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용조 목사의 주일강단] 비전이 시작되다

이미경 기자  mklee@chtoday.co.kr   |  

2010년 9월 5일, 느헤미야 2장 9~20절

▲ 하용조 목사(온누리교회)

▲ 하용조 목사(온누리교회)

드디어 느헤미야가 비전을 선포합니다. ‘일어나 예루살렘 성벽을 재건하자’라는 느헤미야의 외침이 있습니다(17절). 비전이 시작된 것입니다.

느헤미야에게 있어서 비전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성벽을 재건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집을 짓는 게 무슨 비전이겠습니까. 집을 짓는 것이 비전이 아니라 집을 지음으로써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그동안 당했던 수치를 벗어버리는 것입니다. 느헤미야는 이것을 성벽을 재건하는 것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비전을 낳는 기도

여러분, 기도는 비전을 낳습니다. 기도를 열심히 하면 하나님의 비전이 잉태되는 것입니다. 생각에서 나오는 것은 비전이 아닙니다.

느헤미야가 왕에게 이것저것 요구했는데 왕은 놀랍게도 느헤미야가 요구한 것 이상으로 응답합니다.

9절을 읽겠습니다. “왕은 군대 장교들과 기마병을 나와 함께 보내 주었고 나는 이렇게 유프라테스 강 건너 총독들에게 가서 왕의 친서를 전했습니다.”

하나님의 응답은 언제나 풍성합니다. 다윗은 “내 잔이 넘치나이다”라고 고백합니다(시 23:5). “내 잔이 간신히 찼나이다”라고 고백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내가 원한 것보다, 기도한 것보다 더 완벽하고 더 풍성하게 응답해 주십니다.

왕은 느헤미야를 보낼 때 군대장병과 기마병까지 함께 보냈습니다. 느헤미야는 이것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이 세상에 살면서 하나님을 의지하고 살 때, 반드시 넉넉히 이길 것이고 여러분의 잔은 채워져서 넘칠 것입니다.

비전이 시작될 때, 우리가 생각할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응답하셨고, 비전이 시작되었지만 그 과정이 탄탄대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비전이 이루어져가는 과정에서는 반드시 반대세력과 방해세력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것을 넘어서야 합니다. 이것을 통과해야 합니다. 그래야 비전이 이뤄집니다.

위기를 예측하는 영적인 사람

10절을 읽겠습니다. “호론 사람 산발랏과 관리인 암몬 사람 도비야가 이 소식을 들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이스라엘 족속의 재건을 위해 왔다는 말에 그들은 심기가 몹시 불편해졌습니다.”

좋은 일을 하고 위대한 비전을 가졌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박수쳐 주는 것은 아닙니다. 특별히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그렇게 말합니다. “내가 이렇게 좋은 일을 하는데, 내가 이렇게 당신에게 유익을 주는 일을 하는데 어째서 나한테 화를 내고 반대하고 비판하냐”고 말하기도 합니다.

심기가 불편해 하는 사람들에게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옳고 그른 것은 중요하지 않고 자기가 손해 보게 될 때는 반대합니다.

또한 경쟁에서 뒤지거나 수모를 당했을 때 분노가 생깁니다. 자기의 자존심이 상할 것 같으면 상대방이 하는 일을 따라다니면서 반대합니다. 그 일이 옳은 일일지라도 상대방에게 원한을 품고 있으면 반대하게 됩니다.

느헤미야는 이 모든 것을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영적인 사람들은 비전을 수행해 나갈 때 어떤 단계에서 위기가 오는지를 예측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영적으로 대비합니다. 성전 건축을 반대하는 사람들, 심기가 불편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사마리아 사람들이었습니다. 사마리아 사람들과 유대인들은 오랫동안 앙숙이었습니다.

느헤미야가 불탄 성문과 훼파된 성벽을 재건하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사마리아 사람들은 자기 권리를 침해당하고 자기 지배권이 축소되는 것이 정치적으로 몹시 두려웠던 것입니다. 그래서 악의적인 생각을 품게 됩니다. 예루살렘 성벽을 건축하는 것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위기 앞에 기도하는 지혜로운 사람

느헤미야가 이러한 장애물을 어떻게 헤쳐 나갔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첫째는 기도입니다. 역시 느헤미야는 기도의 사람이었습니다. 자기를 반대하는 사람들이나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들과 싸우거나 그들을 자극하지 않았습니다.

11~12절을 읽겠습니다. “나는 예루살렘으로 가서 그곳에서 3일 동안 머물렀습니다. 그러던 중 밤에 몇 사람을 데리고 순찰을 나갔습니다. 나는 내 하나님께서 내 마음에 예루살렘을 위해 할 일을 정해 두신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내가 타고 있던 말 외에는 탈 것도 없었습니다.”

