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흔 칼럼] 대한민국의 광복, 사사 시대의 해방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갈렙 장군의 조카인 최초의 사사 ‘옷니엘’

▲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이스라엘 최초의 사사, 옷니엘은 주전 15세기 가나안 땅 정복기에 여호수아 대장군을 성심껏 보필했던 이스라엘의 제2인자 갈렙의 부장으로 역할을 성실하게 감당한 장수다. 옷니엘은 히브리어 ‘옷니’와 ‘엘’이 결합하여 ‘하나님의 힘’ 이라는 의미를 지녔다. 그는 이름대로 하나님의 힘을 의지해 살다 간 고대 사회의 개혁주의자였다. 그는 유다지파에 속한 그나스의 아들이며, 갈렙 장군의 조카이기도 하다.

옷니엘은 원래 에돔 족속으로 살다가 모세 시대에 공로를 인정받아 이스라엘에 귀화한 인물로 보인다. 그나스 족속은 주전 1446년 1월 15일 출애굽한 이스라엘 민족들이 사막에 들어오기 전에 남동쪽에서 네겝의 최남단 지역으로 이주해 온 유랑 민족이었다. 모세를 만나기 전 옷니엘은 삶의 소망이 젼혀 없는 부랑아 족속이었다.

여호수아가 죽은 이후, 그는 이스라엘의 과도정부 수반이었던 갈렙의 요청으로 헤브론 드빌성을 공격하여 복속했다. 그 공로로 갈렙의 딸 악사를 아내로 맞아 이스라엘 과도정부의 부마가 됐다. 갈렙이 죽은 후에는 공동체를 다스리는 최초의 사사로 임명돼 이스라엘 민족들을 성실하게 통치했다.

최초의 사사 옷니엘이 이스라엘을 통치하기 전, 히브리 민족은 지도자 여호수아와 갈렙을 잃고 목자 없는 양떼처럼 방황하며 살고 있었다. 당시 이스라엘은 여호와 하나님이 금지하신 이방 민족들과의 잡혼이 보편화돼 있어서, 종교적으로 매우 패역한 행위를 일삼았다. 여호와 하나님을 저버리고 풍요와 다산의 신으로 알려진 바알과 아세라를 동시에 섬기고 있었다. 하나님이 있어야 할 자리에 우상을 만들어 세우게 됐다. 종교의 타락은 당연히 정치와 윤리 및 경제의 타락을 가져왔고, 이스라엘 공동체는 더 이상 하나님의 향기로운 냄새를 풍기지 못했다.

하나님이 출애굽 당시부터 대장군 모세와 여호수아를 통해서 이스라엘 민족들에게 지시했던 ‘가나안 족속 추방프로젝트’를 불순종으로 무산시켰다. 하나님과의 소금 언약을 무참하게 어기고, 자기들 마음대로 행동했다.

여호와 하나님은 그런 이스라엘 민족들을 향해서 무서운 진노를 발했다. 여호와 하나님은 인근의 강대국으로 군림하던 메소포타미아를 쇠 몽둥이로 사용했다. 그 나라의 왕 구산 리사다임의 마음을 움직여 이스라엘을 폭력으로 정복하게 했다. 그로 인해 이스라엘 민족은 8년 동안 메소포타미아의 무서운 철권 통치 하에서 식민지로 전락해 기죽어 살게 됐다(주전 1374-1334년).

이스라엘 민족들은 이방 민족의 압권통치를 도저히 견딜 수 없어서, 여호와 하나님께 나아와 눈물을 흘리며 과거의 잘못을 회개했다. 그동안 섬겼던 우상들을 쳐부수고 여호와 하나님만을 섬기는 신앙의 회복을 가져왔다.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신실한 제사를 하나님께 드렸고, 비틀어진 사회 제도를 여호와의 말씀대로 회복했다.

그때 하나님은 메소포타미아를 침몰시킬 대장군을 이스라엘의 구원자로 세웠다. 그가 바로 갈렙의 사위, 그나스의 아들 옷니엘 장군이다. 그는 여호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이스라엘 최초의 사사가 됐다. 이스라엘을 군화발로 통치하던 메소포타니아의 왕 구산 리사다임을 기도로 물리쳤다.

메소포타미아가 당시 최고의 강대국이었고, 왕 구산 리사다임은 용맹했지만, 드빌성의 영웅 하나님의 사람 옷니엘을 이길 수는 없었다. 이스라엘의 최초 사사 옷니엘 뒤에는 여호와 하나님이 늘 버팀목으로 곧게 서 있었다. 여호와 하나님은 그에게 성령을 보내 메소포타미아 군대를 무찔렀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사람 옷니엘 덕분에 해방을 맞았다.

옷니엘의 정복으로 이스라엘 민족은 40년 동안 평화를 누리게 됐다. 그가 사사로서 통치한 40년은 이스라엘에게 태평성대를 가져왔고, 정치와 종교가 정상으로 회복되는 역사를 이뤘다. 옷니엘은 조그만 헤브론 지역의 수장에서 이스라엘 전체를 다스리는 정치적 수반이 될 수 있었다. 민족적 위기가, 준비된 옷니엘에게는 큰 기회가 돼 가문의 명예를 높이며 민족 공동체를 구원하는 역사적 지도자가 됐다.

사심을 버리고 민족과 국가의 번영을 위해 몸을 던진 옷니엘의 삶은 오늘날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이기주의와 개인주의에 찌들어 있는 21세기 사람들에게 신선한 도전을 주고 있다. 자신을 버리고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서 매사를 선택하면 개인은 물론 공동체와 국가를 살릴 수 있는 역량이 생긴다. 눈 앞의 이익에서 벗어나 큰 것을 바로 보고 달려가는 마음 넓은 지도자가 오늘날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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