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5언의 암호 (1) 물을 구하지 않은 목마름

류재광 기자  jgryoo@chtoday.co.kr   |  

닥터 샬롬의 크로스 코드 <20>

▲샬롬 김 박사(美 쉐퍼드대학교).

▲샬롬 김 박사(美 쉐퍼드대학교).
물의 중요성

물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지구의 70%가 바다로 뒤덮여 있는 것과, 인체의 70%가 물로 구성된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치이다. 어느 글에 보니까 물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기록돼 있었다.

“우리 몸에서 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 정도이다. 만약 음식을 못 먹는다면 3주에서 한 달 정도는 살 수 있지만, 물을 마시지 못 한다면 3일 정도밖에 살 수 없다. 몸에서 물이 1~2%만 빠져나가더라도 심한 고통을 느끼고, 5%만 부족하더라도 혼수상태에까지 빠진다.”

과연 이 말은 진실일까? 40일간 금식을 한 사람들이 나의 주변엔 퍽 된다. 그러므로 3주에서 한 달 정도라는 말보다는 인간이 더 살 수 있다. 물론 물을 마셔 줄 때이다. 물을 마시며 40일 금식하신 분들은 골격의 흔적을 알아 볼 정도로 몸이 현저히 수척해지고 의식이 흐려지기도 하지만, 정상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조심스럽게 걸을 수도 있다. 물론 이것은 어떤 영성을 유지하느냐에 따라 다르고, 금식에 익숙한 상태에 따라 다르다.

그렇다면 음식과 물을 함께 먹지 않았을 때는 어떻게 될까? 과연 3일 정도 밖에 못 사는 것일까? 이 부분은 나의 경험을 말해 줄 수 있겠다. 나는 7일간 음식은 물론 물도 먹지 않는 금식 기도를 해본 적이 있다. 첫 4일간은 물을 먹는 금식 보다도 오히려 몸이 편안했다. 문제는 5일부터였다. 몸에 수분과 양분이 빠지면서 몸의 세포들이 불타는 듯이 고통스럽고, 어떤 때는 무척 추워졌다. 똑바로 일어서면 귀에서는 울림 현상이 있어서 앉거나 누워 있었어야만 했다. 그러한 육체적 고통은 나의 영혼에도 고통을 주었다. 그 고통은 그러나 고통스럽지 않을 때보다 나에게 더 큰 감동을 주었다. 그 고통이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존재의 연약함과 한계를 알려 주며 권능자인 하나님께 더 가깝게 인도하여 주었다.

결론은 7일간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금식을 통하여 나는 허탄한 욕망들에 대하여 생각하며 나를 돌이켜 볼 수 있었고, 나로 인해 상처받고 실족했던 이들을 위하여 기도할 수 있었고, 매우 작은 것에도 감사할 수 있었고, 생명의 고귀함과 소중함,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나의 온전한 구원이 물질에 있지 않고, 하나님의 진리에 있다는 것을 영혼 깊이 되새기는 귀한 경험이었다. 그렇다고 내가 대단히 신령한 사람인가 하면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정반대편에서 그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 순례자일 뿐이다.

예수님의 다섯번째 말씀은 “내가 목마르다”(요 19:28)이다. 우리는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를 통하여 예수님께서 구차하게 여기시는 인간적인 말씀을 하신 의미를 살피었다. 그것은 고통의 깊이 속에서도 구원을 완성하시는 예수님의 암호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는 매우 전략적인 것이었다. 그렇다면 목마름을 한탄하고 절규하는 듯한 이 말씀 속에는 어떤 뜻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암호 해독 포인트

이 말씀을 이해하기 위한 암호 해독포인트는 크게 예수님의 생체 암호와 목마름의 암호, 목마름의 의미, 출애굽기의 마라와 다윗 왕의 시편들이다.

생체 암호

십자가의 고통은 이미 살핀 것과 같이 실로 대단하다. 예수님께서 전능하신 신의 권세를 사용하시어서, 아픈 척하시면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것이 아니시다. 또한 신적 권세를 통하여 일순간 고통을 없애시지 않으셨다. 그는 밤 내내 고초 당하고 채찍질 당하고 이리저리 끌려 다니고, 십자가를 메고 언덕을 오르느라 기진맥진된 상태가 되었다. 그리고 못 박히어 이제 피와 땀을 쏟아낸 후에 극도로 갈증을 느끼는 가련한 인간으로서 남아 있다. 그는 인간들에게 배척당하고 이제 육체적으로도 극한의 결핍과 궁핍 속에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성경에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물과 피를 쏟으셨다고 한 기록을 접한다(요 19:34). 피와 땀은 이해가 가지만 왜 물을 쏟앗다고 하는 것일까? 이것은 십자가에서의 극도로 지치고 힘든 상황을 대변한다. 물을 쏟은 정황은 저자의 다른 책 크로스 시크릿에서 자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다. 짧게 요약을 하자면 극도로 신체가 고통과 피곤이 겹치면 폐에 물이 고인다는 것이다. 십자가를 지고 언덕에 오르고, 십자가에서 여섯 시간 매달려 있으시는 과정 속에서 몸에 있는 수분 성분이 폐로 들어가는 증세가 일어난다. 이것이 폐수종 혹은 폐부종으로 불리는 증세이다. 예수님께서는 극한 고난 속에서 물이 폐로 들어간다. 그쯤 되면 극도의 갈증이 몸에 엄습한다. 이 폐로 들어간 물은 넘치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죽음이 확인 된 후 창으로 옆구리를 찔렀을 때 창이 폐에 까지 들어가고 폐에서 물과 뒤섞인 피가 옆구리에서 나온 흔적과 입과 코로 나온 흔적을 우리는 튜린의 수의와 오비에도의 수건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서 우리의 관점은 예수님께서 느끼셨을 극도의 갈증이다.

