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유럽 재복음화를 위해 한국교회가 할 일

이지희 기자  jhlee@chtoday.co.kr   |  

유럽 재복음화의 필요성과 전략(4)

영국의 한 조사 보고서는 ‘지금까지 (영국)교회 지도자들이 시도한 그 어떤 것도 1950년대부터 시작된 교회 감소 추세에 아무런 변화를 주지 못했다’고 했다. 영국에서 1년을 보내며 영국교회의 현실을 본 한 한국 목사는 존 스토트 목사에게 심히 실망했다고 필자에게 말한 적이 있다. 이유는 전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기독교 최고지도자인 존 스토트 목사가 어떻게 당신 나라의 교회가 이렇게 되도록 내버려 둘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들으며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존 스토트 목사님이 영국교회 부흥을 위해 얼마나 애를 쓰시겠냐? 하지만 그의 노력은 영국 사회와 교회의 문화적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 때문에 탄력을 못 받았을 수 있다. 그러기에 영국교회의 문화의 약점을 뛰어넘는 새로운 교회 모델을 시도하여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올 필요가 있다.” 유럽의 교회가 자생 능력을 상실했다고 보는 사람들이 있지만 아직 회복의 희망은 있다. 더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유럽 외부로부터 새로운 영적 지원과 개입이 필요하다.

이제 유럽을 재복음화 할 전략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특히 영국 재복음화를 위해 한국교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중점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유럽 상황의 홍보와 유럽을 위한 기도 운동

무엇보다도 ‘유럽이 이제 선교지’라는 사실을 널리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아직도 유럽이 기독교 대륙이라고 생각하는 전세계 성도들에게 유럽의 영적 현실을 알리며 계몽해야 한다. 유럽이 선교지라는 인식이 자리잡게 될 때 유럽을 위해 기도하는 운동이 일어나고, 헌신자가 생겨나고, 교회는 유럽으로 선교사를 파송하게 될 것이 때문이다. 따라서 ‘유럽을 알자’ 같은 세미나를 한국은 물론 해외 한인교회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개 교회나 연합단체 차원에 유럽선교 기도회를 정기적으로 갖는 것도 시도해야 한다.

한국 선교사가 유럽에서 사역하자면 삼중고(三重苦)가 따른다. 첫째, 유럽을 선교지로 생각하지 않는 한국교회의 인식부족이다. 둘째, 유럽인의 자존심과 냉소주의로 가득 찬 유럽인들의 인식부족이다. 유색인종을 비하하고, 자기들이 시도하여 안 되는 것으로 검증된 기독교를 전하는 것을 우습게 보는 사회 분위기가 팽배하기 때문이다. 셋째, 많은 선교비에 대한 부담이다. 유럽은 우리나라보다 생활 수준이 높고 생활비가 비싸다. 한국에서 유럽으로 선교비를 가지고 가려면 여간 큰 부담이 아니다. 어느 정도 자비량할 전략이 필요하다.

역사적으로 선교의 방향은 피부색이 더 흰 곳에서 더 검은 곳으로, 더 부유한 나라에서 더 가난한 나라로 흘러왔다. 유럽선교는 이런 전통의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려는 것이다. 우리보다 복음을 빨리 받아들이고 오랫동안 우리를 돕던 나라들이어서 동양에서 온 가난하고 키작은 선교사들의 가르침을 받는데 거부감을 갖는 경우가 많다. 전도 대상자들은 극히 세속화된 사람들이다. 이렇듯 유럽선교는 제2/3세계 보다 더 힘들다. 이러한 난관을 기도와 영성, 삶의 모본과 헌신으로 극복해 가야 한다.

21세기 선교는 경제지수보다 영적지수를 따라야 한다. 즉 선교가 경제적으로 더 잘 사는 곳에서 못사는 곳으로 흘러가는 것보다 영적으로 더 충만한 곳에서 그렇지 못한 곳으로 흘러가야 하는 것이다. 미전도지역 선교는 중요하다. 하지만 미전도지역만 선교지라고 강조하다 경제적 풍요 속에서 영적으로 황폐해가는 유럽 선진국들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전방만 보고 달리다가 후방이 다 뚫려서야 되겠는가?(계속)

▲ 최종상 선교사

▲ 최종상 선교사

최종상 선교사(철학박사, 로마서 전공)는 런던 근교에서 영국인 교회인 이스트버리교회를 개척해 담임목사(1997~2004)를 지냈으며 런던신학대학 객원교수를 역임, 현 동 대학 연구교수(1995~현재)로 재직 중이다. 오엠(OM)선교회 선교사로 로고스호(1979~1984), 둘로스호(1987~1988)에 승선하여 세계 90여개국에서 순회사역을 하고 이후 둘로스 선교선 단장(2004~2009)으로 활약했다. 저서로 ‘Paul as Apostle to the Gentiles’(Paternoster Biblical Monographs, 1997)와 그 번역본 ‘이방인의 사도가 쓴 로마서’(아가페, 2003), 신앙간증을 담은 ‘기도로 움직이는 배 둘로스’(홍성사, 2007)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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