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선교 저 선교 군 선교, 그 중 제일은…

이지희 기자  jhlee@chtoday.co.kr   |  

손영철 집사(왕성교회 군선교부 총무, 6교구)

지난 7월 11일(주일) 오후 7시 제17보병사단 충성교회(신현복 군종목사 시무)에서 우리 교회의 후원으로 약 140명 장병들에게 세례를 집례하는 진중세례식이 있었다. 20대 청년들이 자유분방한 삶을 살다가 나라의 부름을 받고 입대하여 군인이 됨과 동시에 십자가 군병으로 거듭나는 축복을 받은 것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5주의 훈련기간은 민간인을 군인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변화의 시간이다. 낯선 환경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으로 가득한 훈련병들은 교회를 통해 무거운 짐을 덜고 마음의 평안을 얻었다고 말한다. “교회에 왜 나오냐”는 질문에 장병들은 심심해서, 혹은 생활관에 있으면 피곤하기 때문에 오게 되었다고 했다. 그러나 추임새까지 넣어가며 모자를 흔들며 찬양하는 가운데 그들은 피곤함을 잠시 잊은 듯 했다. 언제 그랬냐는 듯 엎드려있던 장병들이 모두 고개를 든다. 그리고 소리 높여 찬양한다. “오 주여 당신께 감사하리라. 실로암 내게 주심을…” 군대에 와서 심령이 가난해진 청년들을 하나님께서 찾아와주셨다.

신앙을 가지면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담대함을 갖게 되었다고, 낯선 환경 속에서 나와 동행하시는 분을 알게 되었다고 말하는 그들은 카메라만 보면 ‘브이(V)자’를 그리며 웃고 있었다. 훈련병들에게 입대 전 생각과 무엇이 달라졌냐고 물었다.

“군대에 대해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힘들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렇게 힘든 줄은 몰랐습니다.”
“제식훈련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오늘 행군하고 왔는데, 발이 너무 아픕니다.”

눈망울이 맑은 20대 초반 그들의 모습은 이제 조금씩 변화해가며 군대에 적응하고 있었다. 저마다 다른 삶을 살았을 터인데, 지금은 모두가 군인이라는 같은 이름을 달고 공동체를 위해서 자신을 포기하며 하나의 소리를 내고 있었다.

세례는 어떤 마음으로 받기로 했냐는 질문에 “주변에서 좋다 길래”, “별 생각 없이”라고 대답한다. 세례 받은 후 달라진 게 있는지 물었다. “좋아요.”, “군대 있는 동안 교회 열심히 다녀보려고요. 많은 위로가 될 것 같습니다.” “이 시간이 제일 재밌어요.”라고 말하는 훈련병들은 활짝 웃고 있었다.

교회는 태어나서 처음 와봤다는 한 훈련병이 말했다. “크게 달라진 게 있죠. 소속감이요.”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소속감, 하나님께서 날 지켜주실 것이라는 믿음, 그리고 선물의 기쁨, 사람들의 축복과 교회에서 누릴 수 있는 쉼, 맘껏 소리 지르며 찬양할 수 있다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일요일만 기다려요. 이 시간이 여기서 제일 재밌거든요”라고 말하는 장병의 말이 귓가에 맴돌고 있다. 지친 심신을 위로해 주는 곳, 그 곳이 바로 군인교회가 아닐까 생각한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로 쉬게 하리라’고 말씀하신 예수님께서 두 팔을 벌리고 심신이 지친 훈련병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청년을 훈련시켜 군인을 만드는 훈련기간이지만 하나님을 만나기 가장 좋은 때, 가장 좋은 장소임에는 틀림이 없다. 처음 군에 들어오면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하기 때문에 장병들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답답함을 느낀다. 사회와 단절된 공간에서 가난해진 마음으로 예배에 참석한 훈련병 중 80%가 교회에 처음 나왔다고 한다. 부모님, 친구들,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 없는 벌판에 서 있는 것 같은 상황에서 의지할 대상이 생기고 믿음이 생긴 것은 군대생활 가운데 가장 큰 유익이 됨을 알 수 있다. 신앙이 생기면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어 자살사고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군대는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전사를 양성해야 한다. 적과 싸워 이기기 위해서는 전투기술도 중요하지만 필승의 신념, 즉 죽을 각오를 하고 싸우는 정신이 바로 승리의 원천이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그것은 바로 기독교 신앙에서 나온다. 나라를 사랑하고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주는 것, 나는 죽어도 천국에 간다고 하는 담대함, 하나님이 나를 지켜주신다는 믿음, 분명한 사생관이 있기 때문에 두려움 없이 싸울 수 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사랑을 배우고 실천하게 한다. 우리나라, 우리 민족, 우리 가족을 사랑하기에 그들을 위해서 전쟁에 담대히 임할 수 있는 장병을 만들어낸다. 군선교는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 선교요, 군대를 강하게 만드는 안보선교다. 그래서 이 선교, 저 선교, 군선교, 그 중에 제일은 군선교라고 하는 것이다.
 

출처: 왕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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