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진리는 이성으로 결코 깨달을 수 없다”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라은성 교수의 교회사 맥 잡기 (3-2)-최초의 변증가

▲ 라은성 교수

▲ 라은성 교수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등에서 교회사를 가르쳤고 현재는 교회사아카데미의 대표로 후학들을 길러내고 있는 라은성 교수가 잠자고 있는 교회사의 면면들을 다시금 깨워냅니다. 크리스천투데이는 매주 목요일 ‘라은성 교수의 교회사 맥잡기’를 연재할 예정입니다. 힘차게 박동하는 맥을 타고 생명의 기운이 흐르듯, 라은성 교수와 함께 역동하는 교회사의 맥을 짚어봅시다. -편집자 주

두 번째와 세 번째에 대해 그는 영이 하나님과 유사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영은 불멸한 존재가 아니라 세상처럼 태어난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죽지 않을 것이고 더 나은 장소든지 더 나쁜 장소든지, 어디에든 살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설명을 듣던 유스티누스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진리관에 대한 절망감을 갖게 됐습니다. 좌절 가운데 있는 그에게 나이 든 사람은 구약성경의 선지자들과 그리스도를 소개했습니다. 그분으로 인해 궁긍적인 진리, 즉 하나님에 대한 모든 궁금증이 풀려진다고 했던 것입니다.

마침내 유스티누스는 진리의 종교인 기독교로 개종하기에 이르게 됩니다. 당시에 유스티니누스는 자신이 기독교로 개종하게 되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고 말합니다. 하나는 기독교인들의 흠잡을 데 없는 삶이며 다른 하나는 핍박에 대한 경멸이었습니다. 그의 직접적인 말을 들어보도록 합시다.

“내가 플라톤의 가르침들을 기뻐했을 때, 기독교인들에 대한 중상모략을 들었을 때, 그리고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모든 것이나 심지어 죽음까지도 두려워하지 않는 그들을 보았을 때, 나도 역시 그들이 사악하게 살고 있다고 믿기 어려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호색적이거나 난폭한 자들 또는 육욕적인 축제를 즐거워하는 자들은 자신의 즐거움을 빼앗을 수 있는 죽음을 받아들이거나 현실에서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될 경우 또 지배자들의 권력으로부터 피하려고 했을 때 죽음을 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행위들은 사악한 자들이 사악한 귀신들의 조종을 받는 것입니다.

우리를 반대하여 거짓된 고소들을 행하는 자들은 어린이들 또는 연약한 여인들을 고문하기 위해 끌어내었고, 공개적으로 잘못을 저지른 황당무계한 행위들을 인정하라고 강압적으로 위협했습니다. 이런 행위들에 대해 우리는 전혀 모르는 바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사상들과 행위들에 대한 증언자이신, 태어나시지 않으시고 형용할 수 없는 하나님을 믿습니다. 부끄러워하십시오. 부끄러움을 느끼십시오. 공개적으로 행한 그들의 범죄들이 무죄임에도 불구하고 고소하는 당신들의 행위에 대해 부끄러워 하십시오. 오히려 그들에 대해 조금의 동정심도 가지지 않는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시기 바랍니다. 개종하십시오. 현명하시기 바랍니다.”(유스티누스 ‘변증서 2’의 12장)

플라톤의 교훈에 심취하여 살았던 그는 기독교의 교훈 외에 다른 것들은 모두 귀신적 기원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 마디로 참된 교훈, 즉 불변하는 진리를 기독교에서 찾은 것입니다.

진리를 찾고자 방황했던 유스티누스는 철학을 통해 어렴풋하게나마 어리석은 진리라도 깨달으면서 만족을 누렸다고 여겨집니다. 하지만 참된 진리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그는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진리는 곧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이었고 그분으로 말미암아 모든 것이 만들어졌고 유지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진리는 인간의 노력, 즉 이성으로 결코 깨달을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이신 성령께서 인간의 이성에게 깨닫도록 하셔야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유스티누스는 진리에 대해 답답해 했는데 그것이 마치 안개가 걷히듯이 맑아지는 체험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것은 정말 놀라운 개종의 체험입니다. 인간의 노력이 요구되지만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에 대한 지식, 즉 진리는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유스티누스가 얼마나 기뻐했는지 짐작이 갑니다.

