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선교 위해 노력해야

이지희 기자  jhlee@chtoday.co.kr   |  

한국선교의 비교우위 지역 조건(10)

한국선교의 비교우위 지역 조건에 대한 연구는 한국선교의 열정이 더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한 일환으로 시도된 연구이다. 오늘날에는 선교사들이 비서구권에서도 활발하게 배출되고 또한 남아 있는 선교 현장의 변화도 예측하기 어렵게 상황이 바뀌어 가고 있다. 선교사들 간의 협력은 물론이고 선교사를 파송하는 국가들 간의 협력도 절실히 필요하다. 지혜로운 선교 전략 역시 요구되고 있다. 서구권이나 비서구권이나 모두 선교사들이 파송되고 있지만 특별히 ‘어떤 지역에서 더 효과적인’ 선교사들이 있다. 모든 선교지의 선교 당위성을 무시하거나 선교지를 가리자는 것이 아니라 특별히 사역에 있어서 효율적인 우위를 가질 수 있는 지역이 있다면 그 지역에 선교의 우선 순위를 갖도록 파송국이 고려하는 것이 지혜로운 전략이다.

선교에서의 비교우위 개념

바울 사도와 베드로 사도의 경우에도 두 사도의 선교 영역과 대상이 서로 달랐다는 점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복음이 필요한 이방인에게는 이방문화(당시는 헬라문화)를 이해하고 유대교 아니면 다 불결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틀로부터 자유로웠던 바울 사도가 적임자였다. 바울 사도는 이방 선교지역이나 대상을 대함에 있어서 베드로 사도보다는 훨씬 자유로웠다. 바울 사도의 주 사역지는 예루살렘과 유대 이외의 지역이었다. 반면 베드로 사도는 예루살렘 중심으로 사역을 전개하였다. 그러나 두 사도 간의 사역의 우열은 없다. 단지 선교현장에 맞게 사역을 한 것뿐이다.

오늘날 역시 동일하게 생각해 볼 수 있다. 한국선교가 특별히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타국 선교사 보다는 여러 조건 면에서 선교현장에 쉽게 안착하고 현지인들에게 접촉해 들어갈 수 있다면, 그 지역에 우선 순위를 두면서 선교사를 파송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보다는 다른 나라 선교사가 더 용이하게 접촉하고 열매를 더 낼 수 있는 지역에서는 그들과 협력하면서 사역을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선교지마다 독특한 전략과 그에 적합한 선교사들을 배치시킬 수 있다고 본다.

이런 관점에서 선교에서의 비교우위 개념은 ‘선교현장이 갖고 있는 특징적인 요소들이 파송 받는 선교사가 갖고 있는 특징적인 요소들과 잘 부합되어 그 선교현장에서는 A국 선교사보다는 B국 선교사가 사역의 효율성이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정의한다.

한국선교의 비교우위 지역 조건의 필요성

복음이 필요한 모든 지역이 선교지라는 생각은 자칫하면 한국의 시골 지역으로 타국 선교사가 와도 된다는 것과 같다. 세계 모든 곳이 선교지이기는 하지만 반드시 모든 곳을 한국선교사가 전폭적으로 담당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제3세계 선교사들의 증가는 이제 세계 모든 교회가 모든 지역에서 선교하게 되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우리는 하나님 나라 관점에서 관망하고 보다 실제적인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한국선교사만 세계 모든 지역을 선교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제 한국선교는 하나님 나라 관점에서 보다 효과적이면서도 전략적인 선교를 할 지역이 어디인지를 살펴보고 무엇 때문에 그 지역이 한국선교의 우선 지역인지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 그런 면에서 한국선교 비교우위 지역 조건 연구는 선교지와 보내는 선교사와의 관계를 보다 전략적으로 생각하게 하는 틀을 준다.

