 전도했다고 전해진다.

존 웨슬리의 전도와 설교 사역은 결코 손쉽게 진행되지는 않았다. 여행 도중 폭도들로부터 습격을 당하기도 했고, 돌팔매질을 당해 죽을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토록 악랄하고 과격한 폭도들까지도 존 웨슬레의 영성있는 기도와 설교를 들으면 회심하는 역사가 일어나곤 했다.

한평생을 오직 복음을 전하다가 죽은 감리교의 수장 존 웨슬리는 개인적 회심, 철저한 신앙생활, 품위 있는 예전적 신앙생활의 회복, 기독교인의 사회적 책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또한 적극적인 복음전파, 절대적인 하나님 경외, 죄를 멀리하는 거룩한 마음, 하나님의 구원과 사랑을 상징하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기독교의 핵심으로 여겼다. 탁월한 교회 지도자 존 웨슬리는 1791년 3월 2일 친지들에게 ‘평안히 계십시오’ 라는 단순한 유언만을 남긴 채 88세를 일기로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

18세기 합리주의에 물든 교회를 오직 하나님의 복음으로 일깨우고, 교회의 중대한 성경적 사명인 사회적 책임을 열정적으로 가르치며 실천했던 신실한 복음주의자 존 웨슬리의 탁월한 교회 사역은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아직까지도 깊은 도전과 비전을 가슴 속에 머금게 한다.

성경에 있는 하나님의 교회는 복음만을 입으로 전하는 웅변가들의 모임도 아니요, 사회적인 책임만을 외치는 사회사업가들의 클럽도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세운 교회는 말씀 선포와 더불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숙한 신앙 공동체가 돼야 한다. 쓴 물을 단물로 바꿔 살 만한 세상으로 만드는 신앙 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한 손에는 말씀을 들고, 한 손에는 안타까운 세상을 들고 나가는 공동체가 하나님의 교회다. 자살이 보편화된 절망적인 세상을 희망적인 공동체로 바꾸는 운동을 21세기 교회가 감당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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