진리를 찾은 유스티누스는 진리를 변증하기로 마음을 굳게 정합니다. 약 150년 그는 로마로 가서 철학학교를 세워 다른 철학자들과 다른 기독교 교사들과 논쟁을 활발하게 합니다. 그 가운데 로마제국은 자신들이 만든 우상들에게 헌주(獻酒, libation)를 드리라고 강요할 뿐만 아니라 경건한 기독교인들에게 사악한 칙령을 내렸습니다. 그것에 반대하거나 응하지 않는 자들은 여차 없이 로마 장관 루스티쿠스 앞에 소환되었습니다. 물론 유스티누스도 그의 명령에 불복종했기 때문에 끌려왔습니다. 제신들에게 복종하고 제왕들에게 굴복하라는 명을 듣자 유스티누스는 “우리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에 순종하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나 정죄를 받아야 할 일이 아니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어떤 주의를 고백하고 있느냐고 묻는 질문에 유스티누스는 “모든 주의들을 배우려고 노력했지만 기독교인들이 신봉하는 주의, 즉 교리를 마침내 가지게 되었고 그들은 거짓된 견해들을 고수하는 자들과는 다르다”고 대답했습니다. 기독교인들의 교리가 어떤 것이냐는 질문에 유스티누스는 그들이 믿는 하나님은 세상을 만드신 분일뿐만 아니라 그분의 독생자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는 구원의 선구자라고 대답했습니다. 또 그분에 대해서는 옛 선지자들이 인간으로 오실 것을 이미 예언했다고 대답했습니다.

이렇게 대답하는 유스티누스에게 더 이상 질문이나 답변을 가지고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 루스티쿠스는 기독교인들이 모이는 집회 장소가 아디냐고 묻었습니다. 이에 대해 유스티누스는 기독교인들의 집회 장소는 정한 곳이 없다고 말한 후 다시 추궁을 받자 마티누스의 집 이층에서 모인다고 했습니다. 기독교인이냐는 질문에 유스티누스는 담대하게 자신은 기독교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배운 자이며 참된 교리를 알고 있는 자로서 채찍질을 받거나 참수형을 당한다면 하늘로 올라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유스티누스는 “이 모든 일들을 참는다면 그분의 선물을 받게 될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또 경건한자들은 결코 제신들에게 희생제를 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 있게 말했습니다. 화가 난 루스티쿠스는 응하지 않으면 무시무시한 형벌을 받을 것이라고 위협을 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스티누스는 어떤 기독교인이라도 우상들에게 희생제를 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하는 수 없이 루스티쿠스는 명을 내려 유스티누스를 참수형을 시키라고 했습니다.

결국 귀중한 그리스도의 증인 한 분 유스티누스는 그분 앞으로 갔습니다. 자신의 신앙을 생명으로 대신할 만큼 고귀한 유스티누스야말로 진정한 순교자라 여깁니다. 진리를 찾기를 원했던 그는 그 진리를 위해 살아가는 경건한 기독교인들로 인해 이방 철학으로부터 기독교로 개종하게 되었고 기독교에 대한 진리를 가르치다가 그 진리를 위해 생명을 바쳤습니다. 진리를 위해 순교하는 자들을 통해 기독교인이 된 그는 자신도 기독교 신앙을 위해 순교하므로 더 많은 사람들을 기독교로 개종시키는데 큰 역할을 감당하게 이릅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를 잊을 수도 없고 잊어서도 안됩니다. 진리를 찾다가 진리를 발견했고 진리에 따라 살다가 진리를 위해 순교한 유스티누스는 기독교 최초의 진정한 변증가였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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