한국선교사가 보다 효과적으로 사역할 수 있는 지역이 있고 서구 선교사가 보다 효과적으로 선교할 수 있는 지역이 있고 제3세계 선교사가 효과적으로 선교할 수 있는 지역이 있다. 각 지역마다 접근하는 선교 전략이 다를 수 밖에 없으며 접근자(선교사) 역시 현지에 보다 용이하게 적응하는 데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모든 선교 지역을 동일하게 해석할 수 없다.

연구를 통해 한국선교의 비교우위 지역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한국선교 비교우위 지역이란 ‘한국인 선교사로서 타국가 선교사들에 비해 타문화권에서 보다 빠른 적응과 장기적인 복음전도가 가능하여 선교적 열매, 즉 교회개척과 제자양육을 비롯한 다양한 사역의 효율성 높은 결과들이 독특하고 우월하게 나타나고 있거나 그것이 가능한 지역(또는 국가)’이라고 규명한다.

몽골은 한국선교사들의 놀라운 수고가 있었고 그 열매도 컸다. 서구선교사보다는 한국선교사가 보다 효율성이 높게 나타난 지역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런 지역적 차이를 우리는 놓치지 말아야 한다. 중동의 여러 나라에 한국선교사들이 사역하고 있지만 ‘목회자’ 배경의 대부분의 선교사들이 어떻게 그 땅에 정착하고 장기 사역을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본다면 우리는 그렇게 흔쾌한 답을 내놓지 못한다.

단순히 ‘가면 된다!’가 아니라 그곳의 환경에 맞는 사역자들이 배치되어야 할 필요가 있고 서구 선교사나 타국 선교사가 한국선교사보다는 더 용이하게 접근하고 적응할 수 있는 지역이라면 우리는 그들을 도우며 전략적으로 협력 사역을 이루어 가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도 ‘한국 선교사의 비교우위 지역’에 대한 이해는 매우 필요하다. 초대교회 많은 성도들이 자발적인 전도도 하였지만 아울러 바울 사도는 전략적인 전도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전략적 선교라는 관점에서도 우리는 선교지에 대한 바른 이해를 필요로 한다.

한국선교의 비교우위 조건

한국선교의 비교우위 조건으로 생활적 환경, 사회적 환경, 사역적 환경, 접근성, 호감성, 공감성의 6가지로 제시한다. 각 조건이 갖고 있는 의미는 다음과 같다.

(1) 생활적 환경의 비교우위 조건
생활적 환경이란 선교사가 현지에 들어갔을 때 정착해 나가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나 하드웨어적인 요소들을 의미한다.

(2) 사역적 환경의 비교우위 조건
사역적 환경이란 선교사가 정착하여 사역을 펼쳐나가기 위해 활용될 수 있는 자원들이나 기회들을 의미한다.

(3) 사회적 환경의 비교우위 조건
사회적 환경은 현장만이 갖고 있는 사회적 특성으로 사역자가 복음의 접촉점을 찾아 낼 수 있는 요소들을 의미한다.

(4) 접근성에 해당되는 비교우위 조건
접근성이란 지리적이나 심리적, 문화적으로 가깝게 여겨져 선교 현장의 사람들이나 한국선교사가 상호간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5) 호감성에 해당되는 비교우위 조건
호감성은 한국에 대한 친밀감을 의미한다.

(6) 공감성에 해당되는 비교우위 조건
공감성은 선교 현장의 사람들과 한국인이 비슷하게 갖고 있는 의식구조나 유사한 경험들을 하였던 요소들을 의미한다.

결어

한국선교의 비교우위 지역을 생각해 보는 것은 선교지 선정의 우선성을 고려하면서 선교하기 위해서이다. 선교사를 파송하되 한국선교의 강점이 발휘될 수 있는 곳부터 우선 순위를 둔다면 선교지 선정과 전략의 다양성과 유연성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지역은 직접적이면서 적극적인 선교를, 어떤 지역은 타국 선교사가 전면에 나서고 우리는 협력하는 선교를, 어떤 지역은 타국 선교사를 통해 한국선교사는 간접선교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다’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라는 틀을 한국선교 비교우위 지역 연구가 제공한다.

