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현 감독 「하늘의 언어」에 나타난 방언의 신학적 비평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배본철 교수의 성령론 Q & A (8-5)

▲ 배본철 교수(성결대학교)

▲ 배본철 교수(성결대학교)

지난 1년간 ‘배본철 교수의 세계순회 성령사역’을 연재했던 본지는 배본철 교수(성결대)의 새 글 ‘배본철 교수의 성령론 Q & A’를 매주 화요일 연재합니다. ‘방언이란 무엇인가’ ‘예언이란 무엇인가’ ‘직통계시가 가능한가’ 등 성령론에 관한 많은 궁금증들을 질문(Q)과 대답(A) 형식으로 속시원히 풀어줄 예정입니다.

Q) 김우현 감독의 「하늘의 언어」를 읽고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부정적으로 비판하는 글이나 책들도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방언에 대한 체험은 신학적으로 볼 때 어떻게 정리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A) 최근 한국 크리스천들에게 널리 읽힌 김우현 감독의 「하늘의 언어」(규장)는 한국 교계에 방언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 번 크게 불러일으켰습니다. 저는 그의 책 본문을 중심으로 하여 이에 대한 신학적 비평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사랑하신다면 그 증거를 보여 주세요.”(25p)

이것은 방언을 받기 전 한 청년의 소리 없는 기도의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저자 김우현은 방언이 하나님의 사랑의 표현이며 그리스도 임재의 증거라고 하면서, 방언은 사도행전 2장에서도 ‘그리스도에 대한 증거가 바로 이것이다’ 고 외쳤듯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이러한 방언에 대한 저자의 인식은 전통 오순절주의(Traditional Pentecostalism)의 제 이차적 축복(second blessing)인 ‘성령세례의 초기적 증거’(initial sign of Spirit Baptism)로서의 성령론에 유사하다기 보다는, 오히려 모든 믿는 자에게 실행될 수 있는 방언을 말하는 ‘제 3의 물결’(the Third Wave)의 신학에 근접한 인식이라고 봅니다. 이러한 인식은 1980년대 이후 현재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되어가고 있는 은사적 기독교(charismatic christianity)의 한 양상이라고 봅니다.

저자는 또한 거듭난 자라면 누구든지 쉽게 방언을 할 수 있다고 보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거듭난 크리스천은 이미 방언을 할 수 있는 존재들이지만, 그러나 그 방언이 구체적으로 입을 통해 표현되지 않았다.(135p) 어쩌면 우리는 알게 모르게 방언을 하고 있는 것이다. 혀를 성령께 맡기기 어려우면 모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기도하기 시작해라.(136p) 그래서 방언은 단순히 혀(tongue)라고 말한다. 믿고 말하기만 하면 된다.(174p) 회개, 찬양, 성령 충만의 경험 중에 ‘무언가’ 더욱 말하고 싶은 충동이 인다. 그때가 방언을 말하기 좋은 때다. 우리는 사실상 방언을 많이 제어해 온 것이다. 방언에 대한 지식과 믿음만 있으면 가능하다.(175p)

“내가 방언 할테니 성령께 의탁하고 같이 기도합시다.”(51p)

저자는 자신의 글에서, 방언이 안 터지면 다른 사람의 방언을 따라하다가 방언이 터지게 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습니다(40p). 이것은 신학적으로 그동안 많이 비판 받아온 주제입니다. 방언에 대한 반대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방언을 따라한다는 것이 과연 옳으냐’ 는 질문이 많이 야기되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저자가 이에 대한 손쉬운 답변을 나름대로 제시하긴 했으나, 이는 여전히 신학적인 난제로 떠오르는 주제입니다. 그러므로 더욱 설득력 있는 심리학적, 발성학적인 자료 제시가 보충되어져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이것은 저자 한 사람의 몫은 아닐 것이라고 봅니다.

규장출판사의 방언 사건은 저자를 통한 방언 현상의 전달 차원의 성격이라고 봅니다. 방언은 한 편에서는 은사 전이의 방식으로 확장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설교, 안수, 방언 받기를 위한 기도, 방언 따라 하기 등의 수단이 중개될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편에서는 매개를 필요로 하지 않고 직접 개인적으로 경험하는 경우들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어느 편이 더 가치가 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저자는 처음 방언을 하게 될 때는 적어도 30분에서 1시간 정도 계속 하는 것이 좋다고 보았습니다. 왜냐하면 마음의 상처나 나쁜 정보 등을 보링(boring)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최소한 30분 이상 기도할 때, 받은 방언이 흐지부지 안 되고 깊이 들어간다고 했습니다.(109p-110p) 그러므로 방언의 유익을 참으로 경험해보려면 누구나 방언을 30분에서 한 시간 이상 해 보라고 권하고 있습니다.(141p) 또 성령께서 자연스럽게 들려주시는 방언의 음절을 소리 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방언 통역, 예언 등의 은사로 들어가게 된다고 했습니다.(119p-120p) 그리고 더 나아가 진정 영적인 깊은 체험과 영적 전쟁, 음부를 대적함, 하나님과의 친밀한 임재 가운데 들어가려면 방언은 부인할 수 없는 중요한 기초라고 저자는 강조했습니다.(238p)

이것은 저자의 경험에 근거한 사실을 설명한 것으로서, 흔히 ‘은사는 받은 자만이 안다’는 말을 떠올리게 해줍니다. 일반 과학으로서는 아직 미지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영적인 세계를 설명한 것이니, 합리적으로 이를 이해하려는 데는 한계가 있음이 오히려 당연하다고 보겠습니다.