느헤미야는 예루살렘에 도착한 후 3일 동안 가만히 있었습니다. 이게 지혜로운 사람의 모습입니다. 먼저 정보를 수집하고, 상황을 파악하기 전에는 행동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는 3일 동안 무엇을 했을까요? 아마 기도와 묵상과 금식을 했을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이 위기를 지혜롭게 잘 빠져나갈 수 있을까’에 대해 기도하며 묵상했을 것입니다.

느헤미야는 기도한지 삼일 째 밤에 몇 사람을 데리고 순찰을 나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침묵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얘기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설명도 하지 않고 중무장도 하지 않고 화려한 행차도 하지 않았습니다. 낮에 순찰한 것도 아니고 어두운 밤에 몇 사람만 데리고 예루살렘 성벽을 시찰했습니다. 여기서 느헤미야의 침묵하는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는 말을 함부로 해서 화를 부를 때가 많습니다. 과장이 심해지면 거짓말이 됩니다. 우리는 불필요한 말을 해서 괜히 화를 부를 때가 참 많은데, 느헤미야는 시찰하는 이야기를 동료들이나 어떤 행정관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침묵하는 느헤미야의 지혜

느헤미야가 밤에 정찰한 곳은 4km 정도 되는 거리였습니다. 밤에 적지 않은 거리를 정찰한 것입니다. 여기서 느헤미야의 지혜와 불굴의 용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무너진 성벽은 먼 거리인데다 파괴의 정도가 매우 심각했습니다. 이스라엘을 방문해 보면 알겠지만 성벽의 돌들이 굉장히 큽니다. 이것이 모두 골짜기에 그냥 파묻힌 것입니다.

그 당시 큰 돌들을 굴려서 다시 성벽 쪽으로 끌어올리는 데는 얼마나 많은 중장비가 필요했겠습니까. 사람의 손으로 들어 올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전문가들도 필요했고, 장비도 필요했고, 사람들도 필요했을 것입니다. 또 한 가지는 2차 포로귀환 후에 성전을 재건한 것입니다. 포로생활을 하다가 귀환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무너진 성벽을 보고 통곡하며 가슴아파했기 때문입니다.

13년 전 1차 귀환 때도 그들이 성전을 재건하려고 시도했었습니다. 그런데 방해꾼들이 나타나서 모함을 한 것입니다. 방해꾼들은 유대인들이 나라를 독립하려고 한다는 것을 명분으로 내세웠습니다. 그러자 왕이 친서를 내려서 성전 건축을 못하게 합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의 마음속에는 실패에 대한 상처가 있었습니다. ‘나는 안 돼. 그렇게 시험을 쳤는데도 안 되고, 그렇게 성공해 보려고 했는데도 또 실패를 했다’는 좌절감이 있으면 다시 시도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그날 밤 느헤미야가 정찰을 하면서 발견한 것은 무너진 성벽과 불타버린 성문의 비참한 모습이었습니다(13절). 그리고 사람들 속에 있는 좌절감을 느꼈습니다. ‘다시는 할 수 없다’라는 무력감이 공동체 전체를 수렁에 빠뜨리게 된 것입니다.

관리들은 느헤미야가 어디 갔는지 몰랐습니다(16절).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이게 느헤미야의 지혜요 침묵입니다. 큰 일을 할 사람들은 항상 입을 조심합니다. 마음에 품은 생각들을 그렇게 값싸게 내뱉지를 않습니다.

현실을 먼저 인정하라

성문을 관찰하고 난 뒤 느헤미야는 그 다음 날 사람들을 모두 모아놓고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비전을 선포한 것입니다.

17절을 읽겠습니다. “그 후 나는 그들에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당면한 고난은 여러분이 보는 바와 같소. 예루살렘은 폐허가 됐고 그 성문들은 불에 타 버렸소. 자, 이제 우리가 예루살렘 성벽을 재건합시다. 그러면 우리가 다시는 수치를 당하지 않을 것이오.’”

느헤미야는 이 비전을 시작하기 전에 비전에 동참해야할 사람들을 모아놓고 이야기합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현실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비참한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자 사람들은 느헤미야가 현실에 대해 다 알고 얘기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마음을 열기 시작합니다.

느헤미야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 한 후, 사람들을 설득하기 시작합니다. 일하기 전에 동기부여를 먼저 해주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하려는 일이 있다면 참여할 사람들과 충분히 소통해야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이 수동적으로 따라가게 됩니다. 강제로 밀어붙이면 안 됩니다. 설득을 하고 동기부여를 충분히 하면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따라옵니다. 시간이 더 필요하더라도 느헤미야는 이 일을 한 것입니다.

느헤미야가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할 때 적당한 때를 골라서 사전에 충분한 정보를 수집하고 실제로 비참한 현실을 목격한 얘기를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백성들의 마음에 있는 애국심과 하나님을 사랑하는 신앙에 호소합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 앉아 계신 분들도 나라를 사랑하지 않는 분이 어디 있겠습니까? 애국심은 누구에게든지 다 있고 거룩한 것입니다. 느헤미야는 이 애국심에 호소한 것입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믿음과 신앙에 호소한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느헤미야는 담대하게 호소했습니다. “이제 우리가 예루살렘 성벽을 재건합시다”라고 선포합니다. 이것이 비전입니다.

