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순례자의 길로서의 정치 철학

이지희 기자  jhlee@chtoday.co.kr   |  

G20 정상회의를 보는 전문인 선교적 시각(4)

▲ 김태연 박사

▲ 김태연 박사

우리보다 잘사는 나라에서 온 대부분의 나라들에게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또 다른 한가지는 순례자의 길로서의 정치 철학이다. 정치 전문인 선교사로 살기 위해서는 정치 신학적 겸손함이 있어야 한다. 지식의 한계와 부분적 관점을 인정하는 자세, 의도적이고도 철저하게 자신의 처지와 견해에 대한 해석학 실천, 자신의 신앙적 헌신에 대해 투명하되 지식의 다른 원천들에 대해서도 책임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하는 것이다(엘렌 오트 마샬, 광장에 선 그리스도인, 대장간, 2010, p. 150).

차기 한국의 대권주자에게는 나이보다는 아래와 같은 ‘도덕적인 겸손함’이 있어야 한다.

1. 대통령은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사람이어야 한다.
2. 대통령은 동북아의 벼랑 끝에 서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3. 대통령은 품성 있는 도덕 정치가가 되어야 한다.

최근에 많이 읽혀지고 있는 마이클 셀든 교수의 ‘정의(Justice)란 무엇인가?’ 라는 책에 보면 인간의 자유의지(free will)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며 복잡한 것인가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우리는 철저하게 자신의 인권을 지키려고 하는 계약중심의 공리주의에 기초한 현대 서구 세속사회의 모습을 보게 되지만, 한반도의 인권은 아직 그렇지 못하다.

미국 여대생이 불법으로 난자를 팔아 돈을 버는 시간에 북한의 탈북 여성들이 낳은 3,000명의 고아들은 중국에서 반짐승처럼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기독교 연합체들이 구성원간 싸움을 하기 전에 어서 이 일을 위해 나서야 할 것이다.

우리는 순례자의 길로서의 정치 철학을 제시해야 한다. 필자는 이것을 정치적 혼혈아(Political Hybrid)의 자세라고 말하고 싶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와 밀과 칸트에게서 배운 서양의 이성 중심의 사고를 공자와 묵자와 노자의 감성에 엮어서 동북아시대의 정신적 허브 역할을 해야 할 한국의 길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필자가 20여년 전에, 미국의 멤피스에서 공부도 하고 목회도 한 적이 있다. 그 때의 감동을 간단히 소개하면서 맺고자 한다. 그 당시에 엘비스 프레슬리가 받은 골든디스크상은 모두 복음성가를 부른 것이었다는 것이 놀라운 발견이었고, 그를 태권도 7단으로 키운 강 리 사범은 그가 선물한 롤스로이스 차를 거부하고 엘비스 프레슬리의 사후에 그레이스랜드(엘비스 프레슬리의 생전 저택)에 기증하였다는 것이다.

자유의지를 가진 엘비스 프레슬리는 ‘종의 의지를 체험한’ 자유의지주의자(Bond-free will)를 알아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아있다. 알미니안 신학을 넘어서는 것이다. 집안의 탕자가 되기 쉬운 오늘날 세속적 그리스도인들은 주인의 사랑에 감격하여 ‘자원하여 종이 되고자 하는 것(Bond-slave will)’을 알아야 한다. 돌아온 탕자가 되어야 할 엘비스 프레슬리는 그 생을 심장마비로 마감하였다. 부끄러운 구원을 받은 그는 한 달란트를 받은 자로 살고 만 것이었다. 자기의 의(self-righteousness)를 위해 사는 자는 한 달란트를 넘지 못하고 사는 것이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심신을 닦고 집안을 정제한 다음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정함)의 원리대로 그 한 달란트는 모든 영역에서 ‘소유의 창고의 철학’으로 우리를 하나님의 나라에서 분리시키고 말 것이다.(계속)

김태연 박사(전 명지대 교수, 한국로잔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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