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배 총회장 “이단정죄 받은 사람이 이단논쟁하나”
지난 예장 통합 제94차 총회에서 최삼경 목사(남양주 퇴계원면 소재 빛과소금교회) 주도로 내려진 이단 정죄에 대한 대대적인 반발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서대문측(총회장 박성배 목사)에서 공식 이의제기를 하고 나섰다.
통합총회의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보고서(추가)에는 기하성 소속 순복음서울진주초대교회 전태식 목사(기하성 강남지방회 부회장)가 포함돼 있다. 이 보고서에는 전태식 목사에 대해 아무런 증거 없이 “신학적 소양이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이단적인 사상도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기하성 서대문측은 20일 예장 통합을 비롯한 각 교단에 공문을 보내고 통합측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 절차상에 심각한 하자가 있음을 알리는 한편, 전 목사 문제를 소속 교단(기하성 서대문측)으로 위임해줄 것을 요청했다.
기하성 서대문측은 공문에서 “순복음서울진주초대교회 전태식 목사는 본 교단 소속 강남지방회 부회장으로서 건강하게 목회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있다”며 “귀 총회에서 전태식 목사에 대해 본 교단에 질의해 보는 것이 관행일 것이나 그러한 조치는 없었다는 것을 밝혀둔다”고 했다.
이어 “따라서 귀 총회가 전태식 목사에 대해 전향적인 조치를 취해 주셔서 전태식 목사의 문제를 본 교단 총회에 위임해 주시기를 요청한다. 전태식 목사에 대한 오류들이 있다면 본 교단 총회 차원의 적절한 지도와 권면을 통해 조치하겠다”며 “본 교단 총회와 귀 총회와의 우의 차원에서 전태식 목사에 대해 더 이상 문제시 않기를 요청드리며, 답신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소속 교단에 협조도 없이 조사·결의, 상식 이하”
한편 이 문제에 대해 박성배 총회장은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번 통합측의 결의를 주도한 최삼경 목사에 대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박성배 총회장은 “최삼경 목사는 자기 교단에서 삼신론 문제로 이단 정죄받은 사람이 아닌가”라며 “그런 사람을 다시 풀어넣어서 이단논쟁을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 총회장은 보고서 내용에 대해서도 “상식 이하”라고 지적했다. 아무런 증거도 없는 상태에서 소속 교단에 협조를 요청하는 수순도 밟지 않고 이같은 일을 벌인 것은 함께 초교파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교단 사이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
박 총회장은 “이단이면 이단이지 이단 가능성은 또 뭔가”라며 “한기총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결론 낸 문제인데, 통합에서 다시 거론하면서 그런 결정을 내릴 권한이 있는가”라고 했다.
또다른 교단 내 핵심 관계자는 “(이단 규정은) 확실하고 정확하게 해야지, 덮어놓고 ‘가능성이 있다’는 식으로 하면 걸리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마치 이미 걸고 싶은 마음을 먹고 거는 것 같은 모양새”라고 했다.
관계자는 “기하성과 통합은 교단이 다른만큼 신학도 다르다. 떠돌아 다니는 소문을 토대로 남의 교단 목회자를 문제 삼는 것은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이미 그러한 이야기들이 들려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