연구를 통해 선교라는 영역에서의 비교우위라는 개념과 한국선교에서의 비교우위 지역 조건을 규명해 보았다. 비교우위 지역 조건을 통해 효과적인 선교지 선정의 틀과 한국선교사의 장점을 더욱 살릴 수 있는 지역을 찾아 나갔으면 한다. 그리고 복음이 필요한 선교지에 ‘맞춤형 선교 전략’을 수립하여 중복 투자를 감소시키고 세계선교와의 효과적인 협력을 가져올 수 있는 단초가 되기를 바란다.(끝)

한국형선교개발원 제공

한국형선교개발원(Institute for Korean Aspect Mission Development)은 마태복음 24장14절, 요한계시록 7장9절 말씀이 이루어 질 것을 확신하며 선교의 남은 과제를 향해 한국선교의 바른 방향을 계도하는 연구개발을 목적으로 2008년 4월 설립됐다. 한국형 선교전략 발굴 및 출판, 한국형 선교 정착을 위한 리서치와 개발, 한국형 지역교회 선교 컨설팅 등 세가지 사역에 중점을 두면서 한국형 사역 모델을 발굴하여 세계 선교계에 통찰력을 주는 역할을 감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에디터 추천기사

북한 2025 신년경축대공연 김정은

평양 한복판 김정은 앞 ‘예루살렘 그 거룩한 성’ 성가 멜로디, 우연인가?

‘우리의 국기’ 연주 중 간주 부분 세계적 성가곡 ‘거룩한 성’ 유사 조옮김해 보면 박자와 음정 일치 표절보단 개사 후 ‘복붙’한 정도 예루살렘 재건 노래한 유명 성가 평양, 동방의 예루살렘 불리던 곳 김정은 등 최고 지도부가 총출동한 북한(조선민주…

복음통일 컨퍼런스 33차

25년 후 기독교 인구 265만 명 감소 예상… 경상도가 감소율 최고

25년 후에는 국내 기독교인의 인구가 지금보다 265만 명 줄어든 560만 명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제시됐다. 특히 지방 소멸 위험 증가 속에서 경상도 지역에서는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이하 목데연)은 21일 넘버즈 272호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낼 성경에 사인하는 김진홍 목사.

윤석열 대통령, 옥중에서 성경 읽는다

김 목사 “나도 옥중에서 성경 읽다 영적 체험 尹도 하나님 만나 새로워진 뒤 직 복귀하길” 시편 “여호와께서 붙드심이라” 글귀도 적어 윤석열 대통령이 옥중에서 성경을 읽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은 김진홍 목사(두레수도원 원장)가 매일 아침 공…

윤 대통령을 둘러싼 사법부의 행태 규탄 기자회견

“윤 대통령 인권 침해 반대… 인권위, 불구속 수사 권고해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와 구속을 강력히 규탄하며 국가인권위원회가 대통령의 방어권을 보장하고 불구속 수사를 권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자유인권실천국민행동,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 세이브코리아(SAVE KOREA) 등 40여 개 시민·기독교 단체들은 20…

Carl R. Trueman 칼 트루먼

세상 바꾸려는 비판 이론, 세상 바꾸는 참 복음으로 바꾸자

서던 침례 신학교 총장인 앨버트 몰러는 이렇게 평가했다: “칼 트루먼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그를 발명해야 했을 것이다.” 재치 있고 탁월한 평가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트루먼처럼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사상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찬수 목사

이찬수 목사 “‘유사 내전’이라 할 정도로 대립 심화”

분당우리교회(담임 이찬수 목사)에서 ‘나라를 위한 기도’와 ‘나라를 위한 기도제목’을 홈페이지에 소개했다. 이찬수 목사는 지난 15일 ‘지금은 나라를 위해 기도할 때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역대하 7장 14-15절을 언급하면서 “지금은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