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량욱 칼럼] 우리 편이 존재한다

이미경 기자  mklee@chtoday.co.kr   |  

크리스천 문화 통한 즐김과 나눔이 먼저 선행돼야

우리나라 초등학생 2명중 1명은 연예인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이런 현상은 대중문화가 우리 다음세대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단적으로 말해 준다. 크리스천 가정의 아이들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삶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현재 선망의 대상이 장래의 꿈이 되어버렸다는 이야기이다.

크리스천 젊은이들에게도 연예인이 선망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이렇다 보니 최근 청소년 집회나 기독교 단체가 주최하는 대형 행사는 많은 돈이 들더라도 연예인을 앞장세우고 있다. (집회에서 사람 모으기가, 특히 젊은이들을 모으기가 너무나도 어렵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한다는 것을 이해는 한다.) 하지만 그 연예인의 신앙과 삶이 어떠하든, 연예계에서 뜨니까 교회에서도 알아주고 받들어 주고 환영하는 이 세태를 우리 다음세대가 바라보면서 무엇을 느낄까 하는 걱정도 든다.

기독교 문화에 대해 교회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그 속에 하나님 이야기 들어있지 않아도, 성경의 내용이 그대로 들어있지 않더라도, 기독교나 예수님 이야기 들어있지 않더라도 세상 속에 기독교 문화로써 존재해야한다고. 그래서 세상 사람들이 거부감 없이 편안하게 즐기도록, 보도록, 느끼도록 하면 그것이 기독교문화라고. 만든 사람의 의도가 하나님을 찬양하고 높이는 것이고 그 안에 성경적 세계관이 내재되어 있으면 된다고. 예를 들어, 좋은 영화 한 편이 수천만 명에게 큰 영향력을 미치는 영상문화시대를 살면서 굳이 제한적인 소재를 가지고 기독교 영화를 만들 필요가 있느냐고. 오히려 일반인들이 경계심을 가지지 않도록 기독교라는 라벨을 부치지 말고 만들어 상영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영향을 받지 않겠느냐고 한다.

맞는 이야기이고 가능한 이야기였다. 그래서 기독교 문화사역자들이 그렇게 세상을 향해 담을 헐고 뛰어나갔던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가 세상을 향해 뛰어나가기 위해 담을 허물고 보니 우리의 자생력이 너무도 약했다. 가능하면 세상 사람들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려다 보니 내용에서도 기독교 세계관을 나타내기 힘든 지경이 되었다.

사실 앞에서 이야기한대로 기독교 세계관을 담으면서도 불신자와 신자가 함께 어울려 편안히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려면 그 문화생산자들은 고도의 재능과 기술이 있어야 했다. 뿐만 아니라 그 문화 제작을 위한 생산자본, 그리고 소비를 위한 인프라가 탄탄하게 구축이 되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우리 크리스천 문화는 그런 자생력을 갖기에 너무나도 초라하고 열악한 환경이었음을, 벽을 허물고 나니 더 실감하게 되었다.

모든 문화에는 메시지가 내재되어 있다. 그래서 문화를 읽으면 그 시대를 알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두 문화가 가지고 있는 메시지가 서로 상반되거나 대치되면 문화도 전쟁을 한다. 그래서 전쟁에서 지게 되면 진 문화권의 사람들이 이긴 문화권의 사람들에게 정신적으로든 가치관적으로든 지배를 받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독교 문화가 세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그 문화를 수용하게 하기 위해서는 전쟁에서 이겨야 한다. 전쟁의 관점, 곧 영적 전쟁의 관점으로 문화가 생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직업과 수많은 세대와 인종이 존재하지만 하나님께서 구분하시는 세상은 딱 두 가지이다. 예수님과 관계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들, 구원 받은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하나님께 속한 사람과 세상에 속한 사람들. 이 두 가지의 구분 속에 나눠지는 것이 하나님의 관점이다. 이런 관점에 대해 흑백논리에 빠진 편협함이라고 세상이 손가락질하고 비아냥거려도 이것은 사실이다. 한 쪽은 거짓의 아비인 사탄에 속해 있고 다른 한 쪽은 진리의 아버지인 하나님께 속해 있다. 이 둘은 현재 전쟁 중이다. 전쟁에는 우리편과 상대편이 존재한다. 우리는 당연히 우리편을 먼저 위해야 한다. 우리편을 위해 싸워야 한다. 우리편이 승리할 수 있도록 에너지를 집중해 주고 응원해 줘야 한다. 기독교문화가 세상을 향해 존재하는 것이라면 크리스천들은 우리편인 기독교 문화를 응원하고 그것이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제까지 우리가 노력해 왔던 ‘세상 속에 스며드는 기독교문화운동’도 계속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독교 라벨이 붙어있지 않더라도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죄의 문제와 영원한 삶에 대해 깨닫게 하고, 그리게 하는 그런 문화를 우리 크리스천 문화사역자들이 앞장서서 해나가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크리스천들을 감동시키고 크리스천들을 불러일으키는 ‘우리편 문화’ 자체가 너무도 열악하다. 때문에 우리 안에 크리스천 문화를 통한 즐김과 나눔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그것을 통해 자신감과 영적 능력을 키운 문화사역자들이 세상으로 나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화전쟁 가운데 있는 우리편이 약하다. 힘들어한다. 우리편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편을 도와야한다. 우리편에게 격려가 필요하다. 팻머스문화선교회는 크리스천 문화 부흥을 위해 이 땅에 존재한다. 이러한 팻머스문화선교회가 힘에 겹고 피곤하여 무릎을 꿇고 있는 사역자들을 일으켜 세워 함께 가고 싶다. 우리 안에 선명하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선명한 기독교 문화 위에 꽃피워 우리편에게 바치고 싶다.

선량욱 선교사(팻머스문화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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