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단이 이단을 분별할 수 있는가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최삼경 목사와 박형택 목사 등 한국교회에서 이단연구가를 자처하는 이들이 이단 정죄를 위해 갖은 공모와 선동, 조작 등을 일삼는다는 지적은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또 그들이 이단 관련 사역을 하기에는 신학적·도덕적으로 너무나 치명적인 결함을 갖고 있다는 비판 또한 계속돼 왔었다.

그런데도 이들은 지금껏 단 한 번도 이같은 지적들에 대해 명쾌한 해명을 한 바가 없다. 그저 “이단들의 술수”라는 식으로 핵심을 회피해왔다. 자신이 타인에 대해 이단 정죄를 할 때는 무자비하게 몰아붙여왔으면서, 정작 자신의 의혹에 대해서는 얼버무리며 적당히 모면하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그같은 수법은 통하지 않게 됐다. 그 이유는 첫째로 이들의 행태가 만천하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최삼경 목사는 소위 ‘이단 만들기’를 위해 공모와 작당 등 일련의 행태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음성파일이 본지에 익명 제보로 공개됐고, 박형택 목사 역시 자신이 만든 공문을 자신이 위원장으로 있는 이대위로 보내달라고 하는 ‘자작극’이 폭로됐다.

둘째로 이들의 자질에 너무나 큰 하자가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최삼경 목사의 경우 기독교 진리의 근간인 ‘삼위일체’와 ‘성령잉태’를 부정했던 발언이 알려져 큰 파문이 되고 있고, 박형택 목사는 학력 위조 의혹이 제기된지 보름이 넘도록 확실한 답변 없이 은폐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며 점차 그 의혹이 사실로 굳어져가고 있다. 이들이 받고 있는 혐의는 이단 관련 사역은 커녕 목회, 아니 일반적인 신앙을 하기에도 소양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셋째로 교계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이들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예장 통합에서는 전직 이대위원장과 상담소장 등을 역임한 교단 원로를 중심으로 많은 이들이 최 목사의 이단성과 불법성을 지적하는 데 목소리를 모으고 있고, 예장 합신에서도 증경총회장과 증경노회장 등 사이에 박 목사를 비난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그간 교단 원로로서 섣불리 현안에 나서는 것을 자제해온 이들이지만, 이들의 행태가 도를 넘어서 교단과 기독교의 근간까지 뒤흔드는 지경에 이르자 준엄하게 문책하고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최삼경 목사와 박형택 목사 등의 이단연구가들은 여전히 구태의연한 태도로 적당히 의혹을 얼버무리려 하는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전혀 자중하는 모습 없이 여전히 이단 관련 대책모임에 참석해 불법 결의를 밀어붙이는 등 또다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혹자는 말한다. 왜 이단 대처에 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 이들의 흠집을 잡느냐고. 하지만 이단 대처 사역이 너무나도 중요하기에, 자질과 소양이 검증된 이들이 맡아야 하는 일이기에 이 문제는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것이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 식의 이단 정죄로 인해 ‘진짜 이단’이 면죄부를 얻는다거나, ‘진짜 정통’이 이단 낙인을 찍히는 불상사가 발생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삼신론자가 ‘삼위일체를 부정하는 이단’을 제대로 분별할 수 있겠는가, 월경잉태론자가 ‘성령잉태를 부정하는 이단’을 제대로 분별할 수 있겠는가, ‘학력 위조자’가 이단 대처 사역을 정직하게 하리라고 보장할 수 있겠는가.

이제 그 자질에 심각한 문제를 지적받고 있는 이들 이단연구가들은 하루 빨리 모든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그 책임을 져야 한다. 또 한기총과 예장 통합, 그리고 합신은 이들의 행태에 대해 책임을 물어 직위 박탈·제명 등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 일이야말로 한국교회를 바로잡기 위한 급선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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