“단지 방언의 체험만이 아니라 이에 따라 질병의 치유, 문제 해결, 은사 체험, 귀신이 떠나감 등 많은 영적 제약들로부터 벗어났다.”(91p)

이는 방언이 단지 개인적인 덕을 세우는 차원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적 유익성을 보여준 설득력 있는 실례라고 봅니다. 그리고 주님을 닮기 원함과 그분 나라의 확장을 위한 동기를 가져야 올바른 방언의 의미를 알 수 있다(168p)고 말한 점은 복음적 깊이가 있는 설명이라고 봅니다.

비평을 마치면서, 저는 방언에 대해 앞으로 좀 더 숙고할 만한 몇 가지 주제들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 최근 방언운동에 왜 평신도들이 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을까요? 지난날 한국교회에 신학자,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한 방언운동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운동들은 신학적, 교리적으로 큰 장벽들을 만나 거의 좌절되었고, 그 결과 한국교회 내에는 방언에 대한 부정적 정서와 신학적 비판이 그 자리를 메우게 되었습니다. 목회자나 신학자들이 방언을 지지하다보면 주위에서 ‘도대체 어느 신학교 출신이냐?’ ‘저 사람 교단에서 방언을 인정하는가?’ ‘우리 교단 교리에는 어긋 난다’ 등의 비판 속에 매장되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나 평신도라면 신학적으로 크게 제어 받을 일이 없기 때문에 어디든지 또 언제든지 거침없이 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1970-80년대에는 믿는 자들이 제 이차적 성령세례의 증거로서 받는 방언을 강조하는 서적들이 국내에 유행했었습니다. 그러나 믿는 자는 누구나 방언을 말할 수 있다고 말하는 「하늘의 언어」는 신학적으로 볼 때는 ‘제 3의 물결’의 성령론을 지지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교회사적으로 볼 때 은사운동은 거의 언제나 사단의 집중적인 궤계와 공격의 대상이 되어왔습니다. 이 운동을 지혜롭게 표현하고 또 건실하게 성숙시켜 나가려면, 이 노선을 변증하기 위해 그동안 일구어 놓은 ‘제 3의 물결’의 신학적 지혜들을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만 한 때를 풍미했던 일시적인 운동으로 그치지 않고, 후대에까지 건실하게 지속될 수 있는 학문적, 복음적 바탕을 견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계속>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탈북민 강제북송

“中·北, 유엔 인권이사회 WGAD 결정사항 준수하라”

中, 탈북민 2천여 명 즉시 석방을 강제송환 금지 원칙 준수 촉구해 인권 존중하고 난민 지위 보장도 세계인권선언·자유권 규약 준수 ‘중국정부 탈북난민 강제북송 반대 기자회견’이 11월 25일 오후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입구에서 개최됐다. 탈북민 강제북…

‘성혁명 교육 반대 학부모기도운동연합(이하 성반학연)’

“성오염 교육서 자녀들 구하자”… 기독 학부모들 연대

“성혁명과 (포괄적) 차별금지법 교육을 반대하는 일은 성경을 믿는 학부모 성도들이 우리 자녀세대들을 구하기 위해 마땅히 해야 할 거룩한 사명이다.” 한국 교육계 전반에 이념적인 성혁명 교육이 광범위하게 시도되는 상황에서, 이를 막아서는 일에 앞장서 …

중국, 가톨릭, 상하이 교구,

“中 가톨릭 주교, 박해에 무관심… ‘’종교 중국화”만 집중

중국에서 가톨릭 주교 10명이 구금 또는 실종되거나 직위에서 강제로 물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상하이 정부에 의해 임명된 주교는 최근 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의 ‘종교 중국화’에 대해서만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 매체 ‘비터윈터’는 “2023년 4월 4일 중…

한교총 8차 임원

한교총, 새 대표회장에 김종혁 목사… 차기 임원 인선 완료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장종현 목사, 이하 한교총)이 제8회기 대표회장에 김종혁 목사(예장 합동 총회장)를 선임하는 등 차기 임원진 인선을 마무리했다. 한교총은 9일 오후 서울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제7-6차 상임회장회의·제7-1차 임원회 연석회…

기침 총회 114

이욥 목사, 천신만고 끝에 기침 총회장 당선

소송전 벌였던 이욥 목사 사과해 총회장 복귀 이종성 목사도 사과 1차 투표서 과반, 상대 후보 사퇴 동성애 지지 행사 및 집회에 참석 또는 개최/주관 금지 결의도 통과 정기총회에서 총회장을 선출하지 못한 기독교한국침례회(이하 기침) 총회가 이욥 목사(대…

k-ccm

주찬양·시인과촌장부터 위러브·히스플랜까지 CCM 사역자들 ‘한자리’

공로상 7인과 조현삼 목사 수여 앨범·워십·CCM 부문별 시상도 2년간 발표된 2,396곡에서 엄선 한국기독음악협회(회장 안민·송정미, 이하 K-CCM)에서 주관한 ‘2024 K-CCM 어워즈(AWARDS)’가 처음으로 지난 11월 25일 서울 용산구 삼일교회(담임 송태근 목사)에서 개최됐…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