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석 칼럼] 통일세 대신 남북협력세를 신설하자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괜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이름은 바꿔야

▲ 서경석 목사(서울조선족교회).

▲ 서경석 목사(서울조선족교회).

이명박 대통령께서 통일세를 제안하시면서 이 논의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여러 갈래입니다. 야당은 통일세가 흡수통일을 전제한 것이므로 북한의 격렬한 반발을 불러오게 된다며 이를 극력 반대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조세저항을 걱정합니다. 반면 한나라당은 적절한 때에 이 문제를 제기했다며 환영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통일세를 신설하자는 제안은 충분히 의미있는 제안입니다. 통일이 어떤 방식으로 오든 간에 남북통일이 되려면 우리 것을 북한과 함께 나누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민간 차원의 나눔운동도 필요하지만 정부 차원에서도 세금의 형태로 나눔이 실현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통일세란 이름으로 세금을 걷는 것은 아무래도 잘못되었습니다. 틀림없이 북한은 한국이 북한을 붕괴시키려 한다며 격렬하게 반발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야당도 괜히 벌집을 건드렸다며 극력 반대할 것입니다. 아무리 이명박 정부가 그런 뜻이 아니라고 해도 이렇게 오해되는 것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오해를 피하기 위해 세금의 이름을 ‘남북협력세’로 해야 합니다. 즉 북한이 핵을 폐기하고 중국과 같은 시장경제체제의 방향으로 가겠다고 한다면, 그리고 북한인권을 점진적으로 개선한다면 북한에 대규모 원조를 해서 원래부터 약속한 국민소득 3천불을 달성하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지금부터 세금을 거두기 시작하자는 것입니다.

민주당은 지금의 교류협력자금으로 충분하니 별도의 세금이 필요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교류협력자금은 일상적인 지원을 위한 자금일 뿐입니다. 북한이 우리의 뜻을 따라 일련의 조치를 취한다면 우리는 별도의 세금제도를 만들어 엄청난 대북지원을 시작해야 합니다.

할 수만 있으면 북한 스스로 중국식 시장경제 체제로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이 북한에 엄청나게 투자를 하는 등 남북 경제협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남북이 점진적으로 통일의 과정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렇게만 갈 수 있다면 우리가 감당해야 하는 통일 비용은 그렇게 많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북한이 붕괴되어 이로 인한 모든 경제 부담을 한국이 감당해야 한다면 우리는 천문학적인 통일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이 길은 절대로 우리가 원하는 길이 아닙니다.

그래서 세금의 이름을 ‘남북협력세’로 하는 것이 더 맞습니다. 또 이렇게 해야 공연한 북한의 오해도 피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세금으로 거둔 자금을 북한 붕괴 후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바른 방향으로 가기만 하면 즉시 이 돈을 대북지원에 써야 합니다. 그렇다면 야당도 반대하지 않을 것입니다.

남북이 함께 살아가려면 우리 것을 북한과 나누어야 합니다. 통일까지 이루려면 우리는 더 많이 나누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새로운 세금제도를 만들어 기금을 모아야 합니다. 절대로 시기상조가 아닙니다. 물론 조세저항의 염려도 있겠지요. 그러나 우리 국민을 잘 납득시켜 모두가 이 일에 동참하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나라가 전 세계 사람들의 존경을 받을 것입니다.

서경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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