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흔 칼럼] 나일강 앞에 선 모세, 40년 전과 후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탁월한 출애굽의 지도자 모세

▲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이집트 제국이 생긴 이래 예술과 과학 및 기술 분야에서 최고의 황금기를 누렸던 제12왕조 통치하(주전 1991-1786·아멘엠헷 1세 설립)에서 이국으로 팔려간 히브리 청년 요셉이 드디어 총리가 된다. 가나안에 살고 있는 야곱과 그의 가족 70여명은 주전 1876년경 요셉의 초청으로 이집트의 고센 땅에 이민해 정착한다.

주전 1805년 요셉의 별세 후 이집트에는 요셉의 공로를 알지 못하는 새로운 제18왕조(아모세 1세 설립)가 통치권력으로 등장한다. 그 왕조는 당시 고센 땅에 거주하던 소수민족, 히브리인들을 매우 적대시했다. 당시 이집트는 제18왕조 3대 황제인 투트모세 1세(주전 1526-1512)가 통치하고 있었다. 그는 매우 비열하고 사악해서 식민 백성들이 힘에 겨울 지경에 이르도록 조직적인 중노동을 시켰다. 히브리 백성들에게 명령을 내려 무사가 될 남자아이는 모두 죽이고, 여자아이만 살려두는 파렴치한 박해도 실시했다. 이런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태어난 사람이 바로 레위 족속 아므람과 요게벳의 차남 모세다(형 아론, 누이 미리암).

무서운 박해 속에서도 모세(주전 1526-1406)는 어머니와 누나 미리암의 놀라운 지혜로 살아난다. 물론 여호와 하나님의 우주적인 계획과 크고도 넓은 은혜가 미래의 히브리인 지도자 모세를 살려냈다. 황제의 명을 어기고 더 이상 식민 백성의 아기를 숨길 수 없게 되자, 어머니 요게벳은 갈대 상자(방주)를 얻어다 물이 새지 않도록 역청과 송진을 발라 방수처리를 한 다음 그 속에 아기를 뉘어 나일강에 띄운다.

이집트 공주(하셉투스·18왕조 2대 황제 아멘호텝 1세의 딸)가 나일강에 목욕하러 나왔다가 갈대 상자에 놓인 모세를 발견하고 측은지심이 들어 키우게 된다. 갈대숲에 숨어서 지켜보던 미리암의 제안으로 모세의 모친 요게벳이 물에서 건진 아이를 키우는 유모 역할을 했다. 슬하에 자녀가 없던 하셉투스는 모세를 양자로 삼고 강에서 건진 아이라는 뜻으로 모세라는 이름도 지어준다. 양모 하셉투스 덕분에 젖을 뗀 모세는 이집트 궁궐에 들어가 왕자로서의 특권을 갖고 최고급 교육을 받아 지도자로서의 폭넓은 지식과 지혜, 인격을 갖춰 나간다. 젊은 날에는 인근에 있는 적국을 복속하는 전과도 세우고, 학자로서 학문발전에도 크게 기여한다.

40세가 된 모세는 동족인 이스라엘 민족이 강제노역을 당하는 모습을 보고 혈기 방자해 이집트 감독을 살해하고, 인간적인 방법으로 해방을 위한 혁명을 획책한다. 그러나 그의 인위적인 민족 해방 혁명에 동조하는 히브리인 지지세력이 전혀 없어 실패하고, 주전 1486년 이집트와 가나안의 중간지대인 미디안으로 긴급 도주한다. 망명자 신세가 된 그는 미디안 종교의 사제인 이드로의 머슴으로 들어가 살면서 능력을 크게 인정받아 사제의 아름다운 딸 십보라와 결혼, 두 아들 게르솜과 엘리에셀을 슬하에 둔다.

모세의 나이 80세가 되던 주전 1406년 어느날, 늘 다니던 시내산(호렙산맥) 언덕배기에 일어난 초자연적 현상을 목격하고, 호기심이 생겨 접근한다. 떨기나무 관목 숲에 불이 붙었는데, 타지 않는 것이 너무나 이상했던 것이다. 여호와 하나님은 이집트의 철권통치 하에서 신음하던 히브리 민족을 구원하라고 그곳에 접근한 모세에게 명령한다.

모세는 하나님의 지시를 따라 이집트 궁궐로 들어가 황제 아멘호텝 2세(주전 1450-1425)와 논쟁한다. 황제는 제국의 노동력 손실을 우려해 유대인들의 해방요구를 거절한다. 모세는 하나님 주신 초자연적인 능력, 즉 10가지 재앙을 차례대로 일으켜 이집트 황제를 굴복시킨다.

주전 1446년 아빕월 15일, 이집트에서 전격 탈출한 모세는 불평 불만이 심한 백성들과 논쟁을 벌이며 40년 동안 힘든 광야생활을 꾸려 나간다. 여호와 하나님은 홍해가 갈라지는 기적 및 아말렉 족속과의 전쟁 등 위기 속에서도 무능한 이스라엘 민족을 구원한다.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의 불평과 불만은 그치지 않는다. 사랑의 하나님은 만나와 메추라기 등을 식물로 내려주며 하나님의 사람들이 이뤄야 할 신앙 공동체의 모습을 제시한다.

이집트에서 탈출한 모세와 이스라엘 민족은 40년간 사막을 여행하던 중, 출애굽 3개월만에 십계명(헌법) 및 생활 법률(민법, 형법 등)을 하나님께 직접 받는다. 입법 사역을 통해 히브리 민족 공동체의 틀을 정착시킨 지도자 모세는 가나안 땅에는 들어가지 못한다. 모세의 소명은 노예 상태의 민족을 구원해 신앙 공동체로서 기초를 잡는 것이지, 가나안에 입성해 새로운 국가를 세우는 일은 아니었다. 가나안 땅 입성과 새로운 국가설립은 후계자 여호수아를 통해 이뤄진다.

모세는 40년 동안의 광야 생활 중(주전 1446-1406)에 유기적인 영감을 통해 모세오경, 즉 창세기·출애굽기·레위기·민수기·신명기를 저술한다. 다만, 신명기 34장에 기록된 모세의 죽음 기사는 후손들이 나중에 첨가했다.

훈련된 지도자를 세워야 한다. 훈련이 덜 된 사람을 공동체 지도자로 세우면 젊은 날 모세처럼 혈기 방자해 다른 사람들을 괴롭힌다. 그러나 훈련된 노년의 모세가 어려운 공동체라도 바르게 이끌어 새로운 국가 설립을 준비한 것처럼, 준비된 자를 지도자로 선택하는 일은 공동체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정치나 경제, 사회분야에서도 준비된 자를 지도자로 선택할 수 있는 눈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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