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골] 어느 이단감별사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교계의 한 이단감별사는 ‘사이비이단대책비’란 이름으로 교계 인사들로부터 거둬들인 돈이 한때 매달 수천만원에 이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이단감별사는 예장 통합측이라는 개교단을 등에 업고 자파 교단 밖에 사람들만 이단 시비를 벌여 자신이 30여명의 이단을 만들었다며 이단연구 전문가 행세를 하고 다니다가 자파 교단으로부터 이단이 된 사람이다. 그런데 그가 그처럼 왕성한 이단제조기 노릇을 한 배경에는 교계 인사들의 거액의 활동비 지원이 있었음이 드러났다.

그는 서울 송파구 B교회의 경우, 지난 99년부터 2003년 사이에 약 3억원이 넘는 돈을 받았는데 처음에는 단순한 ‘보조비’란 이름으로 매달 2백만원씩 받던 것을 2002년부터는 아예 ‘사이비이단대책비’란 이름으로 매월 1천만원씩을 받았다. 그는 같은 시기에 명일동 C교회로부터 매월 5백만원, 송파동의 D교회로부터 매월 1천만원을 받아 활동비로 사용했다. 이 외에도 매월 100만원에서 200만원 정도씩을 받은 교회는 수십 교회가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가운데 교계에서 이단 시비가 있던 모 교회로부터 받은 돈 4800만원은 말썽이 생기자 되돌려주기도 하는 등 이단대책이란 미명하에 거액의 돈을 뜯어온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들도 자신처럼 남의 돈을 뜯어먹는다고 생각하고 의심한다.

선지자 미가는 “내 백성을 유혹하는 선지자는 입에 먹을 것을 물려주면 ‘평화’를 외치나 그 입에 먹을 것을 주지 아니하는 자에게는 전쟁을 벌일 준비를 한다”(3:5)고 했다. 이런 자가 거짓 선지자인 것이다. 그가 교계 인사들로부터 매달 수천만원씩의 돈을 뜯어내 ‘이단연구’란 이름 아래 해 온 일이란 타교단 목사들을 이단정죄하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남잡이가 제잡이 된다’는 속담대로 어느날 자신이 ‘이단’이 되는 기막힌 상황을 맞은 것이다. 이후 그의 활동에 이상을 감지한 지원자들이 하나 둘 떨어져 나가는 바람에 그가 발행하던 잡지도 신문도 문을 닫고 말았다.

그런데 그의 재주가 또 어떻게 통했는지 다시 통합측 교단을 업고 “이단잡이”의 전면에 나서 조자룡이 헌칼 쓰듯이 ‘A는 B다 B는 C와 같다’는 특유의 삼단논법을 적용해 이단제조에 나섰다. ‘이단’이 이단잡는 꼴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소위 그의 이단연구에 제정신 가진 사람이라면 누가 동조하겠는가. 오히려 진짜 이단과 가짜 이단을 헷갈리게 만들어 교계를 분열시키는 데 한 몫 할 뿐이다. 그런데도 일부 얼빠진 인사들 몇이 그의 이단연구가 무슨 권위가 있는 줄로 알고 쫄랑쫄랑 뒤를 따라다닌다. 참으로 웃기고 한심한 일이다. 교계가 이러니 교회 밖의 사람들도 이런 꼴을 보고 웃지 않을 수가 있나. 교계 인사들도 이런 덜떨어진 일에 성도들의 헌금을 지원하려 하지 말고 좀 여유가 있다면, 한국교회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헌신하는 영세한 교계 언론을 지원하는 것이 훨씬 나은 일이 아니겠는가. “옳은 것은 옳다 하고 아닌 것은 아니라 하라. 이에서 지나는 것은 죄가 되느니라.”

기사제공=교회연합신문(http://www.iepn.co.kr/)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북한 2025 신년경축대공연 김정은

평양 한복판 김정은 앞 ‘예루살렘 그 거룩한 성’ 성가 멜로디, 우연인가?

‘우리의 국기’ 연주 중 간주 부분 세계적 성가곡 ‘거룩한 성’ 유사 조옮김해 보면 박자와 음정 일치 표절보단 개사 후 ‘복붙’한 정도 예루살렘 재건 노래한 유명 성가 평양, 동방의 예루살렘 불리던 곳 김정은 등 최고 지도부가 총출동한 북한(조선민주…

복음통일 컨퍼런스 33차

25년 후 기독교 인구 265만 명 감소 예상… 경상도가 감소율 최고

25년 후에는 국내 기독교인의 인구가 지금보다 265만 명 줄어든 560만 명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제시됐다. 특히 지방 소멸 위험 증가 속에서 경상도 지역에서는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이하 목데연)은 21일 넘버즈 272호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낼 성경에 사인하는 김진홍 목사.

윤석열 대통령, 옥중에서 성경 읽는다

김 목사 “나도 옥중에서 성경 읽다 영적 체험 尹도 하나님 만나 새로워진 뒤 직 복귀하길” 시편 “여호와께서 붙드심이라” 글귀도 적어 윤석열 대통령이 옥중에서 성경을 읽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은 김진홍 목사(두레수도원 원장)가 매일 아침 공…

윤 대통령을 둘러싼 사법부의 행태 규탄 기자회견

“윤 대통령 인권 침해 반대… 인권위, 불구속 수사 권고해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와 구속을 강력히 규탄하며 국가인권위원회가 대통령의 방어권을 보장하고 불구속 수사를 권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자유인권실천국민행동,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 세이브코리아(SAVE KOREA) 등 40여 개 시민·기독교 단체들은 20…

Carl R. Trueman 칼 트루먼

세상 바꾸려는 비판 이론, 세상 바꾸는 참 복음으로 바꾸자

서던 침례 신학교 총장인 앨버트 몰러는 이렇게 평가했다: “칼 트루먼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그를 발명해야 했을 것이다.” 재치 있고 탁월한 평가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트루먼처럼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사상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찬수 목사

이찬수 목사 “‘유사 내전’이라 할 정도로 대립 심화”

분당우리교회(담임 이찬수 목사)에서 ‘나라를 위한 기도’와 ‘나라를 위한 기도제목’을 홈페이지에 소개했다. 이찬수 목사는 지난 15일 ‘지금은 나라를 위해 기도할 때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역대하 7장 14-15절을 언급하면서 “지금은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