남들을 위하여는 오병이어로 수천을 먹이고도 열두 광주리나 남게 하신 분이었는데, 이제 자신을 위하여는 물 한 모금도 스스로 마실 수 없는 극한 결핍, 극한 가난을 짊어지신 것이다. 그 이유를 우리는 바울 사도를 통하여 확인하게 된다. 바울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너희가 알거니와 부요하신 이로서 너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심은 그의 가난함으로 말미암아 너희를 부요하게 하려 하심이라”(고린도후서 8:9)고 이해한다. 이 부요의 참된 의미는 저주에서의 해방이며, 궁극적으로 성령의 약속을 받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받아야 할 저주를 예수님이 대신 나무에 달려 담당하심으로 온 것이다(갈라디아서 3:14-15). 이와 같이 그의 목마름의 말씀은 신적 능력 모두를 내려 놓으시고, 철저한 인간 그 자체로서 모든 고통을 감당하신 것의 있는 그대로의 표현이시다.

목마름의 암호

그러나 이 표현에는 육체적으로 목마르다는 물의 갈급함 이상의 비밀들이 숨겨져 있다. 이 역시 암호라는 것이다. 이 암호는 세상 사람들의 귀에는 매우 유치하게 들린다. 순국 애국지사들도 대한독립 만세와 같은 국가적인 구호를 외치고 죽는데, 목마르다고 말하는 것은 매우 개인적이고 유치한 말처럼 보인다. 그러므로 능력 있는 비밀이라고 생각하지 못한다. 메시아라면서 겨우 목마른 것 가지고 그렇게 경망스럽게 절규하는가 조소한다. 그러나 아버지로부터의 버림받으심, 목마르심에 대한 절규는 우리에게 주시는 비밀 암호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비밀을 담고 있는 암호인가?

우선 이 말씀은 예수님의 육체적 상황을 우리에게 알게 한다. 실제로 타는 목마름으로 죽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버림받았을 뿐 아니라 육체로 최악의 결핍 속에 처했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초능력을 가지고 있어 십자가에 매달려는 있으되 아픔을 느끼지는 않게 있었다면, 그것도 귀하기는 하겠지만 인간의 관점에서 보자면 연극에 불과하다. 하나님의 기적으로 십자가에 고통 없이 매달려 있었다면 영화를 촬영하는 연기자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의 십자가는 그런 영화와는 거리가 멀다. 십자가에서 물과 피를 쏟으시며 우리가 알기를 원하시던 것이 있다. 그것은 내가 신으로서의 모든 권능을 가지고 있지만 그러나 그것의 특권을 버리고 너희와 동일한 인간으로써 모든 모욕과 모멸과 희롱과 조롱을 견디며 이런 고통을 받되, 그것을 악으로 받지 않고 선으로 이기었다면 너희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너희가 이렇게 행할 수 있는 것을 목마르게 기다리셨다는 것이다. 이는 역사의 시초부터 가지고 계시던 목마름이었다. 그러므로 내가 목마르다는 것은 가장 약한 표현 같지만 가장 강한 도전이 된다.

물을 구하지 않은 목마름

또한 목마르다는 말씀은 단순히 물에 목마르다는 표현만은 아니다. 예수님은 이 목마름의 상황에서 물을 달라고 외치지 않으셨음을 주목해야 한다. 목마른 사람들은 “물, 물”하고 타는 목마름 속에서 물을 요구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내가 목마르다”라고만 하신다. 이것에 엄청난 차이가 있다. 자신에게 물의 결핍이 있어 목이 마를 수 있지만 이 해결을 물이라는 물질에서 찾지 않았다. 이것은 선과 악을 아는 지식이 없음을 알게 된 이브가 그 결핌의 해결을 물질적인 과일에서 그 해답을 찾은 것과 대조를 이룬다. 아담과 이브는 없어도 되는 그 물질적인 과일을 탐하여 하나님의 먹지 말라는 말씀을 무시한다.

구약의 완성을 선포하는 암호

그러나 예수님은 물이 없어 죽는 상황에서도 물이라는 물질에서 답을 찾지 않으신다. 그러므로 “물”이라고 외치지 않으신다. 오히려 예수님은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는다. “내가 목마르다”라는 말씀은 시편 69:3절의 인용이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목이 말라서 한탄하고 절규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는 그 순간에도 시편을 묵상하며 시편에서 십자가 사건을 예언하신 것이 이루어졌음을 선포하고 계신 것이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목마름의 표현은 육체적인 목마름에 대한 육체적인 고통을 한탄하는 차원이 아니라, 시편의 완성을 선포하는 암호였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이 글은 <크로스코드>의 출판사 비전 북 하우스 제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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