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흔 칼럼] 비옥한 땅을 떠나 믿음의 조상으로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

▲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제2창조 주역인 노아의 직계요, 셈족의 후손인(창11:10-27) 아브라함은 주전 2166년경 갈대아 우르에서 데라의 아들로 태어났다(창11:28, 31). 노아를 통한 홍수 심판이 있은 후 약 359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동시대에 살았던, 성경에 나타난 데라의 다른 아들들은 하란과 나홀이었다.

그의 고향 갈대아 우르는 ‘빛이 비추이는 곳’ 이라는 뜻을 지닌 매우 비옥한 땅이었다. 아브라함의 가족들은 셈족의 씨족촌인 갈대아 우르에서 높은 신분의 귀족(또는 왕족)으로 살았다. 출생 당시 갈대아 우르는 강력한 ‘우르 왕조’가 공동체를 통치해서 번영하고 있었다. 고대사회가 그러했듯, 갈대아 우르 사람들도 이방신상을 보편적으로 숭배하고 있었다(수24:2-3). 그의 부친 데라는 세간에 유행했던 이방신상을 제작하여 사업을 할 정도로 적극적인 우상 숭배자였다(창11:28; 수24:2,3).

아브라함은 고대 사회의 전통과 풍습대로 이복 누이동생 사라와 결혼해서 행복한 가정생활을 영위하고 있었다(창11:29; 20:12). 자녀가 없는 것을 제외하면, 그들에게는 부족한 것이 전혀 없었다. 우르 왕조에서 귀족으로 부유하고 풍요로운 삶을 마음껏 누리고 있었다. 그의 본명은 ‘한 가정의 지도자 큰 아버지’란 뜻의 ‘아브람’이었다. 데라의 여러 아들 중에서 장남(또는 장남의 역할)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런 그는 하나님의 공적 사역을 시작하면서 ‘열국의 아버지’란 뜻의 ‘아브라함’으로 개명됐다(창17:4,5). 한 가정의 지도자에서 민족의 리더로 신분이 전환됐다.

때가 되매, 아브라함은 부친과 함께 갈대아 우르를 떠나 하란으로 이주했다. 그곳에서 주전 2091년, 그의 나이 75세까지 가족과 함께 이민생활을 즐겼다. 데라가 하란 땅에서 갑자기 죽자, 아브라함은 여호와 하나님이 지시한 가나안 땅으로 아내 사라와 조카 롯만을 데리고 들어갔다. 당시만 해도 갈 바를 전혀 알지 못했지만, 단지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담대히 나아갔다(히11:8). 가나안 땅에는 여호와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토착민들이 도시국가 형태를 이루고 있었다(창12:6; 15:19-21). 하나님은 토호세력들이 일궈놓은 가나안의 모든 땅을 후손들에게 주겠다고 약속했다. 아브라함은 먼 훗날 자신의 후손들에게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될 것을 신뢰했다.

가나안 땅에 살면서 아브라함과 롯은 하나님의 은혜로 풍부한 재산을 축적했다. 조카 롯의 노복들과 아브라함 진영의 목자들이 이권 다툼을 시작했다. 혈족 간의 싸움은 여호와를 믿는 사람들의 태도가 될 수 없다고 믿었다. 아브라함은 불가피하게 조카 롯의 공동체와 헤어지기로 결정했다. 아브라함은 롯에게 거주할 새로운 장소를 먼저 결정하라고 제의했다. 조카 롯은 사람들의 눈에 아름답게 보이는 소돔 지역을 제2의 정착지로 선택했다. 양보한 아브라함은 척박한 가나안에 거처할 수 밖에 없었다. 목초지 점유 싸움에서 거주지 선택권을 먼저 허락한 아량을 아브라함은 소유하고 있었다(13:5-13).

부모 없는 조카를 보살피고, 잘 키워 성년으로 만들었는데, 헤어진다는 것이 매우 고통스러웠다. 소돔으로 떠난 뒤에도 아브라함은 조카 롯에 마음 속으로 늘 애정과 관심을 가졌다. 이방 족속들의 전쟁에서 포로된 롯을 자신의 사병 3백명을 이끌고 가서 구했다. 소돔 왕의 대적자를 물리쳤으나, 빼앗은 물품을 대가로 취하지 않았다(창14:17-24). 자신이 얻은 소득의 십일조를 그리스도의 모형인 멜기세덱에게 바친 신실한 신앙의 사람이었다(14:20).

아브라함은 85세가 될 때까지도 자녀가 없었다. 고대 사회 당시 셈족 가문에 자손이 없는 것은 가문의 최대 수치요, 아내의 책임이었다. 사라는 자신의 하녀로 데리고 있던 하갈을 아브라함의 허락 하에 첩으로 보냈다. 하녀 하갈이 아이를 낳으면 법적으로 자신의 자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주전 2080년, 하갈은 사라의 계산대로 아브라함의 첫 아들 이스마엘을 건강하게 출산했다. 인간적인 아들 이스마엘의 출산은 평화로운 가정에 큰 불화를 만들었다. 하나님의 약속을 믿지 못하고 얻은 이스마엘은 이슬람의 조상이 되어 오늘날까지 여호와 종교와 기독교에 대립각을 세우게 됐다.

사람의 생각으로 출산한 이스마엘은 하나님이 약속한 자녀는 될 수 없었다. 아브라함의 나이 1백세가 될 때 여호와 하나님은 약속대로 90세의 늙은 사라의 태를 열었다. 아름답고 고귀한 아들 이삭을 선물로 주었다. 노년에 얻은 독자를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모리아산에서 번제물로 바쳤다(창22:1-19). 하나님은 그의 귀중한 믿음을 보고, 이삭을 살려주었다. 아브라함은 그의 나이 175세, 주전 1991년에 하나님 품으로 돌아갔다. 그의 시신은 아내 사라가 누워 있는 막벨라굴에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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