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흔 칼럼] ‘국유화’로 기근 겪던 백성 구한 인물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이집트의 총리 요셉

▲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아브라함 이래 이스라엘의 제3대 족장 야곱(Jacob)의 12아들 중 11번째 아들인 요셉(Joseph, ‘더하다’는 의미)은 라헬의 몸을 통해 주전 1915년, 야곱의 나이 90세 때 가나안 땅에 태어난다. 오랫동안 불임증으로 고생했던 라헬에게 하나님은 때가 되매 건강하고 잘 생긴 첫번째 아들을 선물한다.

야곱은 노년에 준수한 아들을 얻었으므로 요셉을 다른 아들들보다 깊이 사랑한다. 좋은 것을 골라 많이 먹이고, 아름다운 채색옷을 입혀 다른 아들들과 구별한다. 아버지 야곱의 편애 때문에 요셉은 부모의 눈을 피한 10명의 형들로부터 매일 구박과 미움을 받는다. 더군다나 태양과 달, 11개의 별들이 요셉에게 절을 했다는 당시로서 허황된 꿈 이야기는 형들의 분노를 크게 산다. 분개한 형들은 요셉을 죽이려는 악한 계획을 세우게 됐고, 기회가 주어지자 주전 1898년 17세의 어린 요셉을 이스마엘 사람들에게 은 이십개를 받고 팔아넘긴다.

이집트의 황제 경호원인 보디발의 집에 다시 팔려 노예 생활을 하던 요셉은 성실함을 인정받아 집안일을 총괄하게 된다. 가정 총무가 되기까지 요셉은 어려운 이집트 제국의 문화와 언어를 익히느라 엄청난 고생을 한다. 용모가 준수하고 아담할 뿐 아니라 진솔하기까지 한 요셉에게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긴 보디발의 아내가 그를 수시로 유혹한다. 그는 우주적인 하나님 앞에서 절대로 죄를 지을 수 없다고 말하면서 그녀의 유혹을 강하게 거부하다 강간미수범으로 몰려 감옥에 갇힌다.

그때 요셉은 자신의 운명을 바꿀, 이집트 황제를 모시던 두 명의 시종장들을 감옥에서 만난다. 억울한 감옥의 고통이 요셉에게 있어 인생 역전을 이루게 했다. 어느날 시종장들이 감옥에서 동시에 꿈을 꾸고 번민할 때, 요셉이 나서 하나님의 이름으로 그들의 꿈을 명쾌하게 해석한다. 요셉은 사면복권 될 포도주 담당 시종장에게 자신의 억울함을 말하면서 황제에게 사실을 알려줄 것을 간곡히 청원한다.

황제의 생일 아침에, 요셉의 현명한 꿈 해석대로 떡을 담당했던 시종장은 사형에 처해졌고, 포도주를 담당했던 시종장은 사면복권된다. 그러나 바쁜 일과로 포도주 담당 시종장이 꿈 해설가 요셉의 존재를 2년 동안이나 까맣게 잊어버린다.

어느날 밤, 이집트 황제가 꿈속에서 마른 곡식과 파리한 소들이 잘 여문 곡식과 살진 소들을 먹어버리는 모습을 보고 고민한다. 이집트의 지혜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황제의 꿈을 풀지 못한다. 이때 포도주 담당 시종장이 감옥에 갇혀있는 요셉을 생각하고 황제에게 그를 소개한다.

황제에게 불려간 요셉은 앞으로 7년동안 풍년과 흉년이 이집트 땅과 인근 지역에 지속될 것이라고 꿈풀이를 한다. 뿐만 아니라 그때 이집트 제국이 해야 할 대처 방안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요셉의 탁월한 지혜에 감동받은 이집트 황제는 그를 대제국의 총리로 발탁한다. 제국의 총리가 된 요셉은 사유재산 국유화 조치로 극심한 흉년을 만난 이집트 사람들을 구해낸다.

이집트에서 안정을 이룬 요셉은 가나안에 살고 있던 아버지와 가족들을 모두 불러 고센 땅에서 가축을 키우면서 살수 있도록 배려한다. 주전 1859년 아버지 야곱이 147세로 죽게 되자, 요셉을 이집트에 강제로 팔아 넘긴 10명의 형들이 보복을 두려워하게 된다. 신실한 하나님의 사람 요셉은 하나님의 뜻에 따라 가족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이 먼저 이집트 땅 들어 왔노라고 말하면서, 형들을 깊은 신앙으로 용서한다.

요셉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진실·순종·인내·사랑 등의 신앙 덕목을 골고루 갖춘 명재상이었다. 그는 이국과 이스라엘 역사 속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각광받고 존경받는 인물이 됐다. 요셉은 주전 1805년 11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 하나님 품에 안긴다.

2009년 9월 25일, 이집트에서 요셉이 살았던 시대에 사용된 많은 동전들이 발굴됐다. 일부 동전에는 요셉의 이름과 그의 초상이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고고학자 타베트 박사는 “요셉의 이름이 동전에 두 가지의 상형문자로 새겨져 있다. 하나는 히브리식 이름인 ‘요셉’으로, 다른 하나는 이집트식 이름인 ‘사브낫바네아’로 적혀있다”고 말했다. 요셉이 실존 인물이라는 사실을 부인한 많은 사람들에게 물적 증거를 보여줬다.

진실과 용서, 그리고 여호와 하나님 입장에서 모든 사건을 해석하는 요셉의 성숙한 기독교적 역사관(개혁주의적 역사관)은 현대의 기독교인들에게도 큰 귀감이 된다. 세상의 모든 사건은 하나님에 의해 움직여지고 있고, 하나님의 계획대로 이뤄진다는 역사관은 우리들에게 올바른 삶의 길을 제시해 준다. 또 남의 오류는 지적하되, 용서하는데 인색한 현대인들에게 요셉의 삶은 커다란 신앙 지침을 제공한다. 자신을 팔아 넘긴 형들마저 넓은 가슴으로 용서한 요셉의 큰 사랑이 오늘 우리들에게도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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