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흔 칼럼] ‘설교의 황제’ 스펄전에 없었던 한 가지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오직 성경만을 강해한 찰스 스펄전… 본문 벗어난 설교가 없었다

▲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오직 성경만을 성도들에게 강해하여 탁월한 설교가로 알려진 찰스 해돈 스펄전(C. H. Spurgeon)은 1834년 영국의 한적한 시골 에섹스 켈비던에서 경건한 순회 목사의 아들이요 손자로 태어났다. 그의 조부와 부친은 모두 영국 국교회를 반대한 개혁파 계통의 목사였다. 스펄전은 평온하고 독실한 목회자 가정에서 신앙 생활을 했지만, 그의 사춘기는 구원에 대한 회의로 가득했다. 가정 분위기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시작한 교회 생활은 그의 몸에 익숙하게 배어 있었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15세가 되던 1849년 어느 날, 찰스 스펄전은 콜체스터에 있는 수구파 감리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게 됐다. 그날따라 설교하기로 했던 목사가 심한 눈보라 때문에 예배에 참석할 수 없게 되자, 회중 석에 앉아 있던 무명의 성도가 급히 설교를 했다. 대타로 나선 그 설교자는 구원을 받기 위해서는 어떤 선한 행동이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단지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만 믿고 바라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구원에 대한 회의를 크게 갖고 있던 스펄전은 그 순간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면서, 크리스천으로서 극적인 회심을 하게 됐다.

성령으로 온전한 회심을 경험한 그는 1850년 5월 라크강에서 물세례를 받고 신실한 교회의 일꾼으로 편입했다. 수세 중 마음에 큰 감동을 받아 앞으로는 오직 예수가 기뻐하시는 방식으로 하나님의 교회를 확장시키는 삶을 살겠다고 서원했다. 성령으로 뜨겁게 타오르는 마음을 도저히 가눌 수 없어서, 그는 16세의 어린 나이에 테버스햄에 있는 오두막에서 인근 농장 인부들을 모아놓고 생애 첫 설교를 했다.

설교를 들은 인부들은 설교에 감동을 받았고, 입에서 입으로 소문을 퍼뜨리기 시작했다. 인근 교회에서도 그를 설교자로 부르기 시작했다. 케임브리지 근처에 있는 워터비치 침례교회 성도들은 열정적인 그의 설교를 듣고 깊은 감동을 받아 17살의 어린 청년 스펄전을 담임목사로 초빙했다. 그곳에서 스펄전은 오직 성경만을 힘있게 설교했고, 40명이었던 교회의 성도 수는 순식간에 1백명으로 늘어났다.

1854년 3월, 열 아홉 살 되던 해에는 영국의 수도 런던 서저크에 있는 뉴파크스트리트 침례교회(New Park Street Baptist Church) 담임목사로 초빙됐다. 당시 그 교회는 2백여명의 성도가 출석하고 있었지만 어려운 내부 문제를 안고 있었다. 그 교회에 부임한 스펄전은 평소 존경하던 최고의 설교가 휘트필드 목사를 모범으로 삼아 오직 성경만을 열정적으로 강해했다. 그는 성경의 본문에서 벗어난 제목 설교나 주제 설교를 한 적이 한 번도 없었으며, 오직 성경 본문에 충실한 강해설교만 했다.

목회활동 20년 후 그 교회는 출석교인 4천여 명으로 크게 성장했고, 그가 목회를 마무리할 무렵에는 6천여명의 성도가 공예배에 출석했다. 지성과 영성을 겸비한 설교가로서 그의 명성은 당시 영국 런던을 뜨겁게 달궜고 성도들의 마음을 흥분시켰다. 힘있고 복음적이며, 매우 감미롭고 신학적이기까지 한 스펄전을 사람들은 ‘설교의 황제’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매주 화요일은 개별 성도 면담을 위해 시간을 남겨놓았고, 토요일은 정기적으로 개별 성도 심방을 수행했다. 캠버웰에 패스터즈 칼리지를 세워 정규 대학에 입학할 수 없었던 학생들을 모아서 가르쳐 수 많은 크리스천 인재들을 양성했다. 1866년에는 2만파운드의 기부금을 받아 스톡웰에 고아원을 세워 집없는 불우한 소년·소녀들을 교육했다. 탁월한 강해설교가 스펄전은 1891년 생을 마감할 때까지 크리스천으로서 중요한 덕목인 정직과 진실을 마음 속에서 버리지 않았다. 또 하나님 중심의 개혁신학에 대한 확신을 굽히지 않았으며, 불타는 열정으로 오직 성경만을 만방에 선포한 예수 전파자였다.

인간적인 기교로 사람들의 감성만을 만지는 가벼운 설교가 아니라, 오직 성령에 의지해 하나님의 말씀만 뜨겁게 외치는 목회자가 21세기에도 필요하다. 19세기 스펄전처럼 지성과 영성을 겸비한 설교자를 오늘 우리들의 교회는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사람 중심의 간지러운 메시지가 아니라, 하나님 입장에서 작성된 두터운 개혁주의 설교를 오늘날 성도들은 만나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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