느헤미야는 사람들에게 “불가능한 일처럼 보이지만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무력감이 있지만 무력감에 머물러 있으면 안됩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자, 일어서십시오. 나가십시오. 그리고 성문을 쌓으십시다”라고 선포합니다. 설득력 있게 말한 것입니다. 느헤미야는 백성들을 위로하고 희망을 줬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결심과 비전

18절을 읽겠습니다. “나는 또한 내 하나님의 은혜로운 손길이 내게 있는 것과 왕이 내게 말한 것을 그들에게 말해 주었습니다. 그들이 대답했습니다. ‘우리가 재건을 시작합시다.’ 이렇게 해 그들은 이 선한 일을 시작했습니다.”

느헤미야는 백성들에게 두 가지를 더 이야기했습니다. 첫째, 이 일은 하나님이 허락한 일이요, 하나님의 은혜로운 손길이 내게 있는 것과 이것은 왕도 허락한 일이라고 말합니다.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더 이상 물을 것도 없었고 더 이상 주저할 것이 없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무너진 성벽과 불탄 성문을 재건합시다”라고 대답합니다. 사람들이 함성을 지르고 동의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러분, 사람이 힘을 합하고, 마음만 먹으면 못할 게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세상을 뒤엎을 수 있습니다. 우리를 그렇게 못하게 하는 것은 나이가 많아서도 아니요, 돈이 없어서도 아니요, 지식이 없어서도 아닙니다. 여러분의 마음에 하나님을 향한 결심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못할 게 없습니다. 오늘 기도를 통해 이뤄지는 하나님의 비전이 여러분의 마음에 잉태되기를 축원합니다. 그것은 반드시 이뤄질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는 계속되고 모함은 계속됩니다. 사람들은 조롱하고 비웃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입니다.

19절을 보십시오. “그러나 호론 사람 산발랏과 관리인 암몬 사람 도비야와 아라비아 사람 게셈이 이 말을 듣고 우리를 조롱하고 비웃었습니다. 그들이 말했습니다. ‘너희가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이냐? 왕에게 반역이라도 할 참이냐?’”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사람들이 비판할지라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언제든지, 어느 때든지, 무슨 일을 하든지 비판은 당하게 돼있습니다. 모함은 받게 돼있습니다. 여러분, 비판의 목소리와 모함이 크게 보이면 일어서지 못합니다.

세상이 골리앗처럼 보이고 여리고성처럼 보일지라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이 믿는 하나님이 더 크신 분입니다. 여러분은 언제든지 벽을 넘을 수 있습니다. 믿음만 있으면, 하나님이 여러분과 함께 하면, 어떤 절망과 어떤 비판도 모두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지금 저를 가로막고 있는 것은 육체의 병입니다. 그런데 병이 하나님보다 더 크겠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다시 회복될 것입니다. 일어날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내 생애에서 할 일을 꼭 하고 말 것입니다. 요즘은 그런 믿음이 얼마나 내 마음에 가득 찬지 모릅니다. ‘나는 반드시 이룰 것이다’라는 생각은 막연한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아프면서, 기도하면서 얻어진 결론입니다. 내가 다시 살아나는 것이 비전으로 내게 찾아온 것입니다.

하나님의 일은 반드시 이뤄진다

반대세력에 대해서 느헤미야의 대답은 확실하고 분명했습니다. “하늘의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이 일을 꼭 이뤄 주실 것이다. 성벽 재건은 주의 종인 우리의 할 일이다. 너희는 아무 몫도 없고 권리도 없고 역사적 명분도 없다”라고 말합니다(20절).

느헤미야는 두 가지 이유를 들어 이 일에 대해 확신했다고 말합니다.

첫 번째, 이것은 내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시키신 일이요, 하나님이 원하는 일이기 때문에 반드시 이뤄진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두 번째, 이것은 하나님의 종인 우리의 의무이고, 우리의 비전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도 하기 원하시고 나도 하기 원하기 때문에 이것은 안 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뒤돌아설 수도 없고 사람들이 아무리 반대한다 해도 반드시 이 일을 이루고 말 것이라는 신념이 있었습니다.

느헤미야는 마지막에 “너희는 아무 몫도 없고 권리도 없고 역사적 명분도 없다”고 말합니다. “반대하는 너희들에게는 반대가 목적이다. 너희들에게 주어질 상급이 없다. 몫도 없고 권리도 없고 역사적 명분도 없다”는 말입니다. 앞으로 많은 고난이 있겠지만 게임은 끝난 것입니다.
앞으로 여러분의 인생 가운데 많은 고난이 있겠지만 게임은 끝났습니다. 반드시 하나님을 위해서,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여러분의 삶이 쓰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영광을 받으실 것입니다. 하나님의 축복이 여러분 모두에게 함께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출처: 온누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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