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을 잃고도 감사헌금을 했던 손양원 목사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우리땅의 聖地를 찾아서 22] 손양원 목사

2. 손양원 목사

우리 일행은 여수 남면 우학리를 떠나서 애양원으로 향하였다. 관람자들의 눈에 띠는 부분은 손양원 목사 순교관입구에 자리를 잡고 있는 박종구 목사의 시가 우리 일행들을 뜨겁게 맞이해 준다. 그 내용을 살피면 이렇다.

손양원 목사를 그리며
순교자는/말이 없어라/그래서 더 눈부신 빛깔/잠든 영혼을 일깨우네/받은 것 모두 쏟아/텅빈 우주 순교자/그래서 늘 푸른 향기로움/마냥 우리를 태운다/한점 흐트러짐 없는 /한자락 흐트러짐 없는/오직 생명으로 인각된/아 님의 발자욱이여/그날 그 노울 빛언어/오늘은 사랑의 핵이 되어/우리의 얼 깊은 곳에서/빛 무리를 폭발 하여라

다시 입구에 들어서면 어느덧 사랑의 향기가 온 공간에서 풍기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기념관 1층에 자리잡고 있는 감사헌금 봉투를 접할 수가 있다. 그 봉투에는 두 아들을 잃고 감사한 뜻으로 헌금한 봉투에 1만환(당시 화폐단위)이라는 액수가 적혀 있다. 당시 1만환이면 손양원 목사의 생활비 10년을 모아야 할 금액이었다고 한다.

다시 아래층에 내려오면 손양원 목사의 유품이 정리되어 있다. 늘 방문할 때마다 보았던 9가지 감사의 설교 노트가 사라지고 말았다. 누가 그것을 슬쩍(?) 가져가 버렸을까. 아마 그 유품을 훔쳐간 관람자는 평생을 손양원 목사처럼 살기를 바라서 가져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여간에 손양원 목사는 이 땅에 살아가는 목회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목회자임이 틀림 없다. 때마침 손양원 목사와 함께 애양원교회를 섬겼다는 홍일복 장로를 만나게 되었다. 두 부부가 한젠씨 병으로 고생하였지만 그의 얼굴에서는 그 흔적을 조금도 찾아 볼 수 없을 정도였다.

“6. 25 전쟁시 인민군이 율촌에 진입한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들은 손양원 목사를 부산으로 피난시키기 위해서 이 앞에 있는 뚝방으로 갔었습니다. 거기 해변가에 배를 준배해 놓고 함께 기도하는 사이에 손양원 목사는 아멘 하는 그 사이에 그곳을 빠져나가 강대상 밑에서 기도하다가 결국 인민군에 체포되어 여수 미평 들역에서 처형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부끄러워서 어찌 할 줄을 몰았다. 홍일복 장로는 그 말을 끝내고 얼마동안 눈을 감고 있더니 다시 말문을 열었다. 그것은 우리가 잘 아는 이야기였다. 여수 순천 14연대 사건으로 두 아들이 좌익운동 학생에 의해 순천 뚝방에서 처형되고 말았다. 그를 죽였던 안재선은 후에 손양원 목사의 사랑으로 그는 국군에 처형되려던 그 때 기적적으로 살아나 손양원 목사의 양아들이 되었다. 그 내용이 손양원 목사 묘가 있는 앞줄에 손동인 손동신 묘비 옆에 안재선 이름이 새겨져 있다. 그럼 안재선은 그 후에 어떻게 되었을까.

그는 얼마동안 손양원 목사의 가정에서 두 아들의 몫을 해 가면서 6. 25를 맞게 되었다. 양아버지 손양원 목사를 잃었던 그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그러나 손양원 목사의 동료들에 의해 살아갔으며, 그 후 경기도 성남으로 이사해 그의 큰아들, 둘째 아들은 모두 목사가 되어 사역을 하고 있으며, 막내 아들은 서울에서 자동차 대리점에서 대리로 일을 하고 있으며, 교회는 집사의 직분을 맡고 있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수소문을 해서라도 9가지 감사의 손양원 목사의 유품을 순교자기념관에 갔다 두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수진 목사(한국교회역사연구원장, 한국기독교성지순례선교회전문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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